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각 구단이 1월 중순 동계 및 전지훈련에 들어가면서 새 시즌을 향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전히 이적시장은 열려 있고 용병 수혈 등 나머지 작업이 남았지만 각 구단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나기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도·시민구단은 물론이고 기업 구단 중에서도 모기업의 투자 위축에 따라 시린 찬바람을 맞은 팀이 적잖다.
전북 현대 모터스와 FC서울, 수원 삼성 블루윙즈 등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3개 명문구단의 희비도 엇갈렸다. K리그 구단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전북은 국내 다른 구단들로부터 실력 있는 토종·용병 선수들을 데려왔을 뿐 아니라 해외파까지 영입하며 올해도 가장 알찬 전력 보강을 이뤘다. 서울 역시 과거 한국 축구를 주름잡았던 최고 용병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데얀을 재영입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한때 K리그를 대표하던 수원은 수년째 계속되는 ‘지출 줄이기’ 흐름 속에서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3개 구단은 올해 나란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두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른 셈이다. ‘나는 전북, 뛰는 서울, 뒷걸음치는 수원’으로 요약할 수 있는 3개 구단의 겨울나기를 정리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2000년대를 기점으로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라는 뜻의 스페인어) 정책을 폈다. 세계적 스타를 대거 끌어모아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적 행보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북은 전남 드래곤즈 소속이던 이종호, 임종은 영입을 시작으로 수원에서 뛰던 최재수,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 소속이던 김창수도 손에 넣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뛴 고무열과 제주 유나이티드 FC에서 뛴 특급 용병 로페즈도 영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 ‘만능 미드필더’ 김보경(마쓰모토 야마가 FC)이다. 한때 ‘제2의 박지성’(은퇴)으로 불리며 A매치 통산 32경기(3골)에 나섰던 그는 2010년 프로 데뷔(세레소 오사카) 이후 처음으로 K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김보경은 오이타 트리니타 임대 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 FC와 챔피언십(2부) 위건 애슬레틱 FC 등 줄곧 해외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 후반기 마쓰모토에서 부활을 꿈꿨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의 김보경 영입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감바 오사카와의 쟁탈전 끝에 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을 직접 만나 ‘틀림없이 재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과거에도 많은 이가 외면한, ‘축구가 간절한’ 베테랑을 대거 끌어들여 성공적으로 재기케 함으로써 ‘재활공장장’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최 감독의 설득이 김보경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다재다능하고 풍부한 경험을 지닌 김보경은 전북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한마디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북에 이어 두 번째로 활발한 겨울나기를 한 팀이 바로 서울이다. 전북 최 감독이 공개적으로 “올해 클래식에서 우리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팀은 서울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서울의 전력 보강 역시 알찼다.
‘괴물 용병’ 데얀을 다시 데려왔고, 부산 아이파크로부터 주세종도 영입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에서 뛰던 골키퍼 유현도 데려왔다. 데얀은 K리그 역대 최고 용병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선수다.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K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31골), 최단 경기 100골 돌파(173경기), 외국인선수 최다골(141골) 등의 기록을 세운 ‘K리그의 역사’다. 데얀 영입으로 서울은 데얀-아드리아노-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공격진을 구성했다. 데얀은 30대 중반의 노장이지만, 서울은 그의 체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골 감각이 좋아 여전히 ‘급이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 공격진의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전북에 결코 뒤지지 않는 라인업이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3명 모두 개성이 있고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세 선수가 함께 뛰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말로 ‘타도 전북’의 선봉에 서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겨울 행보를 보면 우려스러울 정도다. 지난 시즌 중반 스트라이커 정대세(시미즈 에스펄스)를 일본에 빼앗겼던 수원은 겨우내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일본으로 떠났고, 최재수는 전북에 내줬다.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조성진과 김은선은 안산경찰청 프로축구단에 입단했다.
서정원 감독이 “(지금 상황은) 다시 창단하는 것과 다름없다. 답답하다. 집을 리모델링할 때 최소한의 기둥은 남긴 뒤 벽돌을 바르고 지붕을 올려야 하는데, 지금은 기둥마저 뽑혔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다.
수원은 모기업 제일기획이 2년 전 구단을 인수하면서 씀씀이가 팍 줄었다. 초호화멤버를 구성했던 과거는 이제 추억 속 기억일 뿐이다. 구단 안팎에서 “수원의 믿는 구석은 서 감독의 리더십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북 현대 모터스와 FC서울, 수원 삼성 블루윙즈 등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3개 명문구단의 희비도 엇갈렸다. K리그 구단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전북은 국내 다른 구단들로부터 실력 있는 토종·용병 선수들을 데려왔을 뿐 아니라 해외파까지 영입하며 올해도 가장 알찬 전력 보강을 이뤘다. 서울 역시 과거 한국 축구를 주름잡았던 최고 용병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데얀을 재영입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한때 K리그를 대표하던 수원은 수년째 계속되는 ‘지출 줄이기’ 흐름 속에서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3개 구단은 올해 나란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두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른 셈이다. ‘나는 전북, 뛰는 서울, 뒷걸음치는 수원’으로 요약할 수 있는 3개 구단의 겨울나기를 정리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2000년대를 기점으로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라는 뜻의 스페인어) 정책을 폈다. 세계적 스타를 대거 끌어모아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적 행보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K리그에는 전북만 있다?
최근 클래식 2연패를 포함해 통산 4차례 K리그 패권을 차지한 전북이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 따라붙었던 ‘지구 방위대’라는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K리그 방위대’라는 수식을 얻기에 충분하다. 지난해에도 “두 팀을 꾸려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클래식 제패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더 큰 꿈을 꾸는 전북과 최강희 감독의 ‘선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아니 다른 구단의 위축된 분위기와 달리 공격적 움직임으로 ‘절대 1강’의 위치를 더 굳건히 했다는 평가마저 듣고 있다.전북은 전남 드래곤즈 소속이던 이종호, 임종은 영입을 시작으로 수원에서 뛰던 최재수,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 소속이던 김창수도 손에 넣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뛴 고무열과 제주 유나이티드 FC에서 뛴 특급 용병 로페즈도 영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 ‘만능 미드필더’ 김보경(마쓰모토 야마가 FC)이다. 한때 ‘제2의 박지성’(은퇴)으로 불리며 A매치 통산 32경기(3골)에 나섰던 그는 2010년 프로 데뷔(세레소 오사카) 이후 처음으로 K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김보경은 오이타 트리니타 임대 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 FC와 챔피언십(2부) 위건 애슬레틱 FC 등 줄곧 해외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 후반기 마쓰모토에서 부활을 꿈꿨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의 김보경 영입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감바 오사카와의 쟁탈전 끝에 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을 직접 만나 ‘틀림없이 재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과거에도 많은 이가 외면한, ‘축구가 간절한’ 베테랑을 대거 끌어들여 성공적으로 재기케 함으로써 ‘재활공장장’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최 감독의 설득이 김보경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다재다능하고 풍부한 경험을 지닌 김보경은 전북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한마디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북에 이어 두 번째로 활발한 겨울나기를 한 팀이 바로 서울이다. 전북 최 감독이 공개적으로 “올해 클래식에서 우리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팀은 서울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서울의 전력 보강 역시 알찼다.
‘괴물 용병’ 데얀을 다시 데려왔고, 부산 아이파크로부터 주세종도 영입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에서 뛰던 골키퍼 유현도 데려왔다. 데얀은 K리그 역대 최고 용병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선수다.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K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31골), 최단 경기 100골 돌파(173경기), 외국인선수 최다골(141골) 등의 기록을 세운 ‘K리그의 역사’다. 데얀 영입으로 서울은 데얀-아드리아노-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공격진을 구성했다. 데얀은 30대 중반의 노장이지만, 서울은 그의 체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골 감각이 좋아 여전히 ‘급이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 공격진의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전북에 결코 뒤지지 않는 라인업이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3명 모두 개성이 있고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세 선수가 함께 뛰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말로 ‘타도 전북’의 선봉에 서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수원
수원은 지난 시즌까지 최근 2년 연속 전북에 이어 K리그 클래식 2위에 올랐다. 2014년 전북과의 승점은 14점차였지만, 지난해는 6점차로 간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3년째를 맞은 지난해 온갖 역경 속에서도 전북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또 따냈다.
그러나 겨울 행보를 보면 우려스러울 정도다. 지난 시즌 중반 스트라이커 정대세(시미즈 에스펄스)를 일본에 빼앗겼던 수원은 겨우내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일본으로 떠났고, 최재수는 전북에 내줬다.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조성진과 김은선은 안산경찰청 프로축구단에 입단했다.
서정원 감독이 “(지금 상황은) 다시 창단하는 것과 다름없다. 답답하다. 집을 리모델링할 때 최소한의 기둥은 남긴 뒤 벽돌을 바르고 지붕을 올려야 하는데, 지금은 기둥마저 뽑혔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다.
수원은 모기업 제일기획이 2년 전 구단을 인수하면서 씀씀이가 팍 줄었다. 초호화멤버를 구성했던 과거는 이제 추억 속 기억일 뿐이다. 구단 안팎에서 “수원의 믿는 구석은 서 감독의 리더십뿐”이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