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투자 관련 책을 내고 있는 주이슬 씨. [지호영 기자]
머니트리를 적어봐야
종잣돈 목표를 1억 원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한데.“새마을금고에 다닐 때 한 상사가 1억 원을 모으자 동료들이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고 사회 초년생이 1억 원을 모았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남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마음속으로 ‘1억 원을 모으자’고 결심했다. 1억 원이면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정도 돈을 모으다 보면 돈을 불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 초년생이 2년 안에 1억 원을 모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목표는 과감하게 설정해야 한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세우면 노력을 덜 하기 때문이다. 나도 1억 목표를 세우고 그때부터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보험을 판매하면 추가 수당을 주기에 보험 판매를 열심히 한 기억이 있다. 또한 매일 절약하는 짠테크보다 자산을 불리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스트레스가 덜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서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들을 적어봐야 한다. 그리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행에 옮긴다. 나는 직장에 다닐 때는 보험 판매를 했지만 지금은 책을 내거나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책에서 1억 원을 모으기 전 ‘돈 공부’를 꼭 하라고 강조했는데.
“돈 공부는 투자를 뜻한다. 사회 초년생이 투자 없이 월급만으로 1억 원을 모으긴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투자 공부를 해야 한다. 1억 원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당장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종합계좌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CMA 계좌를 만든다. 이때 투자 실력이 쌓일 때까지는 세금 혜택이 있는 새마을금고나 농협, 신협 같은 금융협동조합 저축으로 목돈을 모은다. 이후 책이나 유튜브 영상 등으로 돈 공부를 하고 투자에 나서길 권한다. 나는 경제, 금융, 자기계발 서적을 보고 마음에 드는 전략을 따라 투자했다. 또한 전문가 강의도 열심히 들으며 투자 감각을 키웠다.”
‘1억 원 모으기’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나.
“국세청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세청 연말정산 기준 30대 평균 연봉이 4000만 원이다. 연봉 4000만 원 기준으로 1억 원을 모으는 기간은 2년으로 잡는 것이 좋다. 2년간 연봉을 고스란히 모아도 1억 원이 안 되지만, 그 돈을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2년 안에 1억 원 모으기에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기간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2017년 국내 경기지표가 상승하고 달러 약세가 시작되는 방향성을 보고 코스피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에 과감하게 투자해 목돈을 벌었다.”
효율적인 소비 필요
1억 원을 모을 때 소비는 어떤 방식으로 했나.“처음 목돈을 모을 때는 소비를 최대한 줄였다. 옷도 거의 사지 않고, 출퇴근도 대중교통비를 아끼려고 아버지 회사 통근버스를 같이 타고 다녔다. 새벽 5시 반에 버스를 타면 출근 시간보다 1시간가량 일찍 회사에 도착했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성과를 내기에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고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소비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축한 체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오히려 수익 측면에서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아끼는 소비보다 효율적인 소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효율적인 소비란?
“예를 들어 소비를 줄이려고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신용카드를 어느 정도 사용해야 신용점수가 높아진다. 관리비나 학원비처럼 어차피 써야 할 돈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말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노력해서 얻은 자본소득으로 사면 자신감도 생긴다. 이런 소비는 필요하다. 반면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하는 소비는 삼가야 한다.”
경제적 여유를 원하는 직장인은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목돈을 모으는 동안 자유저축 계좌와 주식 계좌를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누구나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기에 가능하면 빨리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월급을 받으면 우선 자금을 투자액과 저축액으로 나눠 각각 해당 계좌에 이체한다. 이후 투자 실력이 늘면 저축 자금을 투자 자금으로 옮긴다. 나는 처음에 3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이때 모의투자로 시작하면 흥미를 잃기 쉬우니 무조건 실전 투자를 추천한다. 투자는 직접 두려움과 희열을 느껴봐야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 수 있다.”
1억 원을 모을 때 가장 도움이 된 투자전략이 궁금하다.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다. 투자는 무조건 돈이 있어야지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ETF는 소액으로도 가능해 소액투자자에게 유용하다. 특히 시장지수 추종 ETF는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라 무척 안전하다고 본다. 우리는 자본주의체제에서 살고 있는 만큼 자본주의를 관리하는 기관의 방향성에 따라 투자하면 실패 확률이 낮다.”
보통 레버리지 투자는 위험하다고 여겨지는데.
“주식 차트나 재무제표를 보고 기업을 선별해 주식투자를 하기보다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본다. 미국 나스닥이나 반도체 시장이 무너질 일은 거의 없지 않나. 그렇다면 시장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야말로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주식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주식 계좌 2개를 운용하고 있다. 첫 번째 계좌에는 목돈을 넣어두고 미국 레버리지 ETF에 단기투자하면서 순환매매를 한다. 두 번째 계좌는 연금계좌다.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ETF는 매주 월요일 주간 경제지표 이슈를 체크하고 투자전략을 세워 매매한다. 투자금은 10분할한 뒤 매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수가 하락하면 매수하고 급등할 때 매도하는 전략인데, 이 전략으로 투자하면 한 달에 보통 3~4번 수익이 난다. 연금계좌는 예수금으로 돈을 모아뒀다가 시장에 두려움이 만연해 과매도권에 진입할 때만 투자한다.”
시장 추종하는 ETF 투자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도 ETF 투자가 유용하다고 보나.“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AI(인공지능)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향후 5년간 커다란 기술 혁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IT(정보기술) 버블이 한창이던 1996년, 스마트폰이 출시된 2010년을 기점으로 기술이 급발전하면서 새로운 소비를 불러왔다. 소비는 기업 이윤을 늘리고 이윤은 또다시 투자를 불러 돈이 창출된다. 그 선두에 미국 빅테크들이 있다. 이런 기술 상용화 시기에는 종목보다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가 안전하다. 현재도 그런 시점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추종 ETF 이외에 눈여겨볼 만한 투자처가 있나.
“현재 달러는 상단이고, 엔화는 역사적인 하단이다. 또한 미국 국채도 너무 싸다. 달러 하락 시기를 보완하기 위해 엔화 투자를 병행해야 하고 미국 국채에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일본 주식시장에서 미국 국채 ETF에 투자하고 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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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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