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 대우’ 강요 의혹을 받고 있는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 [뉴시스]
입점주가 수수료 부담 떠안는 최혜 대우
최혜 대우는 말 그대로 다수의 배달 플랫폼 가운데 자사 혜택을 가장 높게 하라는 요구다. 최혜 대우의 핵심은 배달앱이 수수료를 올려도 입점주는 판매 가격을 수수료 인상에 맞춰 올릴 수 없다는 점이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다른 배달앱의 판매 가격도 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배민이 수수료를 2000원 인상해 A 입점주가 음식 가격을 2만 원에서 2만2000원으로 올렸다면 다른 배달앱에서도 똑같이 가격을 2만2000원으로 올려야 한다. 아니면 입점주는 수수료 인상분 2000원을 떠안고 다른 배달앱과 동일하게 음식 가격을 2만 원으로 유지해야 한다. 입점주가 온전히 수수료 인상 부담을 감수하거나,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하락 등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이다. 배달앱은 멀티호밍(여러 개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행위)이 활발한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음식을 주문할 때 다양한 배달앱에서 가격을 검색한 뒤 가장 싸게 판매하는 앱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배달앱은 이용자 수를 유지하거나 늘리려면 입점 업체들이 다른 배달앱과 같거나 낮은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해야 한다. 결국 수수료를 낮춰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앱들은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입점주에게 최혜 대우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공정위는 이런 최혜 대우 요구가 배달앱 간 공정 경쟁을 막아 수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배민의 ‘동일 가격 인증제’ 또한 최혜 대우 요구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동일 가격 인증제는 매장과 배달앱의 음식 가격이 똑같은 업체에 인증 표시를 주는 것이다. 온라인 가격을 오프라인과 똑같이 유지하라는 일종의 ‘가격 통제’에 해당한다. 또한 배민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당한 상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8월부터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인상한 바 있다. 이에 가맹점주연합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시장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배민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수수료를 올렸다며 공정위에 고발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민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입점주들은 배민의 최혜 대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8월 기준 주요 배달 플랫폼사 시장점유율은 배민 58.7%, 쿠팡이츠 22.7%, 요기요 15.1%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배민 손절에 나선 입점주들
배민 측 해명에도 입점주들은 배민 손절에 나서고 있다. 10월 1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3주 차 배민 입점주들이 사용하는 앱 ‘배민사장님’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한 25만 명으로 나타났다. 앞서 9월 1주 차에는 24만 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쿠팡이츠 입점주들이 쓰는 앱 ‘쿠팡이츠 스토어’는 약 1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5% 늘어난 수치다.
배달앱의 최혜 대우 이슈가 상호 비방전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국회도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10월 8일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국정감사에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 전준희 요기요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기획] 친환경 경영·시민 복리증진 통한 ‘살기 좋은 성남’ 실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 ‘상생‧나눔’ 실천 판촉물 전문기업, 주식회사 그린기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