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근접
트럼프 트레이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움직인 자산은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약진에 힘입어 약 6개월 만에 개당 7만2000달러(약 1억 원)를 넘어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월 29일 7만35772달러까지 치솟으며 3월 13일 찍은 역대 최고가인 7만3800달러에 근접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이날 1억215만 원까지 올라 4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1억 원을 돌파했다. 앞서 트럼프는 “나는 암호화폐 대통령”이라고 말하면서 공식 석상마다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밝혀왔다. 비트코인 급등에 세계 최다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채굴 기업 라이엇플랫폼스, 마라톤디지털, 클린스파크 주가도 강세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10월 1일 종가 기준 162달러에서 10월 30일 244달러로 상승하며 50%가량 올랐다. 트럼프가 당선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가우탐 추가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 시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8만∼9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옵션 거래자들이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11월 말까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8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베팅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함께 트럼프 트레이드로 분류되는 금과 달러 가격도 이미 솟구쳤다. 트럼프는 집권 후 대규모 세금 감면과 경기 부양책 시행을 공언하고 있어 국채가 대규모로 발행될 전망이다. 이에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그 영향을 받는 달러도 강세가 예상된다. 또한 유동성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인 금값도 오를 수 있다. 10월 들어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3% 올랐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7% 넘게 상승했다. 국제 금값은 10월 17일 사상 최초로 2700달러(약 372만 원)를 돌파한 후 3000달러(약 413만5800원)를 향해 가고 있다.
트럼프가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주가는 10월 한 달간 200%가량 급등했다(그래프1 참조). 10월 들어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해리스에 우위를 보이면서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는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로, 트럼프는 트럼프미디어의 지분 약 57%를 소유하고 있다.
反트럼프 트레이드 약세
반면 해리스 수혜 종목이자 반(反)트럼프 트레이드인 태양광 관련주,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는 대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반트럼프 트레이드 대표 종목 가운데 태양광 관련주로는 퍼스트솔라,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 인페이즈 에너지, 선런, 인베스코 태양광 ETF(TAN) 등이 있다. 풍력 발전 관련주로는 TPI 컴포지트, 아이셰어즈 글로벌 청정에너지 ETF(ICLN) 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집권 시 시행될 정책 방향과 주가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S&P500 지수가 70% 상승했는데, 금융주는 33%가 오른 반면 친환경업종은 294%나 상승했다”며 “일반적으로 트럼프 집권 시 금융, 해리스 집권 시 친환경 종목이 유리하다고 알려졌지만 조 바이든 정부 때부터 ‘탈세계화’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덮치면서 반대 상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그래프2 참조). 이 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트럼프 집권 시 소형모듈원자로(SMR), 자율주행, 바이오, 헬스케어를 주목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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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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