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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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진실’한가

조엘 스턴펠드 사진 작품

  • 김지은 MBC 아나운서·‘예술가의 방’ 저자 artattack1@hanmail.net

    입력2009-03-20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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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진실’한가

    조엘 스턴펠드, ‘홍수 후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 풍경’(1979), printed 2003, Chromogenic prin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urchase, Steven Ames, Harriet Ames Charitable Trust, and Joseph Cohen Gifts, 2004.

    사진의 장소는 동틀녘의 뉴욕 센트럴파크가 분명했습니다. 미묘한 오렌지빛을 띤 아름드리 돌능금나무와 그 그늘 아래 폭신하게 쌓인 융단 같은 낙엽들을 보고 있노라니, 당장이라도 산책을 나서고 싶어졌지요. 적어도 이 사진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조엘 스턴펠드(Joel Sternfeld, 1944~ )의 작품 ‘센트럴파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뒤 오벨리스크 북쪽’(Central Park, north of the Obelisk, behind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May 1993)은 1986년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스턴펠드는 잔인하게 살해된 한 10대 소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을 찾아가 범행 시각과 비슷한 새벽녘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평화로운 풍경이 실은 비극의 현장이었던 거죠. ‘사진에 찍힌 장소가 아무런 ‘진실’을 얘기해주지 않는다면 과연 사진이 기록할 수 있는 ‘진실’은 어디까지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스턴펠드의 작품을 통해 사진의 ‘진실성’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그의 작품 ‘홍수 후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 풍경’(After the Flash Flood, Rancho Mirage, California, July 1979)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미국의 대자연을 찬미한 루미니즘(luminism) 회화를 떠올렸어요. 하지만 스턴펠드의 작품이니 뭔가 다른 게 있겠죠?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봅니다. 비슷한 디자인의 집들, 붕괴된 채 방치된 맨 오른쪽 끝 집과 한 대만 달랑 주차된 자동차. 인간이 만든 구조물은 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절벽, 산맥과 대조를 이뤄 한없이 왜소해 보입니다. 마침내 절벽 한가운데 노출된 화석이 ‘자동차’라는 것을 발견하면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대홍수 직후 찍은 이 사진은 토사 속에 처박힌 자동차와 붕괴된 도로에 아슬아슬하게 주차된 자동차의 운명이 사실은 ‘우연’에 기초한 것이며, 이 우연의 칼자루는 자연이 쥐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증언합니다. 사진 속에 사람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얼마나 많은 인간의 죽음이 뒤집힌 자동차처럼 산재하는지 가늠케 합니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라는 첫인상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절박한 기록 사진으로 남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역사를 한 호흡에 포착한 스턴펠드의 작품은 ‘예술사진=흑백사진’ ‘사진=진실’이라는 오랜 명제에 동시에 도전장을 내밀며 사진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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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진실’한가

    요코오 다다노리 개인전(좌측). 최성민 개인전(우측).

    강홍구 개인전 -‘사라지다 : 은평 뉴타운에 관한 어떤 기록’ 2001년 진관동-구파발 지역으로 이사한 강홍구가 2002년 ‘뉴타운 시범사업 선정 계획’ 이후 이 동네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사진작업을 선보인다./ 3월13일~5월3일/ 몽인아트센터/ 02-73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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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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