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팬클럽인 몽준러브(MJLOVE)의 회원 A씨(45). 대기업 차장 진급을 앞둔 1998년 초, 그는 IMF 체제가 몰고 온 구조조정 한파에 밀려 거리로 쫓겨났다. 다행히 퇴직금으로 시작한 개인사업(음식점)이 자리를 잡아 경제적 어려움은 해소됐지만 IMF체제를 초래한 정치집단에 대한 불신은 지금도 여전하다. ‘MJLOVE’에 가입한 이면에는 “내 손으로 정치를 바꾸겠다”는 개혁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대표가 출마를 포기한 이후 고민에 빠졌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안정론을 지지할 것인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개혁론에 동참할 것인가’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한때 정대표의 지지자였던 그는 현재 ‘부동층’에 몸을 숨긴 채 판세를 지켜보고 있다.
선거운동 시작 직후까지 지지후보 미결정 40%
유권자 수 760만명의 40대(1953년생~1962년생)가 ‘PK지역’과 함께 또 하나의 대선 복병으로 떠올랐다. 유권자 비율은 22.1%에 불과하지만 응집력은 20, 30대를 능가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 기준으로 투표율은 56.2%. 20대(31.2%)와 30대(39.3%) 투표율의 2배에 가깝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월18, 19일 양일간 여론조사기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투표 의사를 밝힌 40대 유권자는 88.1%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까지 20% 정도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강2중의 이-노-정 구도에서는 선택이 용이했지만 이-노 양강 구도가 정착된 뒤 지지후보를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전문가들은 40대의 선택이 2002년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세대, 그들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40대의 후보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A씨는 ‘반공교육과 유신’의 일방통행 속에서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한 대표적 세대로 40대를 꼽았다. 빈곤과 성장의 양극단을 오간 경험도 40대의 전유물로 볼 수 있다.
가장으로서의 역할, 직장에서 중견간부로서 받는 중압감 등으로 40대는 일단 안정을 희구한다. 여론조사 전문가 K씨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40대는 급격한 변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주식 부동산 재테크, 노후 설계, 자식교육 등 40대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다.
‘노풍(盧風)’이 강타한 지난 4월을 제외하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0대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그래프 참조). 이후보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흐름은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후보의 안정 우선론에 40대가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40대 앞자리에는 ‘386세대’가 자리한다. 80년 민주화운동 열기를 엮어낸 주역들이 자리한 40대 초입은 변화에 대한 열정이 30대 못지않다. 유신시절, 암울한 현실을 논리와 이성으로 풀어나갈 수 없었던 40대 중·후반 세대는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를 탈출구 삼아 체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분출했다. 87년 6·10 민중항쟁 때 그들의 저항정신은 넥타이부대로 부활했다.
그러기에 안정을 희구하는 40대의 다른 한 손에는 ‘개혁과 변화’라는 또 다른 코드가 감겨 있다. 변화에 대한 갈망은 4월 ‘노풍’을 통해 분출됐다. 노후보에 대한 40대의 지지는 49.2%로 압도적이었다(4월1일·중앙일보). 반면 이후보는 40.9%로 떨어졌다.
실사구시론에 밝은 40대는 그러나 이내 노후보의 불안정성을 경계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5월 들어 노후보는 곧바로 가위표 역전을 허용했다(이후보 46.8%, 노후보 41.2%). 정제되지 않은 ‘막말’과 구질서와의 타협적 행보가 부각됐고 이것이 40대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10월, 40대의 안정 희구 의지는 극에 달했다. 이 당시 노후보에 대한 40대의 지지율은 13.6%. 20대와 30대가 스러지는 노풍을 부여잡았지만 역부족이었다. 40대가 빠져버린 노풍은 추풍낙엽이었다.
40대는 모순의 연령대다. 노풍을 지지하다가 이후보로 돌아서고, 또다시 노후보를 찾는 불가측성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노무현과 정몽준’이 만나 하나가 된 11월25일, 40대의 변화 욕구는 다시 한번 폭발했다. 11월26일 노후보를 지지하는 40대는 38.2%(경향신문 현대리서치). 반면 이후보는 38.7%로 추락했다. 20대와 30대가 노후보를 지지하고, 50대와 60대 이상이 이후보 지지 성향을 꾸준히 보여온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지역감정에 함몰되다가도 어느 순간 세대교체에 대한 갈망을 토로한다. 그것이 바로 40대다.
다양한 경험 획일적 사고로 접근할 수 없는 세대
40대의 문화코드는 복잡하다. 사물이나 환경을 단선으로 보지 않는다.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진 그들은 때로 원칙과 정의를 부르짖지만,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처세에도 눈을 뜬 세대다. 이-노 후보를 보는 40대의 시각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한때 여론조사 전문가였던 국민통합21 김행 대변인은 “현실과 이념을 동시에 계량화할 수 있는 40대는 사안에 따라 지지후보를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고 말했다. TN프레스 김헌태 이사도 “획일적 사고로 접근할 수 없는 세대”라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40대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선거전문가들의 평가도 곧잘 나온다. 단순코드로는 이해하기 힘든 40대의 복잡한 내면을 풀어내는 자가 승리를 쟁취한다는 ‘천기’를 담은 말이다. 그래서 40대를 바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표정은 미묘하다.
한나라당은 안정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책개발에 보다 비중을 둔다. 그렇지만 개혁을 갈망하는 40대의 또 다른 코드도 외면하지 않는다. 당의 색깔을 중도개혁노선으로 급선회한 것도 40대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의 산물이다. 40대(57년생)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40대의 변화 욕구를 “사회를 뿌리째 뒤집는 변혁이 아니라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고 제자리로 돌리려는 원칙에 대한 욕구”라고 진단했다. 한나라당 이후보는 최근 버스 운전대를 잡고 안전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난폭한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카피에서 알 수 있듯,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갈 길은 가야 하지만 안정지향적으로 운행하자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40대의 변화의 욕구를 충족하며 안정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토록 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이 질 높은 교육 및 사교육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한국 40대의 허리를 휘게 하는 교육 부담을 해소하자는 의도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자영업자 중심의 경제구조 등을 역설하는 것은 일할 곳이 없거나 한때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 땅의 40대를 끌어안으려는 포용책의 일환이다.
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 전향적인 공약도 빼놓지 않는다. 이부영 김문수 김부겸 김영춘 이성헌 의원 등 미래연대 소속 젊은 의원들을 집중 배치한 새물결 유세단도 급조했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는 한 40대 표심을 몰고 올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몸부림이다.
이회창 후보측이 40대를 안정 희구 세력으로 규정했다면, 노무현 후보측은 변화 욕구를 분출하는 개혁세력으로 그들을 이해한다. 같은 가장이지만 사회 주류로부터 소외된 40대 가장의 보이지 않는 불만을 자극한다. “당신의 아이도 열심히 키우면 노무현처럼 될 수 있다” 는 민주당의 광고카피는 교육에 대해 불만을 가진 40대의 아픈 마음을 바늘이 되어 찌른다. 김경재 의원은 “40대의 불만과 욕구를 자극,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회사에서 부·차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열심히 일하지만 조직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불평등한 사회의 모순 등을 자극하겠다는 생각도 정책으로 이어진다. 12월4일 각 일간지에는 평범한 40대를 모델로 한 민주당 광고가 실렸다. “남자는 배짱 하나로 산다고 외치던 김성현씨,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이 광고는 제목부터 도전적이다. “지각한 부하 직원 야단치는 것도 조심스럽고, 자식들 말대답도 조금씩 시큰둥해집니다.” 소외감과 상실감으로 힘겨워하는 40대의 정서를 최대로 자극한다. “40대, 행복을 만들기에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는 마지막 카피는 주눅 든 40대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잔뜩 안긴다. 사교육비 절감 공약과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보육대책 등 정책들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40대 조기 퇴직자의 퇴직금 중 세부담 완화 등 속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공약도 있다.
선거전문가들의 전망대로 40대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것인가. 부동층에 몸을 숨긴 채 투표일인 12월19일을 응시하고 있는 그들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선거운동 시작 직후까지 지지후보 미결정 40%
유권자 수 760만명의 40대(1953년생~1962년생)가 ‘PK지역’과 함께 또 하나의 대선 복병으로 떠올랐다. 유권자 비율은 22.1%에 불과하지만 응집력은 20, 30대를 능가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 기준으로 투표율은 56.2%. 20대(31.2%)와 30대(39.3%) 투표율의 2배에 가깝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월18, 19일 양일간 여론조사기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투표 의사를 밝힌 40대 유권자는 88.1%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까지 20% 정도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강2중의 이-노-정 구도에서는 선택이 용이했지만 이-노 양강 구도가 정착된 뒤 지지후보를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전문가들은 40대의 선택이 2002년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세대, 그들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40대의 후보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A씨는 ‘반공교육과 유신’의 일방통행 속에서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한 대표적 세대로 40대를 꼽았다. 빈곤과 성장의 양극단을 오간 경험도 40대의 전유물로 볼 수 있다.
가장으로서의 역할, 직장에서 중견간부로서 받는 중압감 등으로 40대는 일단 안정을 희구한다. 여론조사 전문가 K씨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40대는 급격한 변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주식 부동산 재테크, 노후 설계, 자식교육 등 40대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다.
‘노풍(盧風)’이 강타한 지난 4월을 제외하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0대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그래프 참조). 이후보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흐름은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후보의 안정 우선론에 40대가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40대 앞자리에는 ‘386세대’가 자리한다. 80년 민주화운동 열기를 엮어낸 주역들이 자리한 40대 초입은 변화에 대한 열정이 30대 못지않다. 유신시절, 암울한 현실을 논리와 이성으로 풀어나갈 수 없었던 40대 중·후반 세대는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를 탈출구 삼아 체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분출했다. 87년 6·10 민중항쟁 때 그들의 저항정신은 넥타이부대로 부활했다.
그러기에 안정을 희구하는 40대의 다른 한 손에는 ‘개혁과 변화’라는 또 다른 코드가 감겨 있다. 변화에 대한 갈망은 4월 ‘노풍’을 통해 분출됐다. 노후보에 대한 40대의 지지는 49.2%로 압도적이었다(4월1일·중앙일보). 반면 이후보는 40.9%로 떨어졌다.
12월1일 부산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이회창 후보(위).40대를 겨냥한 민주당 언론광고 내용(아래).
40대는 모순의 연령대다. 노풍을 지지하다가 이후보로 돌아서고, 또다시 노후보를 찾는 불가측성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노무현과 정몽준’이 만나 하나가 된 11월25일, 40대의 변화 욕구는 다시 한번 폭발했다. 11월26일 노후보를 지지하는 40대는 38.2%(경향신문 현대리서치). 반면 이후보는 38.7%로 추락했다. 20대와 30대가 노후보를 지지하고, 50대와 60대 이상이 이후보 지지 성향을 꾸준히 보여온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지역감정에 함몰되다가도 어느 순간 세대교체에 대한 갈망을 토로한다. 그것이 바로 40대다.
다양한 경험 획일적 사고로 접근할 수 없는 세대
40대의 문화코드는 복잡하다. 사물이나 환경을 단선으로 보지 않는다.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진 그들은 때로 원칙과 정의를 부르짖지만,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처세에도 눈을 뜬 세대다. 이-노 후보를 보는 40대의 시각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한때 여론조사 전문가였던 국민통합21 김행 대변인은 “현실과 이념을 동시에 계량화할 수 있는 40대는 사안에 따라 지지후보를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고 말했다. TN프레스 김헌태 이사도 “획일적 사고로 접근할 수 없는 세대”라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40대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선거전문가들의 평가도 곧잘 나온다. 단순코드로는 이해하기 힘든 40대의 복잡한 내면을 풀어내는 자가 승리를 쟁취한다는 ‘천기’를 담은 말이다. 그래서 40대를 바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표정은 미묘하다.
한나라당은 안정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책개발에 보다 비중을 둔다. 그렇지만 개혁을 갈망하는 40대의 또 다른 코드도 외면하지 않는다. 당의 색깔을 중도개혁노선으로 급선회한 것도 40대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의 산물이다. 40대(57년생)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40대의 변화 욕구를 “사회를 뿌리째 뒤집는 변혁이 아니라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고 제자리로 돌리려는 원칙에 대한 욕구”라고 진단했다. 한나라당 이후보는 최근 버스 운전대를 잡고 안전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난폭한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카피에서 알 수 있듯,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갈 길은 가야 하지만 안정지향적으로 운행하자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40대의 변화의 욕구를 충족하며 안정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토록 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이 질 높은 교육 및 사교육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한국 40대의 허리를 휘게 하는 교육 부담을 해소하자는 의도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자영업자 중심의 경제구조 등을 역설하는 것은 일할 곳이 없거나 한때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 땅의 40대를 끌어안으려는 포용책의 일환이다.
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 전향적인 공약도 빼놓지 않는다. 이부영 김문수 김부겸 김영춘 이성헌 의원 등 미래연대 소속 젊은 의원들을 집중 배치한 새물결 유세단도 급조했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는 한 40대 표심을 몰고 올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몸부림이다.
이회창 후보측이 40대를 안정 희구 세력으로 규정했다면, 노무현 후보측은 변화 욕구를 분출하는 개혁세력으로 그들을 이해한다. 같은 가장이지만 사회 주류로부터 소외된 40대 가장의 보이지 않는 불만을 자극한다. “당신의 아이도 열심히 키우면 노무현처럼 될 수 있다” 는 민주당의 광고카피는 교육에 대해 불만을 가진 40대의 아픈 마음을 바늘이 되어 찌른다. 김경재 의원은 “40대의 불만과 욕구를 자극,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회사에서 부·차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열심히 일하지만 조직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불평등한 사회의 모순 등을 자극하겠다는 생각도 정책으로 이어진다. 12월4일 각 일간지에는 평범한 40대를 모델로 한 민주당 광고가 실렸다. “남자는 배짱 하나로 산다고 외치던 김성현씨,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이 광고는 제목부터 도전적이다. “지각한 부하 직원 야단치는 것도 조심스럽고, 자식들 말대답도 조금씩 시큰둥해집니다.” 소외감과 상실감으로 힘겨워하는 40대의 정서를 최대로 자극한다. “40대, 행복을 만들기에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는 마지막 카피는 주눅 든 40대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잔뜩 안긴다. 사교육비 절감 공약과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보육대책 등 정책들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40대 조기 퇴직자의 퇴직금 중 세부담 완화 등 속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공약도 있다.
선거전문가들의 전망대로 40대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것인가. 부동층에 몸을 숨긴 채 투표일인 12월19일을 응시하고 있는 그들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