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에서 안중근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영웅이다. 자신의 불행한 미래를 예감하면서도 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여기에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앞두고 복잡한 심경으로 기도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비극적인 면을 더한다.
역사적 사건이 극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한편, 안중근의 소소한 일상은 무대를 풍요롭게 만든다. 안중근은 혈기왕성한 젊은 청년인 만큼 친구들과 만두를 나눠 먹으며 장난도 치고, 링링과 가슴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나누기도 한다. 극 중 링링은 드라마를 위해 창작한 가상 인물이다. 또한 극의 긴장감을 살리려고 안중근의 반동인물인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서도 상세히 묘사했다.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클라이맥스까지 뻗어가는 묵직하고도 서정적인 멜로디는 배우들의 열정을 십분 이끌어내며, 관객이 공감하는 소재를 힘 있게 밀고 나가는 서사는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무대(박동우 무대디자인)는 배우들의 움직임과 장면 전환을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아름답다. 달리는 기차 영상과 추격신은 사실감을 주며, 스펙터클한 움직임(이란영 안무)은 극에 재미를 더한다. 이 작품은 2009년 초연한 이래 현재까지 수차례 리바이벌됐다. 근대사를 소재로 한 팩션인 만큼, 때에 따라 생각할 거리를 준다.
안중근 역은 김수용과 임현수가 맡았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는 김도형과 이희정, 설희 역에는 홍기주와 리사가 캐스팅됐다. 11월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