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이 시를 소리 내서 읽으면 종소리가 들린다. 아주 먼 곳에서 나에게만 들려오는 마음의 종소리, 언젠가 젊은 날 들었던 깊은 산사의 늙은 저녁 종소리였다. 이 시의 마침표는 그렇게 종소리로 찍히면서, 그 자리에서 멀리 깊게 울려 퍼진다.
얼마나 산길을 걸어야 고은 시인의 ‘이’ 꽃을 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천지불인의 산등성이를 가파르게 올라가는 인생, 이 시는 그런 나에게 잠시 쉴 자리를 만들어준다. 지난 주말, 설악산에 다녀온 이가 벌써 낙엽이 거의 다 지고 있다고 했다. 꽃 진 자리에 눈 내린다. 어딜 보든 보이는 것이 있다. 오늘은 동네 공원에서 “그 꽃”을 봐야겠다.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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