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2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州) 안타키아 지역의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KDRT 제공]
KDRT 본대는 외교부 1명, 군 장병 49명, 소방청 62명,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6명으로 이뤄졌다.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이 구호대장으로서 구조대 운영을 총괄한다. 코이카 인력은 현장 지원 및 예산·물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구호대의 핵심은 119구조대원 등으로 구성된 소방청 인력과 군 병력이다. 이번에 파견된 KDRT 구조팀은 UN 국제탐색구조자문단(INSARAG)이 주관한 평가에서 최상위인 ‘Heavy’ 등급을 받은 최정예 팀이다. 이 등급은 피해 당사국의 도움 없이 10일 간 재난 현장 두 곳을 동시에 구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부여된다.
KDRT에는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한 ‘콧등 밴드’ 간호 장교 김혜주 대위도 포함됐다. 군은 수색구조 및 응급처치 능력을 갖춘 육군특수전사령부, 국군의무사령부 병력 49명을 KDRT에 파견했다. 의무사령부 소속인 김 대위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대구·경북 지역 의료 현장에서 활약했다. 당시 방호용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 헐어버린 콧등에 반창고를 붙인 채 중증환자를 간호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KDRT 대원들이 2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州)의 안타키아 고등학교에서 구호 활동 시작 후 처음으로 70대 남성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KDRT 제공]
긴박한 현지 상황에 구조대 인력 2배로
당초 정부가 밝힌 KDRT 인원은 소방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한 60여 명 규모였다. 튀르키예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지자, 정부 내에서 “긴급 구호 인력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 측이 국방부에 지원을 요청해 수색 및 탐색 전문성을 갖춘 특전사 대원 등 군 병력이 KDRT에 합류했다. 급박한 현장 상황으로 인해 한국 구조대 규모가 당초 예정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KDRT는 튀르키예 정부 요청에 따라 탐색구조팀 중심으로 꾸려져 동남부 하타이주(州)에 우선 투입됐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측은 한국 정부에 “붕괴된 건물 잔해 속 매몰자 구조가 시급하다”며 탐색구조 인력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향후 구조 상황 등을 고려해 2차 파견도 검토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조대 2차 파견과 관련해 “현재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KDRT는 2007년 제정된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해외긴급구호법)에 따라 편성된 긴급 구호 조직이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 나라 정부나 국제기구의 구호 요청을 받아 파견돼 인명구조, 재난구호, 복구지원에 나선다. 해외긴급구호법에 따라 외교부 장관은 소방청 국제구조대, 코이카, 국립중앙의료원 보건의료지원팀 등 구호 전문 인력을 모아 KDRT를 편성할 수 있다. KDRT는 이번 튀르키예 대지진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8번에 걸쳐 해외 재난 현장에 파견돼 활약했다. 과거 지진이 발생한 네팔, 아이티, 인도네시아, 중국과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한 미얀마, 필리핀, 수력발전소 댐 붕괴 피해를 입은 라오스 등이다.
KDRT 대원들이 2월 9일(현지 시간) 구조한 생존자. [KDRT 제공]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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