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로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베스트 앨범 ‘파노라마: 더 베스트 오브 태연(Panorama: The Best of TAEYEON)’을 발매한 가수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연은 지난 10년간 탁월한 안정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보컬리스트로서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선보였다. 그의 노래에는 다소 비관적인 내용도 많았다. 그는 자주 사랑의 폐허 앞에서 분노와 냉소, 허무를 토로하곤 했다. 그러나 그 어두움은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이 식은 결과였다. 그것은 아이돌 출신인 태연이 ‘어른’으로 일어서 보이는 방식이었다. 마냥 설레기만 하는 순진무구한 소녀가 아니라, 살아 숨 쉬고 경험하고 회의하며 성장해온 인물로서 말이다. 애초에 2015년 솔로 데뷔곡 ‘아이(I)’에서 신화적 세계로 날아오르는 자신을 주제로 삼았을 만큼 커다란 자아상을 지닌 이 아닌가. 그의 밝고 예쁜 모습만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마저 설득하는 것이 태연이 가진 보컬과 캐릭터의 힘이다.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운 보컬의 마법
이번 앨범을 여는 타이틀곡 ‘인사(Panorama)’도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고통스러우면서도 찬란했던 과거와 고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내용이다. 그는 아마도 경험을 통해 좋은 일과 나쁜 일은 함께 오기 마련이며, 뭔가를 떠나보내야 할 때가 있음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손으로 과거를 “놓아주려” 한다. 그런 담담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은 나직하게 시작해 자못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록 사운드로 손에 잡힐 듯 표현된다.태연의 목소리가 아슬아슬한 듯한 표정의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아프게 웃던” “아름다웠던”이라고 과거를 되새기는데, 다음 대목에서는 같은 멜로디가 전혀 다르게 반복된다. 특유의 스피커를 뚫을 듯한 발성으로 날카롭고 자신 있게 “계속 걸어가”라는 가사를 부른다. 가슴 벅차게 몰아치던 노래가 다 끝나갈 무렵 이 대목은 다시 아련한 서정의 옷을 입고 등장한다. “찰나 같았던” “눈이 부셨던” 과거라고 노래한다. 변화무쌍하고 청자를 사로잡는 보컬의 위력으로 인물상의 입체성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태연만의 마법이다.
24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태연이 그동안 발표했던 타이틀곡 아닌 곡들도 포함하고 있다. ‘음원 강자’ 태연의 음악세계를 더 넓게 펼쳐 보이면서 그가 가진 다양한 음악적 색채와 보컬의 표현력, 그리고 인물상의 입체성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최고 히트곡을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태연에 관한 ‘최선의 파노라마’로 기능하는 베스트 앨범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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