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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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비슷하네’ 프로야구 1등 LG, 기업 실적도 역대급

야구 성적과 기업 실적 상관관계는… 꼴찌 키움, 주가조작 사태로 사법 리스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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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11-2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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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우승했으니 주가도 홈런 한 방 부탁해요.”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LG전자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대 섞인 바람이 나오고 있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는 LG그룹 주주들의 기대감이 엿보인다. ‘야구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가운데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다. 실제로 LG전자는 10월 27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최대 실적’ 소식을 알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9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결과다. 당초 경기 불황 여파로 가전제품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의 실적 또한 녹록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시장 우려를 이겨낸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1월 13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1월 13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차전지·전장 잡은 LG

    ‘2023시즌 한국 프로야구 성적표’가 나온 가운데 각 야구팀이 속한 기업의 ‘경영 실적’과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구광모 체제’에서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은 LG그룹은 올해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이차전지 사업에서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견고히 지키고 있다. LG전자 역시 사업 다변화 전략이 성공해 불경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둔화 탓에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해 월풀 등 글로벌 경쟁 기업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전장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이다. 가전 부문에서도 빌트인, 냉난방공조 등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늘린 LG전자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11월 23일 기준 주가가 연초 대비 22.54%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LG 트윈스에 아쉽게 패하며 2위로 한국시리즈를 마친 kt 위즈와 KT는 어떨까. KT는 올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3분기 6조6974억 원 매출을 내며 분기 기준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한 3219억 원을 기록한 것이다. 통상 4분기 실적에 집계되던 임금단체협상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다. 임금단체협상 결과로 집계된 추가 비용은 12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정규시즌 선방에도 웃지 못한 이마트

    지난해 11월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SSG 랜더스 선수들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SSG 랜더스 선수들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8월 ‘김영섭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던 경영 공백 리스크를 해소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관련 리스크로 3월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2만8850원까지 내려갔으나 해당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T가 11월 30일 전후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상황이다.

    정규시즌을 꼴찌로 마무리한 키움은 기업 경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7% 증가한 2719억 원에 이르면서 올해 누적 순이익은 업계 1위가 됐다. 하지만 연이어 주가조작 사태에 휩싸이면서 사법 리스크가 커졌다. 키움증권은 올해 이른바 ‘라덕연 사태’와 ‘영풍제지 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다.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사태로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해 입은 손실금은 4333억 원에 달한다.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 4248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해당 손실분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인 만큼 키움증권은 향후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관련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이사회는 황 대표의 거취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프로야구 성적표가 그해 관련 기업의 실적과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SSG 랜더스였는데 정작 이마트는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3335억 원 매출을 올리며 역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2% 감소한 1451억 원에 그쳤다.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리콜 사태’와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SSG 랜더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마트는 상반기 394억 원 적자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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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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