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7

..

‘운명의 3주’… 트럼프와 최종 담판 링 오른 한국 

트럼프 “한국 8월 1일부터 25% 관세” 서한 공개

  • reporterImage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5-07-11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7월 8일(현지 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7월 8일(현지 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에 또다시 (상호관세 부과) 기한을 연장할지도 모르겠으나 이런 움직임 자체가 협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 시장이고, 일본처럼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무작정 시간을 끌면서 버틸 일은 아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7월 9일(이하 현지 시간) 3주간 말미를 더 얻은 미국 상호관세 조치에 관해 이같이 설명했다. 트럼프는 7월 7일 트루스소셜 계정에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공개했다. 당초 관세 발효 시점이던 7월 9일에서 한 차례 더 기한을 미루되, 이 기간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협상 카드를 가져오지 않으면 4월 발표했던 관세율을 그대로 매기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이날 서한을 받은 나라는 한국, 일본 등 14개국이다(표 참조).

    트럼프 특유 ‘벼랑 끝 전술’ 연장선

    이번 유예 결정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설득에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술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베선트는 관세 유예와 강행을 두고 고민하던 트럼프에게 “인도, 유럽연합(EU) 등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기한 연기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는 4월 2일 첫 상호관세 발표 당시에도 ‘90일 유예 조치’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이후 트럼프는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8월 1일 부로 각국에 25~40%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서한을 공개했다. 대체로 4월 수준과 동일하나 일본, 말레이시아는 세율이 1%p 상향됐다. 상호관세를 원안대로 시행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협상국을 상대로 불확실성을 높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가 14개국 중 한국과 일본 서한을 앞세운 데도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7월 7일 시간차를 두고 서한을 발송했는데, 그중 한국과 일본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이와 관련해 두 나라 모두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어 미국이 강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수출 경쟁국 관계인 두 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더 나은 조건을 받아내고자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대외적으로 “동맹국도 예외 없다”는 메시지 또한 전할 수 있다.

    7월 9일에는 필리핀, 브라질 등 8개국에 대한 서한이 추가로 공개되며 긴장감을 키웠다. 이날 트럼프는 필리핀에 기존 17%보다 3%p 상승한 20% 관세율을 부과했다. 브라질에 대해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을 이유로 기존 10%에서 50%로 세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인도, EU에 대한 서한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8월 1일 이후 관세 추가 유예 가능성에 관해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7월 7일 서한 발송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만약 그들(협상국)이 좋은 제안을 갖고 오면 (8월 1일이라는 시점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이후에는 “모든 관세는 8월 1일부터 납부해야 하며 기한 연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협상, 정치적 결단 필요한 영역”

    시장은 4월과 달리 무덤덤한 반응이다. 트럼프 협상 전술에 대한 학습 효과로 상호관세 리스크가 이전처럼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관세 부과 유예 발표 하루 전인 7월 7일(종가 기준) 3059.47에서 7월 10일 3183.23으로 4%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관세율이 1%p 올랐음에도 일본 닛케이 지수는 39587.68에서 39646.36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3주라는 협상 시한에 정부가 미국 요구 중 무엇을 받을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통상 전문가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상호관세와 자동차, 반도체, 구리,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로 한국 산업계가 받는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걸 피하려면 미국이 원하는 농산물시장 개방이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등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현 정부 지지층과도 연결돼 있는 문제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슬아 기자

    이슬아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11월 ‘빚투’ 반대매매 연중 최고치… 증시 대기 자금도 감소

    구글 제미나이가 AI 시장을 흔들었다… TPU로 챗GPT 성능 압도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