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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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공매도로 1억 넘는 수익 실현했다”

전업투자자 김영옥 “블루오션 공매도, 하락장에서는 살아남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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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2-03-1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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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공개(IPO) 직후 시가총액 2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공매도 폭탄을 맞자 3월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 공약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큰 공매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과 기관(105%)에 비해 높은 개인투자자 담보 비율(140%)을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브레이크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공매도(空賣渡)에서 공은 한자로 ‘빌 공’ 자다. 말 그대로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사서 갚는 매매 기법이다. 현재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 개인에게 모두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과 달리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대주거래로 공매도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일 공매도 부분 재개 후 11월 4일까지 6개월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72조9324억 원에 달한다. 그중 외국인은 75.2%에 해당하는 54조8706억 원, 기관은 22.8%에 해당하는 16조6242억 원이었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2% 정도에 그치는 1조4361억 원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증시 과열을 가라앉히는 순기능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주가 하락 원흉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기관과 외국인에게 공매도 담보 비율, 만기일 등이 유리하게 적용돼 공매도로 인한 불이익을 개인투자자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도 공매도로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개인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5년 동안 전업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옥 씨는 “앞으로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지금부터 공매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5년간 주식투자로 연평균 수익률 50%를 실현한 그의 투자법도 바로 공매도 매매다. 그는 지금까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실전 공매도’와 ‘주식시장의 승부사들’(공저)을 출간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에게는 미지의 투자법으로 여겨지는 공매도 투자에 대해 김영옥 씨에게 물었다.

    공매도 투자로 연평균 5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전업투자자 김영옥 씨. [사진 제공 · 김영옥]

    공매도 투자로 연평균 5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전업투자자 김영옥 씨. [사진 제공 · 김영옥]

    거품 제거하는 공매도 확대해야

    한국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공매도는 고수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공매도 투자를 하게 된 계기는?

    “전업투자 생활을 시작한 지 25년가량 됐는데, 처음 공매도 매매를 시작할 때는 자료가 별로 없었지만 재료주, 테마주 가운데 실적보다 고평가된 종목이 많이 보여 공매도 매매를 시작하게 됐다.”

    아직 한국은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공매도를 개인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실적과 무관하게 오른 종목은 결국 회사 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고점에서 매수하면 피해가 크다. 공매도를 활성화해 거품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공매도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서 실적보다 고평가된 종목의 가격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대주거래 등을 통해 공매도 매매가 가능하다.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는 공매도만이 살길이다.”



    왜 하락장에서 공매도 투자를 해야 하나.

    “주식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상승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쉽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 대응하기는 힘들다. 공매도는 하락장에서도 유용하므로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는 공매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한데.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선진국처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거의 모든 나라가 공매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도 MSCI, 즉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공매도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 공매도가 없앨 수 없는 제도라면 개인도 공매도 장단점을 배워야 외국인, 기관에게 당하지 않는다. 공매도를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매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공약이 실행되면 주식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개인 담보 비율이 너무 높다. 공약이 지켜진다면 이를 개선해 불공정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개인 공매도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면 부정적 인식이 개선돼 개인 공매도 비율이 늘어날 것이다.”

    공매도 손실 나면 반대매매 당해

    현재 다른 나라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일본은 전체 공매도에서 개인의 비중이 25% 정도다. 미국과 유럽은 35~40%가량이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개인 비중이 1%, 현재는 2% 정도로 극소수만 공매도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도 점점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도가 높을까.

    “일본은 외국인과 기관에 적용하는 혜택을 개인투자자에게도 똑같이 부여하고 있다. 특히 개인도 쉽게 주식을 빌릴 수 있어 공매도 물량을 개인이 확보하기 수월하다. 한국에서도 이런 정책이 빨리 시행돼야 한다.”

    워런 버핏은 공매도가 증가하는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매도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 투자자의 생각이다.

    “공매도를 할지 안 할지에 따라 매수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대형주 가운데 기관이나 외국인의 공매도 물량이 늘어났다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니 매수하지 않아야 한다. 반면 공매도 투자라면 주가가 실적보다 고평가된 종목들 위주로 매매하는 것이 좋다.”

    공매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일부 투자자가 공매도를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부정적 소문을 유포하거나 부정적 기업 보고서를 작성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기관과 외국인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개인투자자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공매도 투자 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손절가를 정하고 투자해야 한다. 일반 매매는 손실이 100% 이내로 한정되지만,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로 날 수 있다. 공매도를 했는데 주가가 급상승한다면 200%, 300%까지 손실이 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최고 수익률은 상장폐지가 될 경우 100%다. 따라서 투자금의 5분의 1 정도만 공매도로 투자하길 권한다. 특히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종목은 공매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공매도했을 때 일정 기준 이상 손실이 나면 신용매매처럼 반대매매로 일부 금액이 청산된다.”

    주가가 어떤 차트일 때 공매도 해야 하나.

    “차트에서 공매도하기 좋은 자리는 주가가 고점에서 2~3개월 횡보하면서 거래량이 줄고 이동평균선이 주가보다 위에 자리 잡으며 추세가 하락으로 꺾이는 자리다. 일봉 차트에서 쌍바닥, 스리바닥 지지가 되고 두 번, 세 번 고점을 찍은 뒤 추세가 하락하는 자리도 좋은 공매도 자리다. 좋은 공매도 자리는 반대로 생각하면 절대 매수해선 안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개인 대주거래로 공매도 가능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공매도 투자법은?

    “대주거래, 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액결제거래), 주식 선물거래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나도 이 세 방법으로 공매도 투자를 하고 있다.”

    대주거래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같은 종목을 매수해 갚는 투자법이다(표 참조). 대주거래는 현재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하는 공매도 대체투자법이다. 현재는 코스피 200개, 코스닥 150개 등 총 350개 종목이 대주거래가 가능하다. 대주거래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에서 시행하는 개인 공매도 교육을 이수하고 모의투자도 해야 한다.”

    CFD와 주식 선물거래란?

    “CFD는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매매 차익)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CFD 계좌를 개설하려면 전문투자자 등록을 해야 한다. CFD 가능 종목은 대주거래와 거의 흡사하다. 주식 선물거래는 미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 약속하는 거래다. 주식 선물거래 가능 종목은 140개 정도로, 주로 대형주로 구성돼 있다. 주식 선물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선물 교육을 받고 증거금 1000만 원이 있어야 한다.”

    CFD와 대주거래의 차이점은?

    “보유 기간에 따른 이자(1년 기준)를 내야 하는데 CFD와 대주거래는 이자가 비슷하다. 종목도 거의 흡사하다. 다만 대주거래는 보유 기간 이후 갱신을 별도로 해야 하고 CFD는 무한대로 보유할 수 있다. 무엇보다 CFD는 계좌 개설 조건이 까다롭다. 대주거래는 개인이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물량 확보가 CFD에 비해 어렵다.”

    대주거래 보유 기간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제도가 바뀌어 보유 기간이 60일에서 90일로 늘었다. 연장하면 무한대로 보유할 수 있다. 보유 기간이 60일일 때는 기간이 짧아서 공매도가 어려웠다. 이제는 장기 보유가 가능해져 공매도 투자가 훨씬 유리하다.”

    최근 대주거래나 CFD로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종목은?

    “대선 테마주로 급등한 안랩에 CFD 투자를 해 1억500만 원 넘는 수익을 실현했다. 테마주는 공매도하기 좋은 종목 중 하나다(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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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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