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부갈등’이란 말 그리 우습게 들을 게 아니란다.
결혼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이이렇게 말해줬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결혼하고 나서 매사 조심스럽게 시어머니를 대했다.
시어머니는 내 예상과 다르게 늘 상냥했고 나를 반갑게 대해줬다.
사람들의 말과 달리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시어머니가 아니었다.
남편은 결혼하고 몇 달이 지나자 은근슬쩍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말이 다가오면 괜히 내 앞에서 서투른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설거지를 해준다느니…
쓰레기를 버려준다느니…
다리를 주물러준다느니…
정말 고맙고 사랑스러운 남편이었다.
그러나 이런 서투른 위선은 오래가지 않아 들통이 났다.
얄팍한 친절은 나를 본가에 데리고 가려는 미끼작전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주말이면 으레 시댁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남편의 이런 속 보이는 짓이 은근히 얄밉기만 했다.
남편의 얄팍한 친절이 횟수를 더할수록 내 스트레스는 늘어갔다.
그래서 ‘내편’이 아닌 ‘남편’일까.
내 스트레스의 주범은 시어머니가 아닌 바로 남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