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자주 회자되는 선거와 공약에 대한 비유다. 강은 ‘민심’, 뗏목은 ‘공약’, 지팡이는 ‘어젠다’를 뜻한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는 앞다퉈 ‘이것도 하겠다, 저것도 해주겠다’며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처럼 유권자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는다. 그렇지만 정작 민심의 강을 무사히 건너 ‘당선자’로 신분이 바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우가 많다.
후보가 쏟아내는 공약에 넘어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표를 줬다가, 선거가 끝난 뒤 ‘역시나’를 연발하며 자기 손가락을 탓해봐야 때는 이미 늦다. 뗏목(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새 지팡이를 앞세워 제 갈 길을 가는 당선자를 끌어내릴 힘이 강물(유권자)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유권자는 후보가 선거에 입후보한 뒤 쏟아내는 말의 성찬보다 과거 그가 행한 말과 행동이 어땠는지를 따진다. 후보자의 과거 행적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거울과도 같기 때문이다. 앞에서는 웃고 뒤돌아서서 찡그리는 사람은 아닌지, 처한 상황에 따라 말과 행동을 바꾸지는 않는지, 한번 뱉은 말과 행동에 얼마나 책임지려 노력하는지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권리 위에서 낮잠 잔 유권자가 많을수록 ‘침묵’을 강요하는 상황에 처할 위험성이 커지며, 썰물처럼 ‘권리’는 빠져나가고 밀물처럼 ‘후회’가 밀려온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