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4

..

주식 하락 완벽히 피하기는 불가능… 자산배분 투자로 위험 낮춰야

[김성일의 롤링머니]금·국채·달러·엔… 주식 위험할 때 포트폴리오 지켜주는 안전자산

  •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연금·투자연구소장

    입력2025-04-15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4월 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4월 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일(이하 현지 시간) 185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호관세는 기본관세 10%에 국가별로 추가 적용되는 개별관세가 더해진다. 한국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기본관세 10%, 추가관세 15%를 더해 25% 상호관세가 매겨졌다. 전 세계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는 신(新)보호무역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자유무역체제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국가별 상호관세는 중국 34%(4월 9일 105%로 인상해 총 125%),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등이다. 

    전 세계 증시는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폭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상호관세 발표 후 4월 4일까지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는 8.0%,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5.4%, 한국 코스피는 1.6% 하락했다. 미국 주식은 더 큰 폭으로 영향을 받아 S&P500 지수는 10.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3%, 나스닥 종합지수는 11.4% 떨어졌다. 

    주가 장기 우상향, 단기는 굴곡 많아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개별 주식의 하락폭은 더 컸다. 테슬라는 15.3%, 엔비디아는 14.6%, 애플은 15.9% 하락했다. 레버리지(차입) 상품의 하락폭은 무서울 정도다. 테슬라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TSLL)는 29.5% 하락했으며,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반영하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는 46.3%나 떨어졌다. 

    이런 하락은 미국 주식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었던 투자자들에게 공포를 주기에 충분하다. 초보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만큼이나 계속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역시 위험하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많은 굴곡을 겪는다. 주가는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주가 하락의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매우 다양했다. 

    초보 투자자는 주가 하락의 원인을 알면 피해 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유가 너무나 많고, 때에 따라 그 이유가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면 당혹스러워한다. 투자 전문가도 주가 움직임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걸 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상상도 못 할 부를 거머쥐었을 테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결국 주가 하락은 누구도 피해 가기 어렵다. 투자를 3~4년만 하면 10~20% 주가 하락을 겪는다. 투자 기간이 10~20년인 사람은 주가가 반토막나는 경험도 한다. 이때 투자심리가 붕괴되는 경우가 많고, 공포에 빠져 투자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투자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위험 감내도’다. 투자자 자신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이 산 종목이 어느 정도 오를지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얼마까지 하락해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실제 개인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하락폭은 주가 하락폭보다 훨씬 작다. 투자금이 반토막나는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주가지수만큼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위험을 낮출 방법은 없을까. 투자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인정받는 방법은 자산배분이다. 모든 자산이 동시에 하락하는 일은 드물다. ‘모든 자산’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주식만이 아닌, 더 넓은 자산 관점에서 투자를 봐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단순히 여러 주식을 사는 것은 자산배분이 아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이 동시에 하락한 것처럼 개별 주식은 주식시장의 하락과 상관성이 크다. 

    분산투자한 이들, 주가 하락 두려워하지 않아

    주식이 빠질 때 오르는 자산이 있을까. 분명히 있다. 그리고 후술할 내용은 독자만을 위한 특별한 정보가 아니라,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주식이 하락할 때 오르는 자산은 국채와 금, 달러, 엔 등이다. 이런 자산은 ‘안전자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이 각각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식이 위험해질 때 포트폴리오를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것이다. 이들이 포트폴리오를 지켜주는 이유는 주식과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주식이 하락할 때 투자자금은 안전한 국채로 몰린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채 가격이 상승한다.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면 중앙은행들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자 금리를 낮추기도 한다.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의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들 때문에 주가 하락 시 국채 가격은 상승하는 경우가 자주 있고, 포트폴리오 또한 크게 하락하지 않도록 보호된다. 

    주식과 국채만으로는 부족한 경우도 많다. 2022년처럼 두 자산이 같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금도 주식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대체투자 자산이다. 최근 금 가격이 상승해 언론에서 많이 접했을 테지만, 단기 상승을 기대하며 금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 국채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금의 특성은 포트폴리오를 보호한다. 달러나 엔 역시 주식이 하락하는 시기에 각광받는 자산이다. 주가 하락 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나 엔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달러 환율, 엔 환율이 상승한다. 달러나 엔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주식 하락을 완벽히 피하기는 불가능하다. 어떤 전문가도 정확한 하락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다. 가끔 맞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끔’일 뿐이다. 하물며 개인투자자가 최적의 시점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주식이 하락하는 시기에 가격이 오를 수 있는 국채, 금, 달러, 엔 등에 자산을 배분해놓아야 한다. 이런 자산에 이미 분산투자해온 투자자들은 지금의 주가 하락이 그렇게 두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달러나 금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생겼을 테고, 수익의 일부를 팔아 생긴 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