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우리 사회에 ‘최면’과 ‘전생’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전생여행’의 저자 김영우 박사(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심신수련 도중 생긴 환청, 불안, 불면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며칠 전 찾아온 40대 주부는 아이가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학부모를 위한 수련특강을 한다고 해서 찾아갔다가 그날부터 환청 증세에 시달렸다. 그냥 웅얼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해라’ ‘하지 말라’식의 뚜렷한 지시나 욕설이 들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한 남학생은 집에서 혼자 책을 보며 기수련을 하던 중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하더니 며칠이 지나도록 답답함이 풀리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환자 중에는 수련이 아닌 기치료를 받다 이상이 생겼다거나, 심지어 기공수련 지도자인 경우도 있다.
“원인이 반드시 수련에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환자들은 대부분 수련 직후 그런 증세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대개 무리하게 기를 돌리는 수련을 하다 이상이 생긴다. 만약 수련 도중 뭔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즉시 중단해야 하는데, 개중에는 그것이 열리는 과정이라며 더욱 무리하게 시도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전통적 정신의학과 심리학은 인간의 영적 체험과 초자연적 체험들을 단순히 무시하거나 정신병리 현상의 일부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이를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 과정에 포함시킨 것이 ‘초개아적(超個我的) 정신의학’이다. 김박사는 초개아적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영적 체험과 정신병리 현상은 잘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도 치료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정신질환과 증상의 진단, 분류에 ‘종교적 혹은 영적 문제들’이라는 새 항목이 추가될 만큼 이 분야의 환자들이 늘고 있다. 김박사는 최근 펴낸 책 ‘영혼의 최면 치료’에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잘못된 수련문화를 지적했다.
“심령 현상이나 초자연적 현상의 체험 여부를 그 사람의 의식 수준과 결부해서는 안 된다. 일부 종교와 수련단체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이 같은 신비체험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며 그 체험을 대단한 능력으로 받아들이지만, 잘못된 태도다. 무리한 종교생활이나 기수련은 영적 감수성이 민감한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에게 환각과 망상, 불안과 우울 등의 심한 정신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부터 수련계에서는 ‘주화입마’(走火入魔)라 해서 수련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경계해 왔다. 말 그대로 화(火)가 치달려 우리 몸에 균형이 깨진 상태를 가리킨다. 원래 수련에서는 수기(水氣)는 올리고 화기(火氣)는 내리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올바른 방법. 그러나 초심자가 단계를 무시한 채 수련하다 하단전의 화기가 위로 치솟아 상단전을 치면 몸이 굳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그 밖에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온몸이 움직이고 진동하는 자발동공(自發動功·수련의 일반적인 신체 반응)을 경험하다 자신의 의지로 억제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용철 박사(동의정신의학연구소 소장, 전 경희대 한방기공과 교수)는 소위 ‘기공병’이라고 하는 수련의 부작용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기수련 도중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환자 53명을 조사한 결과, 20대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았고(53.4%), 수련 6개월 이내(60.4%)의 초보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환자 중에는 혼자 책을 보고 독학으로 수련한 경우(41.5%)가 많았지만 일반 수련단체(39.6%)에서 수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피로감과 전신통, 두통, 어깨 목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몸이 추워지고 떨리는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호소했는데, 신박사는 이것이 수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방법상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즉 지나친 긴장 상태에 이르면 수련하다 통증이 오고, 호흡수련중 무리하게 상단전에 집중하면 두통이 생긴다. 또 무리하게 장시간 호흡을 참다 저산소증 상태에서 환각, 환청이 있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혈압이 오른다.
심박사는 “소수의 깨달음을 위한 수련에서 건강을 위한 보편적인 일반 수련으로 바뀌면서 그만큼 부작용도 늘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이런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아래 수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어떤 효과를 바라고 수련에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조급함이 우리의 수련문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며칠 전 찾아온 40대 주부는 아이가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학부모를 위한 수련특강을 한다고 해서 찾아갔다가 그날부터 환청 증세에 시달렸다. 그냥 웅얼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해라’ ‘하지 말라’식의 뚜렷한 지시나 욕설이 들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한 남학생은 집에서 혼자 책을 보며 기수련을 하던 중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하더니 며칠이 지나도록 답답함이 풀리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환자 중에는 수련이 아닌 기치료를 받다 이상이 생겼다거나, 심지어 기공수련 지도자인 경우도 있다.
“원인이 반드시 수련에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환자들은 대부분 수련 직후 그런 증세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대개 무리하게 기를 돌리는 수련을 하다 이상이 생긴다. 만약 수련 도중 뭔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즉시 중단해야 하는데, 개중에는 그것이 열리는 과정이라며 더욱 무리하게 시도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전통적 정신의학과 심리학은 인간의 영적 체험과 초자연적 체험들을 단순히 무시하거나 정신병리 현상의 일부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이를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 과정에 포함시킨 것이 ‘초개아적(超個我的) 정신의학’이다. 김박사는 초개아적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영적 체험과 정신병리 현상은 잘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도 치료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정신질환과 증상의 진단, 분류에 ‘종교적 혹은 영적 문제들’이라는 새 항목이 추가될 만큼 이 분야의 환자들이 늘고 있다. 김박사는 최근 펴낸 책 ‘영혼의 최면 치료’에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잘못된 수련문화를 지적했다.
“심령 현상이나 초자연적 현상의 체험 여부를 그 사람의 의식 수준과 결부해서는 안 된다. 일부 종교와 수련단체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이 같은 신비체험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며 그 체험을 대단한 능력으로 받아들이지만, 잘못된 태도다. 무리한 종교생활이나 기수련은 영적 감수성이 민감한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에게 환각과 망상, 불안과 우울 등의 심한 정신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부터 수련계에서는 ‘주화입마’(走火入魔)라 해서 수련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경계해 왔다. 말 그대로 화(火)가 치달려 우리 몸에 균형이 깨진 상태를 가리킨다. 원래 수련에서는 수기(水氣)는 올리고 화기(火氣)는 내리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올바른 방법. 그러나 초심자가 단계를 무시한 채 수련하다 하단전의 화기가 위로 치솟아 상단전을 치면 몸이 굳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그 밖에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온몸이 움직이고 진동하는 자발동공(自發動功·수련의 일반적인 신체 반응)을 경험하다 자신의 의지로 억제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용철 박사(동의정신의학연구소 소장, 전 경희대 한방기공과 교수)는 소위 ‘기공병’이라고 하는 수련의 부작용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기수련 도중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환자 53명을 조사한 결과, 20대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았고(53.4%), 수련 6개월 이내(60.4%)의 초보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환자 중에는 혼자 책을 보고 독학으로 수련한 경우(41.5%)가 많았지만 일반 수련단체(39.6%)에서 수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피로감과 전신통, 두통, 어깨 목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몸이 추워지고 떨리는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호소했는데, 신박사는 이것이 수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방법상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즉 지나친 긴장 상태에 이르면 수련하다 통증이 오고, 호흡수련중 무리하게 상단전에 집중하면 두통이 생긴다. 또 무리하게 장시간 호흡을 참다 저산소증 상태에서 환각, 환청이 있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혈압이 오른다.
심박사는 “소수의 깨달음을 위한 수련에서 건강을 위한 보편적인 일반 수련으로 바뀌면서 그만큼 부작용도 늘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이런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아래 수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어떤 효과를 바라고 수련에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조급함이 우리의 수련문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