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단풍은 왜 드는 걸까요?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후략)’(도종환의 ‘단풍드는 날’)에서 알 수 있는데요. 단풍은 추운 겨울을 앞둔 나무의 생존 전략입니다. 겨울에 잎을 달고 있는 건 소득 없이 식량을 축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무는 겨울을 앞두고 잎으로 가는 물과 영양분을 차단합니다. 영양분을 차단하면 나뭇잎에 들어 있던 엽록소가 햇빛에 파괴돼 녹색은 사라지고, 녹색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다른 색이 두드러지는데요. 바로 노란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 붉은색을 띠는 안토시안입니다. 식물이 왕성하게 성장할 때는 눈에 띄지 않다 일조량이 적어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와 붉은색의 안토시안이 제 색깔을 드러내는 거죠. 제 색깔을 드러낸 단풍을 보러 떠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