주간동아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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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 복귀한 삼성전자, 확실한 턴어라운드는 언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 3분기 영업이익 2조4000억… 4분기 본격 실적 개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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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10-1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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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0월 11일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4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58%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그래프1 참조). 다만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적 개선 속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시 ‘7만전자’ 도전하는 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7만 원 바로 가즈아~.”

    10월 11일 네이버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에서 주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 주가에도 훈풍이 불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71% 상승해 오랜 조정에 지쳐 있던 투자자들을 고무케 했다. 다음 날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1.03% 상승하며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의 선전에 코스피는 이틀 연속 1.98%, 1.21% 상승했다.

    당초 시장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생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2조421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402억 원, 6685억 원에 그친 탓에 실적을 낙관하기 쉽지 않았고, 경기 불황 우려도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7월 4일 7만3600원까지 상승하며 ‘8만전자’를 향해 갔으나, 이후 석 달 동안 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도리어 주가가 6만58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 원대 적자를 냈지만 모바일경험(MX)과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에서 이를 상쇄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DS 부문의 경우 2분기 4조3600억 원 적자를 냈는데, 3분기 들어 적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 갤럭시Z 폴드5의 판매도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북미 지역에서 생활가전 사업이 선방하면서 흑자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4월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이 점차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 사실을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감산 영향으로 원가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 DDR4 8GB의 9월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1.3달러로 직전 달과 동일했다. 반도체 한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감산정책이 점차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바닥을 찍고 돌아섰다는 시각이 많다.

    바닥 확인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기대보다 약한 점이 변수다. 10월 11일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00억 원가량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표 참조). 전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약 2280억 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추석 연휴 이후부터 실적 발표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8659억 원 순매도했다. 특히 실적 발표 다음 날에도 삼성전자를 263억 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대부분 기관투자자가 매수를 늘리며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발표로 ‘바닥’은 확인했지만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여전히 걷히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는 “6만 원대에는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삼성전자에 대한 ‘밸류콜’이 나왔다”면서 “최근 시장 반응을 보면 3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확실하게 턴어라운드 했는지 다소 확신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주가와 실적의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DS 부문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며,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4분기 실적의 경우 계절성 및 반도체 부문 적자 축소에 기반한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DDR4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2025년 목표로 HBM4 개발”

    삼성전자 측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측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 반도체업계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 산업에 반도체가 대거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기업 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풍향계로 불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0월 11일까지 39.71% 상승하며 S&P500과 나스닥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주가가 23.32% 상승했다. 지수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만큼 시장 평가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다른 반도체 기업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투자자도 적잖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주가가 58.9% 상승해 삼성전자 주주들의 아쉬움을 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올해 주가가 40.48% 상승했다.

    삼성전자 측은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더해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인 HBM4를 2025년까지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황삼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부사장은 10월 10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는 2016년 세계 최초로 AI 메모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했다. 이후에도 HBM2 제품을 거쳐 HBM2E, HBM3를 양산하고 있으며, 9.8Gbps 속도의 HBM3E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4에 대해서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면서 “해당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고온 열 특성에 최적화된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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