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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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IT 트렌드 3대 키워드… 초거대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MR 디바이스부터 증권형 토큰까지… AI 품고 더 똑똑해진다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3-11-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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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 규모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2021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2022년 메타버스 연구개발비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자 이들 기술을 향한 관심은 썰물 빠지듯 줄어들었다. 당장 실용화되기 어려운 기술에 대한 섣부른 장밋빛 전망이 거품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사이 등장한 챗GPT는 초거대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왔다. 구글의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승리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알파고 등장 후 AI는 한참 동안 잊혔는데, 이는 AI가 일상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고 특정 산업 분야에서 극히 제한된 목적으로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챗GPT는 오늘날 현대인이라면 거의 모두 사용하는 인터넷 검색에 적용됐기에 화제성은 물론, 높은 범용성도 확보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등장해 실용화 가능성과 사업성을 놓고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생성형 AI, 인터넷 서비스에 높은 범용성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1월 6일 (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Dev Day)’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GETTYIMAGES]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1월 6일 (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Dev Day)’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GETTYIMAGES]

    챗GPT 쇼크가 강타한 2023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2024년에는 또 어떤 IT 트렌드가 한 해를 풍미하게 될까. 현재 국내외 IT업계 움직임을 살펴보면 내년 IT 트렌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AI다. 일상과 산업 전반에 초거대 AI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둘째는 메타버스 부활이다. 애플 ‘비전 프로’를 위시해 LG전자와 메타가 힘을 합쳐 개발에 착수한 혼합현실(MR) 기기, 구글과 삼성전자가 협업한 갤럭시 글라스 등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메타버스 산업이 회생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기회를 엿보는 블록체인이다. 암호화폐가 서서히 제도권에 수용되면서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거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는 높은 범용성을 지녔다. 이에 국내외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당분간 AI와의 접목을 화두로 큰 변화를 맞을 것이다. 기업에는 사업 혁신 기회가, 소비자에게는 디지털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마중물이 될 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의 경우 기존에 중구난방이던 AI 기능이 ‘코파일럿(Copilot)’으로 일원화됐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적용된 덕에 문서 작성부터 시스템 보안까지 디지털 오피스 작업 전반이 스마트해질 전망이다. 일터뿐 아니라 디지털 여가 생활 분야에도 AI가 진출하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에 AI 디스크자키(DJ)가 도입된 게 대표적 사례다.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생성형 AI와 대화를 나누면서 다양한 음악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서비스의 초거대 AI 적용은 말 그래도 ‘가랑비에 옷 젖듯’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도 디지털 기반 산업이었던 데다, 일부 업종의 경우 초보적 형태의 AI가 도입된 적이 있어 초거대 AI 적용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 기술 단계에서 초거대 AI 산업의 최전선은 챗봇 서비스 시장이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특히 중요한 게 상담을 비롯한 고객 관리인데, AI 챗봇 적용으로 가장 극적인 변화가 점쳐지는 분야다. 이 같은 기업 수요를 캐치한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오픈AI는 11월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Dev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챗GPT 기술로 만든 대화형 챗봇 서비스 ‘GPTs’와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툴 ‘GPT 빌더(Builder)’는 물론, 이 같은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장터 ‘GPT 스토어(Store)’가 공개됐다. 마치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앱 스토어 시장이 급성장하던 때를 보는 듯하다. 2024년에는 챗봇을 필두로 다양한 AI 서비스가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메타가 새로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 [메타 제공]

    메타가 새로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 [메타 제공]

    한동안 잊힌 메타버스 산업도 부활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상반기 빅테크들이 메타버스 기기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10월 MR 헤드셋 퀘스트3를 출시해 메타버스 대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디지털 디바이스 강자인 애플은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 2세대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구글, 메타와 제휴해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초거대 AI는 새로운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활용을 돕는 에이전트(agent) 서비스나 NPC(플레이어 외 캐릭터)에 생성형 AI가 접목되면 사용자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투기 붐 잦아든 블록체인에 새 기회

    그간 투기 온상으로 지탄받던 블록체인에도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 투기 붐이 잦아들면서 기술적 가능성을 냉철하게 평가받을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전통 금융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결제 시스템 구축이나 거래 기록 검증에 활용하고자 궁리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예술품 등 자산을 토큰화해 투자 신뢰성을 높이는 증권형 토큰(STO)은 이미 현실화됐다. 메타버스 산업이 본격화될 경우 블록체인도 덩달아 각광받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쓸 디지털 자산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 IT 산업은 초거대 AI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이 서로 융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의 전면적 보급이 가시화된 지금, 이 같은 IT 트렌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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