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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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Z세대 관용어 ‘섹시 푸드’

[김상하의 이게 뭐Z?] 맛있는 음식 지칭… 엔믹스 해원이 유튜브서 소개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5-02-10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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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요즘 애들은 ‘요즘 애들’이라는 말을 들어도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힙하다’는 칭찬의 다른 표현으로 여긴다. 트렌드 선두에 서 있는 요즘 애들이 좋아하고 자주 쓰는 말로 어떤 게 있을까.

    #‘매우 굶주렸다’ 짤 유행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워크돌’로 활약하는 엔믹스 멤버 해원이 유행어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워크맨 채널 캡처]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워크돌’로 활약하는 엔믹스 멤버 해원이 유행어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워크맨 채널 캡처]

    유행어와 밈은 휙휙 바뀐다. Z세대인 필자도 친구들에게 종종 “그게 진짜 있는 말이야?”라고 확인할 정도다. 최근 화제가 됐던 Z세대 관용어 가운데 ‘섹시 푸드(sexy food)’가 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워크돌’로 활약하는 아이돌 그룹 엔믹스(NMIXX) 멤버 해원이 소개한 것이다. 그가 촬영 도중 “요즘 애들은 맛있는 걸 섹시 푸드라고 한다”고 하자 촬영장이 술렁였다. 출연진부터 스태프까지 그런 말이 실제로 있는지 의심했다. 마침 스무 살 대학생 3명이 촬영 중인 매장을 방문하자 바로 팩트 체크에 들어갔다. 요즘 맛있는 걸 먹으면 뭐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아, 섹시 푸드”라며 엄지와 검지를 흔들어 보였다.

    X(옛 트위터)에서는 ‘매우 굶주렸다’ 짤도 유행한다. 이미지를 위아래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 상단에는 가만히 있는 인물 사진을 둔다. 사진 위에는 ‘준비 중…’이라고 쓰여 있다. 하단에는 그 사람이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사진과 함께 ‘매우 굶주렸다’는 멘트를 붙인다. 이 짤의 원조는 배우 김남길이다. 김 씨가 자신의 X 계정에 올린 사진이 팬 사이에서 밈이 됐고, 아이돌 팬들이 각자의 ‘최애’ 사진을 넣어 짤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우 굶주렸다’ 짤은 블로그, X 등에서 ‘덕질’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클래식한’ 밈으로 자리 잡았다.

    #인생이 우울할 때는 ‘햄부기햄북’

    캐릭터 ‘망그러진곰’이 패러디한 햄부기 밈. [X(옛 트위터) ‘망그러진곰’ 계정 캡처]

    캐릭터 ‘망그러진곰’이 패러디한 햄부기 밈. [X(옛 트위터) ‘망그러진곰’ 계정 캡처]

    “햄부기햄북 햄북어 햄북스딱스 함부르크.” 언뜻 보면 고려가요 같다. 요즘 밈은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을 거두자. 이것도 진짜 있는 말이다. 시작은 X였다. 한 X 사용자가 우울과 무기력을 이겨내는 방법을 새로 찾았다며 ‘꿀팁’으로 짤을 올렸다. 중세시대 갑옷을 입고 긴 검(劍)을 든 햄스터가 종업원 햄스터에게 햄버거를 주문하는 이미지다. 햄스터 기사가 근엄한 표정으로 “햄부기햄북 햄북어 햄북스딱스”라고 주문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읽어보자.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은 참지 않아도 괜찮다.

    희한하지만 깜찍한 이 짤은 여러 이미지로 패러디됐다. 화제의 중심엔 불닭볶음면 X 계정이 있다. 불닭 마케팅 담당자가 햄부기 밈을 바꿔 “불다기불닭 불닭어 불닭스딱스 불다르크불닭기우가”를 만들어 공식 X 계정에 올렸다. 후일담도 웃음을 자아냈다. 이 게시 글 조회수가 잘 나오자 마케팅 팀장이 해당 문장 전체를 아침 회의에서 소리 내 읽었다는 후기다. 아직도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가. 일반인인 당신, 유행은 이해하기보다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돌잡이 대신 가치잡이

    돌잡이 대신 ‘가치잡이’가 유행할 조짐이다. [인스타그램 @im_syuu 계정 캡처]

    돌잡이 대신 ‘가치잡이’가 유행할 조짐이다. [인스타그램 @im_syuu 계정 캡처]

    Z세대는 자신을 이해하는 데 진심이다. MBTI, 사주가 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이유가 여기 있다. 직업을 갖거나 특정 과업을 이루기보다 ‘내 삶 전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찾고 싶어 한다. 최근 이런 Z세대의 눈길을 끈 돌잡이 이벤트가 등장했다. 자녀의 첫돌 기념행사에서 돌잡이 대신 ‘가치잡이’를 했다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다. 글쓴이는 아이 앞에 청진기나 돈 대신 사랑, 용기, 진정성, 감사 등을 적은 종이들을 놓았다. 직업이나 운으로 아이 앞날을 점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이는 사랑과 용기를 집었다. 이 게시 글이 화제가 되자 온라인 맘카페에서 돌잡이 용품을 취소하고 가치잡이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요즘 애들’이 앞으로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키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