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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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16 뜨는 산업, 지는 산업

최악 변수는 중국 경기 둔화…조선·철강 힘겨운 한 해 될 듯

  •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oowanlee@hanafn.com

    입력2016-01-18 1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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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대표적인 것이 높은 수출 의존도다. 2014년 수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0.6%를 기록했다. 비록 최근 수출이 부진해 GDP 성장 기여도는 낮아졌지만, GDP에서 수출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더욱 중요한 특징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 지역은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 미국, 유럽연합(EU) 등인데 이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25.4%에 달한다. 최근 국내 주요 산업이 불황을 겪는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있다.

    미국 금리 영향 생각보다 다층적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일(對日) 수출이 비중은 5.6%로 생각보다 높지 않다. 문제는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과 한국의 경합도가 높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10대 수출품을 비교해보면 5개 품목이 정확히 일치한다. 그 밖에도 한국은 원유 등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특징을 지니며, 국가 경제에서 무역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이 이슈가 된 이유다.
    2015년 12월 미국은 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올해 최대 100bp 정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앞으로도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달러 강세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다. 반면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달러 강세가 맞물려 엔화 약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최근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쓰는 중국 역시 위안화를 추가 절하할 개연성이 높다. 다만 상대적으로 원-위안 환율보다 원-달러, 원-엔 환율의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원유시장의 경우 올해는 유가가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공격적으로 증산에 나설 경우 유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시작된 중국의 6%대 경제성장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은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중국을 최종소비자로 하는 내수시장과 중국에 부품 등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완제품을 수출하는 수출시장이다. 중국의 수출 부진은 이미 2012년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내수 위주 경기부양을 통해 7% 성장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내수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결국 올 한 해는 △미국 금리인상 △엔화 약세 △중국의 GDP 성장률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하락 △유가 하락이라는 6개 거시경제지표가 국내 산업에 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표 참조). 언론에서는 미국 금리인상과 저유가에 따른 산업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경기 둔화야말로 국내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가장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일부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과 환율 상승이 벌어질 것이므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수 있어 자동차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산업 대부분은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반면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비철금속, 조선, 해운, 기계, 석유화학 등 8개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대(對)중국 수출이 부진해질 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 역시 내수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유가 하락의 영향은 다소 복잡하다. 정유, 석유화학, 해운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어 중립적인 반면, 조선이나 건설은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정유와 석유화학의 경우 원가 절감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재고 손실이라는 부정적 효과가 공존한다. 해운의 경우 연료비 절감과 물동량 증가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그와 동시에 운임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조선과 건설은 각각 해상 및 육상 플랜트 수요 감소로 직결돼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2017년 혹은 그 후에도

    중국의 경기 둔화 다음으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엔화 약세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상승과 일본 제품의 국내 유입 확대가 이어진다. IT,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 등 5개 산업이 모두 영향권 안에 들어 있다. 그 밖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IT, 자동차, 기계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테고 원자재 가격 하락은 철강, 비철금속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자원국의 경기가 부진해지고 금속업체들의 판매가격 역시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산업별로 다시 정리해보자. 결국 가장 복합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는 분야는 철강과 조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철강은 엔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충격에 노출되고 조선은 엔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이들 산업은 이미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이므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 엔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충격을 받게 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비철금속은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정유, IT, 해운 등 상대적으로 대외 거시경제지표의 영향을 적게 받는 산업의 경우 산업 내 수급 상황이나 각 기업의 경쟁력 유무에 따라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산업 역시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므로 결과적으로는 중국이라는 변수에 노출돼 있다.
    이렇듯 2016년 6개 거시경제지표는 올해 각 산업에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앞서 살펴본 지표 가운데 상당수는 올해뿐 아니라 2017년, 혹은 그 후까지도 여파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정부와 기업이 이번 기회에 변화하는 글로벌 패러다임을 면밀히 분석해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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