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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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임종룡,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재벌 오너와 CEO 무더기 소환… 국회 ‘보여주기식 채택’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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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10-1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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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화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 제공]

    22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화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 제공]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10월 7일 시작된 가운데 올해도 재벌가 오너 등 기업인이 증인·참고인으로 줄소환되고 있다. 이들을 상대로 재계 이슈와 관련해 의미 있는 증언을 끌어낼 가능성은 있지만, 국회의 보여주기식 출석 요구에 기업인이 들러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출석해야 하며,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감 참고인의 경우 출석이 법적 의무는 아니다.

    당장 눈길을 끈 인물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수장으로선 최초로 국감에 출석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다. 임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가 임 회장을 부른 것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 및 계열사의 부당 대출 경위와 늑장 대응을 추궁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 전 회장 친인척과 관련 법인에 대해 우리은행에서 350억 원, 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에서 14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이뤄졌다. 이 같은 부당 대출과 관련해 임 회장은 10월 10일 정무위 국감에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수장 첫 국감 출석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2010년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그룹 회장, 지난해 윤종규 당시 KB금융그룹 회장은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응했다. 올해 173억 원 규모의 배임과 121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NH농협은행의 이석용 행장도 같은 날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벌가 오너들도 국감에 소환됐다. 국회 상임위원회 중 가장 많은 증인·참고인(161명)을 부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이 KT 최대주주가 된 과정을 재검증하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과 김영섭 KT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됐다. 3월 기존에 KT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감소(8.53→7.51%)하자 현대자동차(4.75%)와 현대모비스(3.14%)를 통해 총 7.89%의 지분을 가진 현대차그룹이 1대 주주가 됐다. 다만 참고인으로 채택돼 출석 의무가 없는 정 회장은 국감에 나오지 않았다. 10월 8일 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출석한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은 KT 주식 지분율 증가와 관련해 “사업 제휴의 실행력과 연속성을 강화하고자 상호 지분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KT 경영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MBK·영풍·고려아연 회장 모두 불출석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10월 21일 열리는 정무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무위는 김 부회장에게 한화에너지 공개 매수, 한화 계열사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집중 질의할 전망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지분 전량 보유)를 통해 ㈜한화 지분을 공개매수했다. 그 결과 한화에너지가 오너 3세들의 승계 구도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은 RSU와 관련해서도 정무위 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이 받은 RSU는 전체 주식의 0.35%에 불과해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한화그룹 측 입장이다.

    사회적 이목이 쏠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일찌감치 불출석 의사를 밝힌 기업인도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와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의 증인으로 채택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다. 이들 3명은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과 관련해 산자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10월 7일 국감에 불출석했다. ‘해외 출장’(김 회장, 장 회장)과 ‘이사회에서 긴급한 의사결정’(최 회장) 등을 사유로 들었다.

    최근 국감의 단골 증인·참고인으로 호출되는 기업인은 플랫폼업체 수뇌부들이다. 급성장한 플랫폼 산업의 영향력이 대기업 못지않게 커지면서 각종 이슈의 검증 대상에 올랐다. 10월 8일 산자위 국감에는 국내 배달 플랫폼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와 쿠팡이츠 김명규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근 이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기업의 수수료와 약관 등 불공정 논란을 추궁하기 위해서다. 국감 석상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등 공격적 마케팅이 생태계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국민의힘 강승규 의원), “배민의 판매자 약관 제8조를 보면 회사는 어떠한 보증도 않고, 이와 관련한 책임 일체를 판매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해 갑질을 일삼고 있다”(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는 질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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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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