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tterstock]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지, 2019년 여름 이제는 반대 방향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 사드 갈등처럼 지금은 한일 갈등이 문제입니다. 아니, 갈등이라기보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부당한 공격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현재 일본 정부 역시 분명한 이유 없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민간 영역에 부당한 공격을 하고 있는 셈이니 3년 전 중국의 행태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일본 여행은 그 매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중국이 부상해 1위 자리를 되찾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중국은 언어 문제와 여행 인프라 부족이 맞물려 자유여행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는 대부분 비자가 필요 없는 데 반해,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중국 여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죠. 하지만 덤으로 하는 여행이라면 어떨까요. 원 목적지만 다녀오는 것보다 항공권 가격도 더 싸다면? 게다가 비자도 필요 없다면? 짧은 기간의 덤 여행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수많은 유적지와 수려한 자연 경관, 싸고 맛있는 음식에 저렴한 쇼핑까지 가능한 여행지가 바로 중국이니까요.
가격은 싸지만 오래 걸리는 동방항공의 카트만두 왕복항공권
❶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스카이스캐너에서 검색한 서울-네팔 카트만두 왕복항공권입니다. 두 번의 주말을 낀 약 열흘간의 일정으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찾고자 주말을 피해 금요일 서울 출발, 월요일 카트만두 출발로 검색했습니다. 중국 동방항공의 42만 원짜리 항공권이 최저가라고 검색되네요. 가격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지만 갈 때, 올 때 모두 20시간 이상 걸리는 여정이 문제입니다.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내게 생겼네요.
❷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이 7시간이 걸리니 그 2배인 14시간 넘게 걸리는 항공권들을 솎아내봅니다. 중국 남방항공의 최저가 항공권이 92만 원이네요.
❸ 몇몇 서비스에서는 다를 수 있으니, 네이버에서 다시 검색해봅니다. 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불편하고 오래 걸리는 동방항공이 40만 원대고 나머지 항공사는 모두 80만 원 이상인 것 같습니다. 이게 왜 그런지, ‘(아는 만큼 보인다)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 ①’의 설명을 다시 한 번 보죠.
서울-카트만두 구간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뿐입니다. 서울-카트만두 구간은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 1회 이상 경유하는 항공권을 팝니다. 이때 가장 싼 항공권을 파는 항공사는 1회 이상 경유하면서 연결 스케줄도 좋지 않아 대기 시간이 깁니다. 그다음으로 싸게 파는 항공사는 1회 이상 경유하지만 연결 스케줄이 나쁘지 않습니다. 직항으로 연결하는 대한항공은 가장 비싸게 판매합니다. 각 항공사의 최저가 항공권 기준으로 그 차이가 3배까지도 벌어집니다.
대한항공은 경쟁이 없거나 매우 유리한 입장이기에 비싸게 파는 겁니다. 다른 항공사들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거나 불리하기 때문에 싸게 파는 거고요. 그럼 카트만두행 경유편을 이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서울-카트만두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는 대부분 경유지에서 스톱오버를 허용합니다. 그것도 무료인 경우가 많습니다. 싼 가격에 여러 도시를 여행할 수 있는 거죠. 동방항공도 무료로 스톱오버를 허용합니다. 경유지인 쿤밍이나 상하이를 덤으로 여행할 수 있는 거죠.
제3국으로 가는 여정에 중국 경유하면 무비자 입국 가능
게다가 중국은 제3국으로 가는 여정에 중국을 경유하는 경우 상당수 도시(또는 지역)에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합니다. 중국 경유 시 무비자 입국 허용은 다음 세 가지로 나뉩니다.❹ △24시간 이내 경유 시 비자 면제 :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여정에 중국 내 총 체류 시간이 24시간 이내인 경우 비자 없이 입국 가능
△72시간 비자 면제 :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여정에 72시간 비자 면제가 적용되는 도시를 항공편으로 경유할 때 이 도시를 들고 나는 항공편이 중국 내 다른 도시를 경유하지 않고 해당 도시 체류 기간이 72시간 이내(엄밀하게는 도착일 자정부터 72시간 이내)인 경우 비자 없이 입국 가능
△144시간 비자 면제 :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여정에 144시간 비자 면제가 적용되는 지역을 경유할 때 이 지역 외에 중국 내 다른 곳을 경유하지 않고 해당 지역 체류 기간이 144시간 이내(엄밀하게는 도착일 자정부터 144시간 이내)인 경우 비자 없이 입국 가능
❺ 144시간 비자 면제 정책이 적용되는 도시 또는 지역은 ‘그림’과 같습니다. 동방항공을 이용해 카트만두로 가는 경우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도시인 쿤밍도 144시간 정책이 적용되는 도시입니다. 상하이는 장쑤성, 저장성과 하나의 지역으로 묶여 적용됩니다. 즉 쿤밍은 쿤밍시에서만 여행이 가능하고, 상하이는 저장성과 장쑤성까지 여행할 수 있는 겁니다.
좀 더 자세한 조건은 관련 정보를 가장 잘 정리해놓은 트래블차이나가이드(Travelchinaguide) 홈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랍니다.
동방항공의 다구간 항공권 검색은 힙멍크에서
❻ 스톱오버도 무료고 비자 없이 입국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경유지인 쿤밍과 상하이를 스톱오버하는 항공권을 검색해봅니다. 45만 원이면 앞에서 본 42만 원짜리 항공권과 비슷한 가격이니 괜찮은 항공권입니다. 하지만 이게 최선은 아닙니다.
❼ 미국 가격비교 서비스 힙멍크에서는 같은 날짜로 37만 원짜리 항공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힙멍크 또는 힙멍크에 입점한 미국 온라인 여행사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가 같은 항공권을 더 싼값에 파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히 보면 스카이스캐너에서 찾은 항공권과 다른 점은 딱 하나입니다. 마지막 구간인 10월 21일 상하이-서울 구간만 다릅니다. 스카이스캐너에서는 이 구간에 힙멍크에서 검색한 항공편이 포함된 항공권이 아예 없습니다. 그 항공편은 아예 검색조차 하지 않은 거죠. 그 항공편에만 가장 싼 좌석이 있는데, 스카이스캐너는 그 항공편을 검색조차 하지 않고 더 비싼 좌석만 있는 항공편들로 항공권을 만들어 가격을 계산한 겁니다.
물론 이 사례 하나만으로 힙멍크가 항공권을 가장 잘 찾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특정한 경우에는 힙멍크가 더 잘 찾는다고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항공권을 검색할 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어 다른 곳에서는 찾지 못하는 항공권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 주로 애용하는 사이트가 바로 구글플라이트와 매트릭스 ITA 소프트웨어(matrix-ITA Software·ITA 매트릭스)인데요. 하지만 이들 사이트도 동방항공의 다구간 항공권은 잘 찾지 못합니다. 심지어 ITA 매트릭스는 다른 도시는 잘 찾는 듯하다가도 치앙마이가 포함된 항공권은 못 찾더라고요. 믿음을 저버리고 제 시간을 엄청나게 낭비하게 만든 주범이 바로 ITA 매트릭스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오랜 시간의 이전투구 끝에 동방항공의 다구간 항공권은 힙멍크가 가장 잘 찾는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오늘 소개하는 항공권은 모두 힙멍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합니다.
매력적인 동남아 + 중국 스톱오버(무비자 입국) 항공권 사례 모음
카트만두(네팔)+쿤밍 스톱오버 37만 원앞에서 소개한 서울-쿤밍-카트만두-상하이-서울 항공권은 상하이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없습니다. 상하이에 무비자 입국할 수 있으려면 카트만두에서 상하이로 오는 항공편이 중국 내 다른 지역을 경유하지 않아야 하는데, 쿤밍을 경유하기 때문이죠. 이 경우 상하이 여행을 위해서는 일반 중국 여행과 동일하게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❽ 굳이 비자 발급 비용과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상하이 여행을 할 필요가 없다면 이 항공권처럼 상하이는 스톱오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이 항공권의 카트만두-서울 여정은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쿤밍에 밤늦게 도착하고 다시 아침에 쿤밍을 출발해 상하이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중국 내 총 체류 시간이 24시간 이내입니다. 이 경우 24시간 무비자 정책이 적용돼 쿤밍이든, 상하이든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밤에 쿤밍에 도착해 동방항공이 제공하는 큐브시티라는 무료 호텔 제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됩니다.
큐브시티는 한국 출발로 상하이나 쿤밍을 당일 연결이 아닌 48시간 이내로 경유할 때 무료로 호텔을 제공하는 동방항공의 서비스입니다. 공항 픽업과 조식도 포함된 서비스로, 당일 연결되지 않는 스케줄의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죠. 자세한 내용은 큐브시티 소개 홈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랍니다.
❾ 쿤밍에서 스톱오버할 때는 둥촨의 붉은 땅(Red Land) 또는 기암 거석으로 유명한 쿤밍의 대표적인 관광지 석림(스린)을 둘러보거나, 싸고 맛있는 중국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치앙마이(태국)+쿤밍과 상하이 스톱오버 34만 원
❿ 한 달 살기로 유명한 태국 치앙마이는 쿤밍과 상하이에서 논스톱으로 연결됩니다. 이는 쿤밍과 상하이를 모두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참고로 카트만두는 무조건 쿤밍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상하이에서 스톱오버하면 중국 비자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치앙마이(태국) 인-비엔티안(라오스) 아웃+쿤밍과 상하이 스톱오버 32만 원
⓫ 출발과 도착이 다른 여정으로 다녀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참고로 비엔티안은 쿤밍에서만 연결 가능하니 비엔티안으로 가는(또는 비엔티안에서 돌아오는) 여정에 쿤밍을 스톱오버하고, 치앙마이로 가는(또는 치앙마이에서 돌아오는) 여정에 상하이를 스톱오버하면 상하이와 쿤밍을 모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⓬ 가끔은 힙멍크도 최선의 항공권을 찾지 못하거나, 찾은 듯해도 구입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뭐, 현재의 항공 검색 서비스들로서는 어찌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⓭ ‘지도’에 경로를 그려보니 32만 원이라는 가격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비엔티안(라오스)+쿤밍 스톱오버+카트만두(네팔) 44만 원
⓮ ⓯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항공권입니다. 카트만두로 가는 길에 쿤밍에 스톱오버하고, 비엔티안을 다녀오는 항공권입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카트만두(쿤밍 스톱오버 포함) 항공권의 최저가가 37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7만 원가량 비싼 가격입니다. 이런 것을 ‘사이드 트립(side trip)’이라고 합니다. 7만 원 더 내고 여정에 있는 도시가 아닌, 완전히 다른 도시를 다녀올 수도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