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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원츠 썸!!’의 주인공은 대학 야구부 신입생 제이크(블레이크 제너 분)다. 영화는 제이크가 차를 몰고 야구부 숙소를 찾아가며, 캠퍼스 주변 여학생들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링클레이터 영화답게 도입부부터 더 낵의 ‘마이 셰로나(My Sharona)’가 흐르며 여자친구를 사귀고픈 제이크의 마음을 대신 표현하고 있다. 제이크는 이제 대학생이 됐다는 흥분에, 마치 신세계에 도착한 외지인처럼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런 흥분을 자극하는 게 당시 유행음악이다.
팝음악에 대한 링클레이터의 감수성은, 그것만으로도 팬덤이 생길 정도로 매력적이다. ‘멍하고 혼돈스러운’은 1970년대 영화답게 하드록을 배경음악으로 썼다. ‘에브리바디 원츠 썸!!’이 강조하는 음악은 80년대를 휩쓴 디스코다. 슈거힐 갱의 ‘Rapper’s Delight’, 쿨 앤드 더 갱의 ‘Ladies Night’, 블론디의 ‘Heart of Glass’ 등 디스코 명곡들이 연속해 나온다. 80년대 미국 대학가에는 베트남전쟁 등으로 치열하던 70년대의 ‘사회적 삶’이 사라진 대신 ‘개인의 삶’을 강조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는데, 그런 변화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주인공 제이크의 외모에서도 당시 시대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아디다스 운동화 차림은 선배들의 히피 스타일에 비하면 대단히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는 정치에는 거의 무지한 신입생으로 그려진다. 제이크의 시선에서 대학 문화가 묘사되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불편할 수 있는 장면도 꽤 있다. 이를테면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백인 청년의 순진한 백일몽에 가깝다. 그런데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그것마저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절정으로 묘사한다. 자신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잘 모르는 ‘순수한’ 시대에 대한 강한 향수인 것이다.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청춘예찬의 고전인 ‘초원의 빛’(엘리아 카잔 감독·1961)의 80년대 버전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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