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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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찬란’ 필라델피아 사운드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05-07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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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 찬란’ 필라델피아 사운드
    필라델피아 사운드가 지금껏 이렇게 찬란한 적이 없었다. …에셴바흐는 아마도 스토코프스키 이후 가장 모험정신이 투철한 지휘자일 것이다.”(뉴욕타임스)

    5월30, 31일 저녁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대한 궁금증은 뉴욕타임스의 언급처럼 바로 ‘필라델피아 사운드’와 ‘스토코프스키’라는 두 단어에 집중된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가진 독특한 음색인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시작은 1912~1936년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에게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다. 스토코프스키의 공연은 ‘활력, 다시 말해 활기찬 템포와 고양이 같은 우아함, 팽팽한 리듬, 솟아오르는 선을 지닌 세련되고 강건한 느낌’(이덕희)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명성이 더욱 확고해진 것은 스토코프스키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아 42년 동안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대를 지킨 유진 오먼디에 의해서였다. 그는 엄격한 해석보다는 음악 자체의 낭만적인 소리에 더 관심을 기울였고, 그 결과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특징은 더욱 선명해졌다. 음악평론가 로버트 존스는 이 특징을 ‘명확성, 숙련된 연주, 따뜻한 음색과 정확한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명성은 오먼디 이후 리카르도 무티, 볼프강 자발리시 그리고 2003년부터 지휘를 맡은 크리스토프 에셴바흐로 이어지고 있다. 2007년 5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설명은 더 극적이다.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가장 유명하게 하는 것은 유쾌한 스트링, 어둡게 빛나는 브라스, 우아하게 조화를 이루는 관악기다. 이 모든 것이 이 저녁 콘서트 내내 제자리를 지킴으로써 웅장한 흥분감과 폭발할 것 같은 극적 감수성을 일궈냈다.”



    뉴욕필하모닉, 보스턴교향악단과 함께 미국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1978년 5월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공연에 함께했고, 이번에 세종문화회관의 30주년을 축하해주는 공연을 펼치게 된다. 공연 첫날은 자연과 고독을 담은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두 번째 날은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과 번스타인의 활기찬 ‘캔디드 서곡’,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한다. 특히 둘째 날엔 이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파트 수석을 각각 맡고 있는 한국계 연주자 줄리엣 강과 장중진이 협연해 눈길을 끈다.

    ‘모험 찬란’ 필라델피아 사운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1막 5장에 등장하는 아리아 ‘아, 이상해, 이상해… 꽃에서 꽃으로’는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한 번쯤 완벽하게 불러보기를 원하는 곡이다. 창녀인 비올레타가 처음 느끼는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담은 이 곡을 소화하려면 엄청난 기교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너무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역할이라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두렵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디바 몽세라 카바예(Montserrat Caballe、)의 컴필레이션 음반 ‘에센셜 몽세라 카바예’(CD 2장, 소니비엠지)에도 이 곡이 들어 있는데, 조수미의 목소리와 너무나 비슷해 음반 표지를 다시 확인했다. 녹음 시기가 1967년이니까 34세 때다. 이후 카바예는 놀라운 자기 계발로 마리아 칼라스처럼 무겁고 극적인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이 음반을 통해 40대 후반까지 카바예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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