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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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동갑내기 살리기

한국야쿠르트 신입사원 이정민 씨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1-04-1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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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혈모세포 기증 동갑내기 살리기
    요즘 20대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 ‘열정’ ‘도전’ ‘꿈’이라 답한다면 세태를 모르는 사람이다. 요즘 20대는 ‘스펙’ ‘취업난’ ‘경쟁’에 빠져 있다. 제 앞가림하기에도 벅찬 20대. 그런데 한국야쿠르트 신입사원 이정민(28) 씨는 3월 생면부지 백혈병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작년 7월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한 이씨는 수습 기간이던 9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유전자가 같은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2004년 군복무 시절 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을 했는데 6년 만에 이식 대상자가 생긴 것.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 가족이 아닌 이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는 바로 “하겠다”고 답했다. 이씨는 “정식 채용되기 전이었지만 사람 살리는 일인데 머뭇거릴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이씨의 선행을 적극 도왔다. 회사는 10월 이씨를 정식 채용했고, 아직 입사한 지 만 1년이 안 돼 연차휴가가 없는 것을 감안해 특별휴가를 주었다. 이씨는 “회사는 병원에 가느라 교육에 빠지는 내게 눈치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려해주고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식 전 조혈모세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주사를 맞을 때는 한 일주일 정도 어지럼증이 있었지만 금방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는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지만 그 덕에 나와 동갑내기인 이식자는 새 생명을 얻었다”며 “건강한 20대가 조혈모세포 기증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한 번 하면 다시 할 수 없다는 말에 이씨는 “골수가 맞는 환자가 나온다면 이번에는 골수 기증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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