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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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잠언

신구잠(愼口箴)

  • 하승현 선임연구원

    입력2016-11-21 15: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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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잠(愼口箴)    
    - 일침을 가하기 어려우면 입을 꽉 다무는 게 낫다

    말실수할까 싶은 게
    군자의 걱정
    말을 두고 순 임금은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했고
    부열(傅說)은 부끄러움을 일으킨다 했네

    말을 쉽게 하면 허튼소리가 되고
    말을 많이 하면 지루해지네
    내가 함부로 말하면 상대도 거슬리고
    가는 말이 거칠면 오는 말도 틀어지네
    흰 돌의 티끌은 갈아 없앨 수 있지만
    말은 사마*로도 따라잡기 어렵네

    (중략)

    나는 진심을 말하지만
    상대는 눈을 흘기고
    어제의 벗이
    오늘의 원수가 되기도 하네



    일침을 가하기 어려우면
    입을 꽉 다무는 게 낫네**
    잠을 지어 벽에 걸어
    보면서 성찰하려네

    愼口箴   

    樞機之失 君子所憂 舜謂興戎 說云起羞
    易誕煩支 肆忤悖違 圭玷尙磨 駟舌難追
    (중략)
    我則輸心 人多側目 昔者朋類 今爲仇敵
    難施一針 可法三緘 作箴揭壁 用備省監

    *‘사마(駟馬)’는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을 가리킨다.

    ** 원문의 ‘가법삼함(可法三緘)’은 세 겹으로 봉한, 쇠로 만든 사람(金人)을 본받는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공자가 주(周)나라 태묘(太廟)에 갔을 때 쇠로 만든 사람을 봤는데, 등 뒤에 ‘옛날에 말조심을 하던 사람이다. 경계하여 많은 말을 하지 말지어다.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다’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공자가어(孔子家語)’ 관주(觀周) 편).


    조선시대 문신 회헌(悔軒) 조관빈(趙觀彬·1691~1757)이 지은 글입니다. 말을 쉽게 하고 지키지 못하면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돼 신뢰를 잃고, 말을 많이 하면 듣는 사람이 지루해져 함께 이야기하기를 꺼리게 됩니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거스르고, 거칠게 건넨 말에 돌아오는 말도 곱지 않습니다. 가장 잘하기 어려운 일이 말하기입니다. 
    - 하승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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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침을 가하기 어려우면
    입을 꽉 다무는 게 낫네

    難施一針 可法三緘
    난시일침 가법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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