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곰치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20년 전만 해도 저렴한 생선이었지만 어느새 고급 생선 반열에 올랐다. 실제 곰칫국을 여러 명이 함께 먹으려면 만만치 않게 돈이 든다. 몸집이 크고 살이 물컹한 곰치는 졸깃하고 기름기 많은 생선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기름기와 비린내가 없는 단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순순한 맛’의 대명사로, 무른 살점은 부드러운 식감으로 신분세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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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치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동해나 삼척에선 곰치, 강릉과 속초에선 물곰이라 부르고, 큰 덩치 탓에 물속에 빠지면 텀벙 소리가 난다 해서 물텀벙이라고도 한다. 삼척 곰치는 원래 어부들이 겨울에 먹던 생선이지만 1990년대 초반 상업적 먹을거리가 됐다. 지금도 영업 중인 ‘금성식당’이 제일 먼저 곰치 음식을 팔기 시작했고, 삼척식 곰칫국을 전국에 알린 ‘바다횟집’이 뒤를 이었다. 현재 삼척항(옛 정라항) 주변에는 ‘바다횟집’을 비롯한 횟집 대부분에서 곰칫국을 취급한다. 1년 된 신김치와 고춧가루, 소금 같은 기본 조미료만 사용하고 곰치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곰칫국은 부드럽고 개운하다. 끼니로도 좋고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뚱보냉면’은 삼척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다. 역사가 80여 년 됐다는 게 주인장의 설명이다. 이 집 냉면은 함흥식 비빔냉면이다. 전통 방식의 함흥냉면은 면을 양념에 비빈 후 말아 주는 게 특징이다. 고구마 전분과 밀가루를 섞은 전형적인 함흥식 면발과 매운맛이 좀 강한 양념은 옛 함흥냉면의 맛을 제법 잘 살리고 있다. 함흥냉면은 원래 매운맛으로 먹던 음식이지만 남한에 정착하면서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강해졌다. ‘뚱보 냉면’은 삼척 도계읍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 지금 자리로 옮겼다. 이 식당의 별미 중 하나는 훈제통닭이다. 냉면집에선 보기 드문 모습이지만 가게 안에 커다란 훈제용 화덕이 놓여 있다. 이 화덕에서 40분 정도 훈제된 닭이 손님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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