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2023 인터배터리’에서 전시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박해윤 기자]
[자료 | 삼성SDI]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 월등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형태다(그림 참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전액질,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 전해질뿐 아니라, 분리막 역할까지 대신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1회 충전으로 800~9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10분 이내에 고속충전이 가능하며,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현저히 적다.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먼저 하는 국가와 기업이 앞으로 배터리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한다.현재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는 국가는 일본이다. 지난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특허조사업체와 공동으로 주요 국가 및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등 2개 기관에 출원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조사한 결과 일본 도요타가 1331건으로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파나소닉(445건), 3위는 이데미츠코산(272건)이다. 중국, 미국, 유럽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고 있다. 4월 19일 전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상하이 모터쇼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항공기용 고밀도 배터리인 ‘응축형 배터리’를 발표했다. 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 형태로, 셀의 에너지 밀도가 500Wh/㎏에 달해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2025년까지 1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2030년 이후 2세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배터리가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계속 가져가려면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 미국, 유럽을 제치고 일본 기술력을 따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력 가장 앞선 일본 따라잡아야
K-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K-배터리 3사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앞서는 삼성SDI는 상반기에 수원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2027년이 목표다. 삼성SDI는 자체 연구 활동 이외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2020년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800㎞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잡고 있었지만, 2026년으로 당겼다. 이를 위해 충북 청주시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 원을 투자해 2024년 말까지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전 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글로벌 기술 허브인 ‘마더 팩토리’로 키울 계획이다. 업계는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전고체 배터리 마더 라인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총 4700억 원을 투입해 연구원 시설을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신설한다. 파일럿 플랜트에는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위한 실험 공간과 파일럿 생산 라인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SK온은 내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 상용화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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