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당선자 못지않게 빛나는 주역이 있다.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으로 개인의 승패가 아닌, 당 승리를 위해 뛴 여야 ‘여걸 4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이혜훈,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과 박선숙, 전현희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의원. 19대 국회에서 백의종군할 이들은 이번 선거의 최전방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 이혜훈 : 선거사령탑으로 현장 지휘
친박(친박근혜) 주류인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후보자추천(이하 공천) 경쟁자가 없어 무난히 공천받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울 강남벨트 전체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일부 비상대책위원이 재고를 요구하고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강남지역의 현역의원을 교체하지 않고선 쇄신 의지를 보이기가 힘들다는 의견을 넘지 못했다.
낙천의 아픔이 컸지만 이 의원은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박근혜호(號)’에 힘을 보탰다. 그는 선거 마지막 날까지 선거대책회의를 하루에도 수차례 열며 선거 판세와 전략을 점검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현장을 뛰면서 총선을 전체 지휘했다면, 이 의원은 전략을 짜 박 비대위원장을 후방 지원하는 임무를 맡아 콤비를 이뤘다.
야당을 공격하는 저격수 구실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용민 민주당 후보가 저질·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이 의원은 “저질, 막말 발언의 당사자를 영입해 꽃가마를 태운 당(민주당)을 국민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한명숙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공지영 작가는 김 후보에 대한 소견을 분명히 하라”며 직접 공세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점도 이 의원의 행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총선 후 서울지역에서 재·보궐 선거가 이뤄질 경우, 이 의원이 그 자리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분명한 것은 이 의원이 박 비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당내 경선과 대선에서 더 큰 임무를 맡으리라는 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신임이 원체 두터운 데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 비대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활약한 바 있다.
# 조윤선 : 대변인으로 총선 맹활약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던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은 종로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불출마 선언을 했다. 공추위에서는 조 의원을 서울 중구나 경기 의왕과천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본인이 완강히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례대표 출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나경원, 전여옥 의원이 모두 대변인을 거치면서 능력을 검증받은 뒤 서울에서 나란히 지역구 재선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역시 비례대표 출신으로 대변인을 맡은 경험이 있는 조 의원의 낙천은 당내에서도 아쉽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박 비대위원장은 그를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영입한 이상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에 임명했다. 겸손하되 할 말은 분명히 하는 화법과 정치적 희생을 수용한 점을 박 비대위원장이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조 의원 역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자신의 선거 때문에 대변인을 피하는 것과 달리 흔쾌히 대변인 제의를 받아들였다.
대변인으로서의 실력은 이미 검증받은 바 있다. 조 의원은 새누리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18대 총선 때도 선거일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대변인에 발탁됐다. 이후 조 의원은 선거기간 내내 박 비대위원장이 이동하는 곳이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수행하며 자리를 함께했다. 조 의원은 ‘친박’은 아니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향후 정치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박선숙 : 양보와 책임 확실히 각인시켜
구원투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총괄 지휘한 박선숙 사무총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3월 16일 한명숙 민주당 대표가 ‘비리 연루자’ 공천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임종석 사무총장 후임으로 그를 임명하자 언론은 일제히 ‘구원등판’이라고 썼다. 그는 4년 전 신계륜 사무총장이 낙마했을 때도 바통을 이어받아 실무를 책임졌다.
그는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였던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당 실무대표를 맡아 전국 단위의 야권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공천 과정에서는 서울 동대문갑 후보 제안을 받았으나 “야권연대 협상 타결로 우리 당 후보의 출마 기회를 봉쇄해놓고 내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며 고사했다. 하지만 ‘양보와 책임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면서 그에게 더 큰 임무가 주어졌다.
그는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선거사령탑’격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총선 전략과 판세 분석, 전략 수립을 관장했다. 그는 막판까지 “투표율 1~2% 차이가 당락 희비를 가를 것이며 투표율이 60% 이상 돼야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면서 투표율 높이기에 주력했다.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127석을 얻는 데 그치자 그는 “미흡한 점이 많아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고 책임을 느낀다”면서 사무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냉철한 전략통으로 활약한 그가 대선 국면에서 중용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 전현희 : 백의종군 유세 약속 지켜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정동영 상임고문과 경선을 벌여 낙마한 뒤 3월 15일 서울 송파갑 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그는 나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강남을 경선에서 지고 송파갑으로 선거구를 바꿔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다. 나로 인해 당 공천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들었다”며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제1호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로 원내대변인을 지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 의원의 낙천에 대해 당 내외에서 아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4·11 총선에서 전 의원에게 지원 요청이 쇄도했다.
그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자신이 경선에서 진 서울 강남을이었다. 그는 정동영 고문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후방에서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협회, 주부들을 만나 홍보전을 펼치는 것도 그의 주요 임무였다. “경선 패배 시 정 고문의 당선을 돕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었다. 그는 또한 고향인 경남 통영시와 고성군을 찾아 같은 당 홍순우 후보의 지원 유세도 벌였다. 호남에서도 1박 2일간의 지원 유세 강행군을 이어갔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에서 PK(부산·경남) 출신의 여성 의원인 그가 대선 국면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카드’로 활용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이혜훈 : 선거사령탑으로 현장 지휘
친박(친박근혜) 주류인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후보자추천(이하 공천) 경쟁자가 없어 무난히 공천받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울 강남벨트 전체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일부 비상대책위원이 재고를 요구하고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강남지역의 현역의원을 교체하지 않고선 쇄신 의지를 보이기가 힘들다는 의견을 넘지 못했다.
낙천의 아픔이 컸지만 이 의원은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박근혜호(號)’에 힘을 보탰다. 그는 선거 마지막 날까지 선거대책회의를 하루에도 수차례 열며 선거 판세와 전략을 점검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현장을 뛰면서 총선을 전체 지휘했다면, 이 의원은 전략을 짜 박 비대위원장을 후방 지원하는 임무를 맡아 콤비를 이뤘다.
야당을 공격하는 저격수 구실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용민 민주당 후보가 저질·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이 의원은 “저질, 막말 발언의 당사자를 영입해 꽃가마를 태운 당(민주당)을 국민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한명숙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공지영 작가는 김 후보에 대한 소견을 분명히 하라”며 직접 공세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점도 이 의원의 행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총선 후 서울지역에서 재·보궐 선거가 이뤄질 경우, 이 의원이 그 자리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분명한 것은 이 의원이 박 비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당내 경선과 대선에서 더 큰 임무를 맡으리라는 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신임이 원체 두터운 데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 비대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활약한 바 있다.
# 조윤선 : 대변인으로 총선 맹활약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던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은 종로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불출마 선언을 했다. 공추위에서는 조 의원을 서울 중구나 경기 의왕과천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본인이 완강히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례대표 출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나경원, 전여옥 의원이 모두 대변인을 거치면서 능력을 검증받은 뒤 서울에서 나란히 지역구 재선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역시 비례대표 출신으로 대변인을 맡은 경험이 있는 조 의원의 낙천은 당내에서도 아쉽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박 비대위원장은 그를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영입한 이상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에 임명했다. 겸손하되 할 말은 분명히 하는 화법과 정치적 희생을 수용한 점을 박 비대위원장이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조 의원 역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자신의 선거 때문에 대변인을 피하는 것과 달리 흔쾌히 대변인 제의를 받아들였다.
대변인으로서의 실력은 이미 검증받은 바 있다. 조 의원은 새누리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18대 총선 때도 선거일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대변인에 발탁됐다. 이후 조 의원은 선거기간 내내 박 비대위원장이 이동하는 곳이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수행하며 자리를 함께했다. 조 의원은 ‘친박’은 아니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향후 정치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박선숙 : 양보와 책임 확실히 각인시켜
구원투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총괄 지휘한 박선숙 사무총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3월 16일 한명숙 민주당 대표가 ‘비리 연루자’ 공천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임종석 사무총장 후임으로 그를 임명하자 언론은 일제히 ‘구원등판’이라고 썼다. 그는 4년 전 신계륜 사무총장이 낙마했을 때도 바통을 이어받아 실무를 책임졌다.
그는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였던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당 실무대표를 맡아 전국 단위의 야권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공천 과정에서는 서울 동대문갑 후보 제안을 받았으나 “야권연대 협상 타결로 우리 당 후보의 출마 기회를 봉쇄해놓고 내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며 고사했다. 하지만 ‘양보와 책임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면서 그에게 더 큰 임무가 주어졌다.
그는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선거사령탑’격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총선 전략과 판세 분석, 전략 수립을 관장했다. 그는 막판까지 “투표율 1~2% 차이가 당락 희비를 가를 것이며 투표율이 60% 이상 돼야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면서 투표율 높이기에 주력했다.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127석을 얻는 데 그치자 그는 “미흡한 점이 많아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고 책임을 느낀다”면서 사무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냉철한 전략통으로 활약한 그가 대선 국면에서 중용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 전현희 : 백의종군 유세 약속 지켜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정동영 상임고문과 경선을 벌여 낙마한 뒤 3월 15일 서울 송파갑 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그는 나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강남을 경선에서 지고 송파갑으로 선거구를 바꿔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다. 나로 인해 당 공천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들었다”며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제1호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로 원내대변인을 지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 의원의 낙천에 대해 당 내외에서 아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4·11 총선에서 전 의원에게 지원 요청이 쇄도했다.
그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자신이 경선에서 진 서울 강남을이었다. 그는 정동영 고문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후방에서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협회, 주부들을 만나 홍보전을 펼치는 것도 그의 주요 임무였다. “경선 패배 시 정 고문의 당선을 돕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었다. 그는 또한 고향인 경남 통영시와 고성군을 찾아 같은 당 홍순우 후보의 지원 유세도 벌였다. 호남에서도 1박 2일간의 지원 유세 강행군을 이어갔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에서 PK(부산·경남) 출신의 여성 의원인 그가 대선 국면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카드’로 활용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