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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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가을 버섯

[Food Trend] 면역력 강화, 항암 작용 탁월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

  • 이채현 자유기고가

    입력2024-10-0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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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철 대표 건강 식재료인 버섯. [GETTYIMAGES]

    가을철 대표 건강 식재료인 버섯. [GETTYIMAGES]

    고대 서양에서는 ‘신의 음식’, 동양에서는 ‘불로장생의 상징’이던 버섯은 쫄깃한 식감과 향긋한 냄새로 요리의 품격을 높이는 가을철 대표 건강 식재료다.

    수천 년 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버섯의 영어 어원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페르세우스는 신하들과 여행을 하다가 물이 떨어져 갈증을 느낀다. 이때 페르세우스는 우연히 미코스라는 버섯을 발견하고 버섯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신 뒤 갈증을 해소한다. 이후 그는 버섯이 자라난 곳을 신성하게 여겨 그곳에 도시를 세우고 버섯 이름을 따서 미케네(Mycenae)라고 명명한다. 버섯 도시를 의미하는 미케네가 이후 버섯의 영어 명칭인 머시룸(Mushroom)이 된 것이다.

    이처럼 과거부터 버섯은 신성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이집트 파라오는 평민이 버섯을 먹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고, ‘버섯황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버섯을 즐겨 먹은 로마 네로 황제는 버섯을 따오는 사람에게 그 무게만큼 황금을 내렸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왕들이 버섯을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진시황의 버섯 사랑은 유별났다. 영생을 위해 약초를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던 진시황은 영지버섯을 그중 하나로 삼았다. 신하들에게 한반도는 물론, 일본 열도까지 가서 영지버섯을 찾아올 것을 명했다고 한다.

    고려와 조선을 통틀어 여든 살을 넘긴 왕은 조선 영조가 유일한데, 영조는 사실 체질이 허약했다. 상황버섯 진액을 수시로 먹으면서 건강을 관리한 것이 영조의 장수 비결로 알려져 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영조는 음식을 몹시 가렸으나 송이버섯과 고추장만 수라상에 올라오면 평소보다 식사를 잘했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식품으로 사랑받아온 버섯은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선정한 세계 10대 항암식품에도 들어갈 정도로 항암 및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모든 버섯에 공통적으로 함유된 베타글루칸과 폴리페놀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대표 성분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및 혈압 수치를 조절하고, 항암 작용을 하며, 대상포진 같은 염증성 질환을 예방한다. 또 고단백-저칼로리 식품이기에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좋다.

    이렇게 효능이 뛰어난 버섯이 가을 제철을 맞았다.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목이버섯 등은 당근이나 양파 같은 채소와 함께 볶아 반찬으로 내기에 좋다. 또한 여러 가지 버섯을 쇠고기와 함께 전골냄비에 둘러 담은 뒤 육수를 부어 끓이면 다양한 영양소를 한번에 채우는 일품요리가 완성된다. 다른 가을 제철 식재료인 은행, 밤, 대추 등을 더해 솥밥을 만들거나 수프, 파스타, 샐러드를 조리할 때 버섯을 부재료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특유의 맛과 향, 건강 효능까지 두루 갖춘 버섯으로 건강한 가을을 맞이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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