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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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부 돈으로 ‘건물주’ 되는 법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 본격 시행…내 돈은 20~30%만 부담, 수익률 5~6%대

  • 김은향 자유기고가 woocuma29@gmail.com

    입력2017-05-12 17: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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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물주 위의 건물주 되기.’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의 로망이 아닐까. 투자금이 부족해 건물주 꿈을 일찌감치 포기한 이라면 정부가 시행 중인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으로 눈을 돌려보자.

    불규칙한 수입 탓에 노후가 늘 걱정이던 자영업자 A(40)씨. 안정적인 고정수익원을 찾던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정부가 시행하는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이다. 3억 원짜리 주택을 임대용으로 매입하면서 집값의 50%는 주택도시기금에서 파격적인 연 1.5% 저금리로 융자를 받고, 임차인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는 보증금으로 9000만 원을 받았다. 이렇게 A씨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총 2억4000만 원. 결과적으로는 A씨는 자본금 6000만 원으로 집주인이 됐다. 이자 부담금을 제하고도 매달 일정 금액의 고정수익이 발생한 셈. A씨는 비록 시세보다 조금 적은 임대료가 아쉽기는 하지만, 공실 걱정 없이 매달 꼬박꼬박 입금되는 임대료가 만족스럽다.



    매매가격 20%로 건물주 가능?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는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은 집주인에게 낮은 금리(최저 1.5%)로 주택 신축·수리·매입비를 지원해주는 대신, 해당 주택의 임대료를 시세의 85%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해 공급하는 사업이다. 집주인은 저렴한 비용으로 보유한 집을 개·보수하거나 신축 또는 구매해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세입자는 시세보다 저렴한 임차료로 집을 구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종의 공공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크게 ‘집주인 건설·개량방식’과 ‘집주인 매입방식’으로 나뉜다. 집주인 건설·개량방식은 준공 후 10년이 지난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을 허물거나 건축물이 없는 토지에 낮은 금리의 융자를 이용해 1~2인용 주택을 신축해 임대하는 자율건축형과 준공 후 20년 이내 주택을 도배·장판 교체·화장실 개량 등 단순 수선 후 임대하는 경수선형이 있다.



    집주인 매입방식은 소유한 주택이 없는 사람이 임대용으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다가구주택 등 공동주택 매입비용을 정부로부터 싼 금리에 빌릴 수 있다. 매매비용의 최대 80%까지 지원 가능해 집값의 20%만 있으면 자기 명의로 된 집을 가질 수 있다.

    LH(혹은 민간업체)는 두 가지 방식 모두에서 해당 주택의 임차인이 돼 임대 관리를 전담한다. LH는 전대를 통해 확보한 월임대료를 집주인에게 돌려준다. 단, 임대관리 수수료와 융자금 상환금 등을 빼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융자금 상환 방식이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또는 원금혼합상환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집주인 매입방식에서 만기일시상환을 선택한 이는 융자금 상환금을 빼지 않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확실한 사실은 공실 여부와 상관없이 집주인은 LH로부터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5월 22일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앞둔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은 이미 지난해 전국에서 집주인 건설·개량방식 6개 동, 집주인 매입방식 14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에 따르면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의 수익률(집주인 기준)은 5~6%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반 오피스텔의 임대 수익률이 평균 4%대인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이지만, 정부는 좀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고자 기존 제도에서 몇 가지 변화를 줬다.

    먼저 임대료 시세를 기존 80%에서 85%로 올려 집주인의 실질 수익률을 7% 선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LH가 일괄하던 임대관리에도 민간업체가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 이 경우 임대료를 시세 대비 최대 90%까지 받을 수 있다. 임대료 산정에 실거래가 수준을 반영하고자 한국감정원 시세 자료를 활용한다.



    거치 기간, 매각 조건 등도 꼼꼼히 따져야

    임대 가구 크기도 종전 20㎡ 이하에서 50㎡ 이하로 넓어져 임대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투룸을 건설할 수 있다. 융자 한도 또한 집주인 건설·개량방식의 경우 다가구 건설은 동당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공동주택 건설은 호당 4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집주인 매입방식은 종전과 동일하게 다가구는 동당 4억 원(건물 기준), 호당 8000만 원 한도를 유지한다. 아파트처럼 부분 등기가 가능한 공동주택의 경우 호당 융자를, 부분 등기가 안 되는 다가구주택 등은 1동을 기준으로 한다. 다세대 외 도시형생활주택 등도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취득세가 전액 면제되고, 재산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가구별로 부과되는데 전용면적 40~50㎡ 구간이면 총 75% 감면받을 수 있다.  

    해당 사업에 참여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도 있다. 먼저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은 기본적으로 8년간 유지해야 한다. 그 후에는 융자금을 모두 상환해야 하고, 집주인이 원할 경우 2년 단위로 연장 가능하다. 동일한 조건으로 제삼자에게 양도할 수도 있는데, 단 8년 기간을 채우지 않고 양도할 경우 융자금을 일시 상환해야 하며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주택 매매가 그렇듯 임대 사업을 종료하고 싶을 때 매각이 잘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매각까지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입지와 주택가격 추이, 주변 부동산시장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올해부터 새로 추가된 민간제안형 사업은 집주인과 민간업체가 직접 협의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한국감정원의 사업 타당성 평가를 통과해야 연 1.5%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다. 단, 민간업체의 다양성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 아래 전세, 준전세, 준월세 등 여러 임대 형태가 가능하다. 주변보다 저렴한 시세로 이러한 임대주택을 이용하고 싶다면 LH지역본부에서 진행하는 임차인 모집을 참고하면 된다. 마이홈 인터넷 홈페이지(www.myhome.go.kr)에서도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으로 운영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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