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아이돌 가수가 연기에 도전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는 드물다. 상당수가 시청자의 외면과 ‘발연기’라는 혹평으로 스타일을 구겼다. 얼마 전 막을 내린 MBC 의학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응급실 인턴 강재인을 연기한 황정음(27)이 돋보이는 이유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걸그룹 슈가 출신이다. 방송 전 “황정음은 의사역이 안 어울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드라마가 끝난 후엔 “과연 황정음”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골든타임’은 애초 9월 11일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2주 연장해 9월 25일 최종회가 나갔다. 방송 연장이 결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종방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연장 소식에 다들 웃으며 똑같이 얘기하더라. 죽고 싶다고. 그래도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연장 결정이 난 거니까 행복했다.”
그의 낯빛은 생기발랄했다. 목소리도 경쾌하고 말투도 싹싹했다. 어디에서도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맑고 밝은 에너지가 충만한 그를 보고 있노라니 절로 기분이 유쾌해진다.
“원래 생각이 없는 아이였는데 ‘골든타임’ 하면서 생각이 많은 아이로 변해 인생이 피곤해지고 있다. 캐릭터에 빠지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게 많다. 나 자신이 작아 보이기도 했다가, 울다가, 좋았다가… 삶의 희로애락을 느꼈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
2002년 걸그룹 슈가 멤버로 데뷔한 그는 2005년 그룹에서 탈퇴하고 연기자로 전업했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연기자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이킥’에서 엉뚱 발랄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한다.
“갑자기 인기를 끌면서 신기하고 좀 걱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 당시 최고 스타가 빅뱅이었는데 빅뱅보다 스케줄 잡기가 더 힘들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 후 겸손의 미덕을 배웠지만 당시에는 어려서 우쭐했다(웃음).”
이후 그는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장르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거듭 연기했다. 그가 드라마 ‘자이언트’와 ‘내 마음이 들리니’를 선택했을 때도 처음엔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2010년 ‘자이언트’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는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엔 ‘내 마음이 들리니’로 MBC 드라마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우수상을 받았다.
▼ 출연작마다 반응이 좋아서 ‘황정음이 나오면 드라마가 잘된다’는 흥행공식이 생겼다더라. 비결이 뭔가.
“마음속 깊은 곳에 항상 ‘난 잘되는 사람이고, 지금까지 잘돼 왔고, 앞으로도 잘될 것’이라는 무한한 자신감이 있다.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항상 있다. 사람들이 날 험담한 글을 봐도 개의치 않는다.”
▼ 욕을 많이 먹었나.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주인공 할 사람이 그렇게 없어?’라며 비방 글을 올리는 누리꾼이 꼭 있더라.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소신껏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악성댓글이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웃음).”
▼ 도전을 즐기나.
“두렵다고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결과를 알 수 없으니까 계속 부딪혀보는 거다. 그 대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골든타임’ 촬영을 시작하기 전 원수연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풀하우스 테이크2’를 찍었다. 이 드라마는 10월 5일 일본에서 먼저 방송을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10월 22일 SBS플러스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극중에서 박기웅, 노민우와 삼각 사랑을 나눈다.
“저, 일 욕심 완전 많아요”
연예인 중 이상형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배우 차태현과 실제 연인 사이인 남성 트리오 SG워너비의 김용준을 얘기했다.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김)용준이도 처음엔 착해서 만났는데 귀여운 짓을 많이 해서 좋아졌다.”
▼ 사랑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되긴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드라마에서는 인간의 좋은 면만 보여주려고 하니까 캐릭터가 멋있어 보여도 진짜 사람 같은 맛은 덜하다.”
▼ 남자친구가 있어서 극중 스킨십이 신경 쓰일 것 같은데.
“‘남친’이야 살짝 불만이 있겠지만 우리 둘 다 일과 사랑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과 사랑 모두 중요하다. 내 마음의 양팔저울에 둘을 올려놓으면 수평을 이룰 거다. 다만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질 순 있다. 그때 어떻게 대처할지는 내 몫이다.”
▼ 애정관이 궁금하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감정과 상황에 따라 자꾸 변한다. 용준이와 헤어질 일이 수만 가지 있었고 싸움을 반복했지만, 결국엔 다음 날이 되면 웃고 만나고 그래 왔다. 6년간 만났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일, 사랑, 돈, 회사,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은 시기라 심경이 복잡한데 이럴 때 쉬면 무슨 일이 날 것 같아 일을 놓지 못하겠다.”
▼ 일 욕심이 많은 편인가.
“완전 많다. 작품이 들어왔을 때 할까 말까 고민할 때도 혹시 나 대신 다른 사람이 해서 잘되면 너무 배 아플 것 같아서 한다. 그 정도로 단순하다(웃음).”
황정음의 차기작은 영화다. 그는 장문일 감독의 새 영화 ‘돼지 같은 여자’에서 주연을 맡아 조만간 촬영에 들어간다. ‘고사 두 번째 이야기 : 교생실습’ 이후 2년 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그가 또 어떤 깜짝 변신으로 팬들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걸그룹 슈가 출신이다. 방송 전 “황정음은 의사역이 안 어울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드라마가 끝난 후엔 “과연 황정음”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골든타임’은 애초 9월 11일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2주 연장해 9월 25일 최종회가 나갔다. 방송 연장이 결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종방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연장 소식에 다들 웃으며 똑같이 얘기하더라. 죽고 싶다고. 그래도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연장 결정이 난 거니까 행복했다.”
그의 낯빛은 생기발랄했다. 목소리도 경쾌하고 말투도 싹싹했다. 어디에서도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맑고 밝은 에너지가 충만한 그를 보고 있노라니 절로 기분이 유쾌해진다.
“원래 생각이 없는 아이였는데 ‘골든타임’ 하면서 생각이 많은 아이로 변해 인생이 피곤해지고 있다. 캐릭터에 빠지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게 많다. 나 자신이 작아 보이기도 했다가, 울다가, 좋았다가… 삶의 희로애락을 느꼈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
2002년 걸그룹 슈가 멤버로 데뷔한 그는 2005년 그룹에서 탈퇴하고 연기자로 전업했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연기자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이킥’에서 엉뚱 발랄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한다.
“갑자기 인기를 끌면서 신기하고 좀 걱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 당시 최고 스타가 빅뱅이었는데 빅뱅보다 스케줄 잡기가 더 힘들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 후 겸손의 미덕을 배웠지만 당시에는 어려서 우쭐했다(웃음).”
이후 그는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장르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거듭 연기했다. 그가 드라마 ‘자이언트’와 ‘내 마음이 들리니’를 선택했을 때도 처음엔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2010년 ‘자이언트’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는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엔 ‘내 마음이 들리니’로 MBC 드라마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우수상을 받았다.
▼ 출연작마다 반응이 좋아서 ‘황정음이 나오면 드라마가 잘된다’는 흥행공식이 생겼다더라. 비결이 뭔가.
“마음속 깊은 곳에 항상 ‘난 잘되는 사람이고, 지금까지 잘돼 왔고, 앞으로도 잘될 것’이라는 무한한 자신감이 있다.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항상 있다. 사람들이 날 험담한 글을 봐도 개의치 않는다.”
▼ 욕을 많이 먹었나.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주인공 할 사람이 그렇게 없어?’라며 비방 글을 올리는 누리꾼이 꼭 있더라.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소신껏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악성댓글이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웃음).”
▼ 도전을 즐기나.
“두렵다고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결과를 알 수 없으니까 계속 부딪혀보는 거다. 그 대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골든타임’ 촬영을 시작하기 전 원수연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풀하우스 테이크2’를 찍었다. 이 드라마는 10월 5일 일본에서 먼저 방송을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10월 22일 SBS플러스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극중에서 박기웅, 노민우와 삼각 사랑을 나눈다.
“저, 일 욕심 완전 많아요”
남다른 매력의 여의사 배역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황정음.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김)용준이도 처음엔 착해서 만났는데 귀여운 짓을 많이 해서 좋아졌다.”
▼ 사랑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되긴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드라마에서는 인간의 좋은 면만 보여주려고 하니까 캐릭터가 멋있어 보여도 진짜 사람 같은 맛은 덜하다.”
▼ 남자친구가 있어서 극중 스킨십이 신경 쓰일 것 같은데.
“‘남친’이야 살짝 불만이 있겠지만 우리 둘 다 일과 사랑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과 사랑 모두 중요하다. 내 마음의 양팔저울에 둘을 올려놓으면 수평을 이룰 거다. 다만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질 순 있다. 그때 어떻게 대처할지는 내 몫이다.”
▼ 애정관이 궁금하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감정과 상황에 따라 자꾸 변한다. 용준이와 헤어질 일이 수만 가지 있었고 싸움을 반복했지만, 결국엔 다음 날이 되면 웃고 만나고 그래 왔다. 6년간 만났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일, 사랑, 돈, 회사,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은 시기라 심경이 복잡한데 이럴 때 쉬면 무슨 일이 날 것 같아 일을 놓지 못하겠다.”
▼ 일 욕심이 많은 편인가.
“완전 많다. 작품이 들어왔을 때 할까 말까 고민할 때도 혹시 나 대신 다른 사람이 해서 잘되면 너무 배 아플 것 같아서 한다. 그 정도로 단순하다(웃음).”
황정음의 차기작은 영화다. 그는 장문일 감독의 새 영화 ‘돼지 같은 여자’에서 주연을 맡아 조만간 촬영에 들어간다. ‘고사 두 번째 이야기 : 교생실습’ 이후 2년 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그가 또 어떤 깜짝 변신으로 팬들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