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친구들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캠핑을 떠난다. 캠핑 초보자 시절엔 장비를 철저히 준비하고, 음식 목록도 미리 정한 다음 장을 봤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여유롭다. 당일에 마음 내키는 장소로 떠나고, 캠핑 장비도 최소한으로 가져가며, 음식은 포틀럭 파티처럼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준비해온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캠핑장에 도착하면 공기의 냄새,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달라진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석양을 바라보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먹고 맥주,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불을 피워놓고 가만히 바라보는 ‘불멍’도 좋다.

오늘은 캠핑에 가져갔다 히트 친 음식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베이컨잼’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샌드위치, 버거에 발라 먹는 잼으로 인기가 있다. 늘 궁금해하다 만들어봤는데, 비스킷에 얹어 맛을 본 순간 감탄하고 말았다. 바게트에 베이컨잼을 발라 친구들에게 맛을 보여주자 다들 같은 반응이었다.

베이컨잼은 고소하고 달콤·짭짤·시큼·매콤한 맛과 허브의 풍미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고급스러운 맛이라고나 할까. 조리 과정이 약간 수고롭지만 시간을 투자해 만들어볼 만하다. 빵에 바르면 근사한 샌드위치가 되고, 비스킷에 올리면 와인과 잘 어울리는 핑거푸드가 된다. 성큼 다가온 봄날, 베이컨잼과 바게트 하나만 챙겨 가볍게 나들이를 떠나도 좋을 것이다.

단짠단짠 ‘베이컨잼’ 만들기

재료 베이컨 1㎏, 양파 3개, 다진 마늘 1큰술, 버터 1큰술, 흑설탕 200g, 메이플시럽 250㎖, 드립커피 250㎖, 애플사이다비니거 230㎖, 레드페퍼 1티스푼, 타임(허브) 4줄기



만드는 방법

1 베이컨과 양파를 네모 모양으로 작게 썬다.
2 베이컨은 약한 불에서 프라이팬에 1시간가량 바삭하게 구운 뒤 그릇에 담아둔다.
3 베이컨을 구운 기름이 남은 팬에 양파, 버터, 다진 마늘을 넣고 30분간 캐러멜라이징한다.
4 다시 팬에 구운 베이컨과 흑설탕, 메이플시럽 등 모든 재료를 넣고 잼 농도가 될 때까지 졸인다. 마지막에 타임을 넣고 섞는다.


3가지 응용요리 연출법

햄버거 햄버거 빵 1개에 머스터드소스를 바른 후 토마토, 루콜라, 치즈를 차곡차곡 올린다. 마지막으로 베이컨잼을 듬뿍 얹은 후 나머지 1개 빵을 위에 덮는다.

핑거푸드 비스킷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베이컨잼, 올리브를 올리면 간식이나 술안주로 좋은 핑거푸드가 완성된다.

수프 크림수프에 베이컨잼 한 스푼을 올리고 파슬리 가루를 뿌려 마무리한다. 베이컨잼의 풍미가 평범한 수프를 고급스러운 맛으로 바꿔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