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월 23일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우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는 갈수록 좁아지는 정치적 입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전 카드로 풀이된다. 자신이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고사작전을 시작했다고 판단해 독자 완주의 결기를 보였다는 것이다.
당 유세버스 사망 사고 후 중단했던 선거운동 동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자신의 선거 기호인 ‘4번’을 야구에 빗대 “위기의 대한민국,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홈런을 치는 4번 타자가 되겠다”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입문한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철수(撤收) 정치’ 이미지를 걷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2월 20일 유세에서 “선거 때마다 도중에 그만두고 철수했다 하고, 선거 때마다 단일화했다고 잘못 알고 있다”며 “2012년 (대통령) 선거 양보했고, 단일화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 번 했다”고 강조했다.
‘과학경제강국’ ‘더 좋은 정권교체’ 등을 앞세운 안 후보는 의미 있는 득표를 이룰 경우 집권하지 못하더라도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일각에선 역대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 속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도덕성 우위를 내세우는 안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 불발 시 책임론 직면
하지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권 지지층이 위기감을 느낄 경우 윤 후보에게 표가 결집하면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며 안 후보 득표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특히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승리로 결론이 날 경우 정권교체 불발에 따른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다”고 했지만,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로 야권 표가 윤 후보와 안 후보에게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얘기한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독자 승리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일화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3월 4일 전까지 열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