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전원을 유임했다.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장과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뉘어 있던 6개 임원 직급을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 것. 이선호 신임 임원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53명이 경영리더로 발탁됐다. 30대 임원 4명을 비롯해 1980년 이후 출생자도 8명 포함됐다. 또한 여성 신임 임원의 약진도 두드러져 총 11명이 승진했다.
K-푸드 핵심 사업 담당
비비고와 LA 레이커스의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한 이선호 경영리더 (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비건용 비비고 만두와 김치.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앞으로 이 경영리더가 맡게 될 주 업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CJ 관계자는 “미주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비건 식품 등 미래 글로벌 먹거리를 발굴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일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원 승진으로 승계 작업 밑그림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사진 제공 · CJ그룹]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주목받는 CJ올리브영도 2022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기업공개(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CJ올리브영은 점포 수 기준 국내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시장 1위다. 2021년 3분기까지 매출 1조5176억 원으로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2조 원이 넘는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지분 55.24%를 소유한 지주사 CJ다. 그다음으로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경영리더가 CJ올리브영 상장 후 지분을 매각해 해당 자금으로 CJ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경영리더는 2021년 1·3분기에 CJ 신형우선주를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25.16%까지 늘렸다. 신형우선주는 당장은 의결권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된다. 미래 경영을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 경영리더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4.26%, CJ 신형우선주 지분 24.19%를 갖고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포스트 이미경’(CJ그룹 부회장)으로 불리며 그룹 내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 ENM은 CJ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로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아버지 이재현, 고모 이미경과 마찬가지로 향후 남매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식품과 바이오, 이경후 경영리더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1985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CJ주식회사 사업팀에 입사해 CJ오쇼핑 상품 기획과 방송 기획 관련 조직을 거쳤다. 2016년 미국지역본부에 합류해 한류 콘서트 ‘케이콘’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2017년 상무대우, 2018년 상무, 2020년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경후 경영리더가 이끄는 CJ ENM 측은 2021년 11월 미국 할리우드 유명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7500만 달러(약 92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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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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