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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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테슬라에 맘 졸이는 서학개미… 팔아, 말아?

“美 경기침체 대비한 포트폴리오 ‘리캡’ 필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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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7-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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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대표 차종 ‘모델 3’(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 · 테슬라, 뉴시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대표 차종 ‘모델 3’(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 · 테슬라, 뉴시스]

    “3분기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 자산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테슬라 등 거품이 상당히 발생한 기술주(株)뿐 아니라 종목 대부분이 하락할 것이다.”(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테슬라가 다음 시장의 주도주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키워야 한다. 불황에 강한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캡해야 한다.”(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미국 실물경기와 주식시장의 혼란 속에서 국내 서학개미(해외 주식을 산 국내 개인투자자)의 한숨도 깊어가고 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면서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가 순매수한 테슬라 주식은 22억3223만 달러(약 2조9200억 원)에 달한다. 같은 시기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120억8700만 달러(약 15조8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테슬라는 순매수액 기준 단연 1위다. 국내 증시 종목까지 비교 대상을 넓혀도 이른바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개인투자자 순매수액 3조2000억 원)에 이은 2위다.

    테슬라 주가 최고점 대비 48.9%↓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4일 종가 기준 1229.91달러를 기록해 2010년 6월 나스닥 상장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올해 들어 주가는 연중 최고점인 1199.78달러(1월 3일)를 기록하고 1000~1200달러 사이에서 상승·하락을 반복했다. 4월 4일 1145.45달러로 연중 최고점에 근접한 후 하락세가 이어져 5월 24일 628.16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역대 최고점과 비교해 주가가 48.9%나 폭락한 것이다. 7월 13일 테슬라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1.7% 오른 711.12달러에 마감하자 투자자들은 ‘700슬라’(700달러대에 들어선 테슬라 주가)를 회복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주가 하락은 테슬라 등 특정 종목이 아닌 미국 증시 전반의 문제다. 올해 상반기 미국 뉴욕 증시는 반세기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62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하락(15.3%)했고 S&P500 지수는 20.6%, 나스닥 지수는 29.5% 떨어졌다. 그 결과 올해 미국 증시 시가총액은 9조 달러(1경1788조 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얼어붙은 주식시장에서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주·성장주의 타격은 유독 컸다. 테슬라뿐 아니라 또 다른 미국의 전기차업체 리비안(-75.2%), 넷플릭스(-71%), 메타(-52.1%)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美 경기침체 가능성”

    미국 증시 약세의 주된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연준은 7월 13일 발표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전 지역에서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상당수 지역에선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동향 보고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계속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연준이 7월 말 열릴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p 올리는 ‘울트라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경기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안 좋아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잡는 데 일단 집중하겠다는 의사 표시”라면서 “유가가 약간 낮아지는 등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 교수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향후 예상 시나리오는 미 당국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연착륙하는 것, 물가는 잡지만 경기가 침체되는 것, 최악의 경우 물가도 못 잡고 경기도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등 세 가지로, 현재 두 번째 경로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하 교수는 “다만 미국의 경제 정책과 별개로 국제 공급망 변수를 간과할 수 없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양상에 따라 금리 조정만으론 물가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경기침체가 이미 가시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떨어진 것은 명백한 경기침체 신호”라면서 “주식, 부동산시장 거품이 빠져 소비가 위축되면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쯤 미국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7월 20일 발표 예정인 테슬라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강한 반등을 예상하는 이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에 따른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생산량 회복에 주목한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여파가 여전하다며 1분기보다 판매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동안 견조했던 테슬라 주가를 지탱한 것은 탄탄한 전기차 판매 실적이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 규모는 187억6000만 달러(약 24조56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때(103억9000만 달러·약 13조6000억 원)보다 80% 증가했다(그래프2 참조).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인 테슬라의 위상은 여전히 확고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04만5072대로 세계 1위를 수성했다(그래프3 참조). 2위 폭스바겐(70만9030대), 3위 비야디(BYD, 59만5089대)와 격차가 여전히 적잖다. 한국 현대차·기아는 34만8783대를 팔아 5위를 기록했다.

    향후 전기차 시장 전망은 어떨까.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등 수요를 감소시킬 악재 못지않게 공급 차질도 심각해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 시장”이라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가솔린 차량만 해도 유가가 올랐음에도 인기 차종은 구매 후 실제 차량을 인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전망에 대해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줄어 물량 부족에 약간 숨통이 트이긴 했다”며 “다만 반도체 분야 투자 계획이 경기 둔화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완성차 메이커들 ‘타도 테슬라’ 잰걸음”

    테슬라의 시장 지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GM, 포드,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완성차 메이커가 ‘타도 테슬라’를 목표로 전기차 개발·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현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이항구 연구위원), “글로벌 내연기관차 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점차 테슬라와 격차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데, 특히 한국이나 중국의 추격이 주목된다”(김필수 교수)면서 후발 주자들과 경쟁 심화를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과 자산 시장의 동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테슬라 주가에 대한 서학개미의 의견도 엇갈린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지금 같은 경제 혼란기가 돈 벌 적기다. 곧 반등할 테슬라 주식을 사둬야 한다”는 낙관론과 “약간 올랐어도 결국 경기침체로 주가는 더 떨어진다”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주간동아’가 국내 투자 전문가들에게 ①글로버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 ②테슬라 주식 매도 여부 등 투자 방향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①“올해 3분기 미국이나 한국 주가 모두 반등할 것 같다. 다만 버핏 지수(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나 산업·고용 지표 등을 평가해보면 아직 주가가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 특히 기술주는 거품이 상당히 발생해 아직 하락세의 끝이 아니다. 올해 4분기~내년 1분기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 수익률도 전문가 예상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저점보다 더 낮을 것이다.”

    ②“3분기 주가가 반등할 때 매도해 자산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 후 당분간 미국 주식은 안 사는 것이 좋다. 한국 주식에 비해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 더 심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내년에 예상되는 경기침체를 반영해 한국이나 미국 채권 매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가매수 타이밍’이라며 무작정 투자 금물”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①“금리인상 기조가 올해 안으로 끝날지 의문이다. 최근 보이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강력한 불황 신호라는 점에서 우려된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긴 했으나 매수 매력은 높지 않다.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아직 증시가 싸다고 할 순 없는 수준이다. 그만큼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은 미국 증시가 심하게 고평가됐다. ‘저가매수 타이밍’이라며 무작정 투자에 나서기보다 종목별 가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②“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때 테슬라 등 기술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엔 동의하지만 다음 시장에서도 주도주가 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자산에서 주식 비중 자체는 늘려야 한다고 본다. 이럴 때가 아니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기 어렵다. 경쟁자가 치고 들어올 수 없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레버리지 청산 속 1년을 버틸 수 있으면 수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불황에 강한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캡하는 재구조화·재자본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간 코스트코, 스타벅스, 애플 등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도 높은 고객,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위를 가진 기업 주가도 상당히 떨어졌다. 좋은 종목이 싸게 거래될 때가 매수 기회다.”

    문남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①“올해 3분기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반등이 가능하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 낙폭에 과한 측면이 있다.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민간 소비 위축과 기업 투자 둔화도 다소 해소될 것이다. 다만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경제 변동성 요인은 있다. 각종 경제 전망 수치를 살펴보면 내년 2분기 미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실물경제를 6개월가량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②“테슬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고 기업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커 보인다. 단기적 관점이 아닌 전기차 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놓고 보면 테슬라의 성장세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 올해 상반기에 과도하게 하락한 미국 기술주가 3분기엔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미국 주식을 매도할 시점이 아니다. 이제 와서 매도하기엔 뒤늦은 감이 있다. 신규 투자자에겐 IT(정보기술), 2차전지, 전기차, 우주항공, 메타버스 등 기술주 매수를 권할 수 있다. 기존에 매입한 이들은 3분기 반등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으므로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여유 자금이 있으면 추가 매입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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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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