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많은 이가 마켓컬리를 애용하고 있다. [동아DB]
‘새벽배송’을 하는 마켓컬리의 배송차량(왼쪽). 마켓컬리의 PB(자체 브랜드) 컬리스. [뉴시스, 사진 제공 · 마켓컬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단골 질문이다. 답변도 대부분 정해져 있다. “쿠팡/마켓컬리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업계가 경제적 타격을 입었지만, 인터넷 장보기 기업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가장 큰 수혜를 본 건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 ‘집콕’ ‘비대면’이 중요해지면서 쿠팡은 문 앞 새벽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해갔다.
쿠팡의 2분기(4~6월) 매출은 44억7811만 달러(약 5조1923억). 분기 매출이 5조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은 1분기에도 1년 전보다 매출액을 74% 키우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 15분기 연속 50%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
‘불매’ 조짐에도 굳건한 쿠팡
쿠팡 배송기사는 지난해 기준 1만5000여 명이다. [사진 제공 · 쿠팡]
특히 어린아이가 있어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엄마 사이에서는 ‘공산품은 쿠팡, 식료품은 마켓컬리’가 일종의 공식으로 통한다. 기저귀나 물티슈 같은 제품은 쿠팡에서 사고, 마트에서 구하기 힘든 식료품이나 유기농 먹거리는 마켓컬리에서 사는 것.
종종 여기서 마켓컬리는 오아시스마켓이나 헬로네이처, 이마트 쓱배송으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많은 이로부터 사랑받는 곳임은 틀림없다. 스마트폰에 쿠팡과 마켓컬리, 쓱배송, 오아시스마켓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깔아두고 ‘개미지옥’처럼 빠져나오지 못한 채 쇼핑한다는 엄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해 창업 6년 만에 거래액 1조 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한 유니콘 기업이다. 올해 7월 컬리는 2254억 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내년 상반기 한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의 쿠팡을 있게 해준 ‘로켓배송’. [사진 제공 · 쿠팡]
IPO 앞두고 칼 가는 마켓컬리
쿠팡 화재 사건과 납품업체 관련 논란 등으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그간 먹거리 파는 곳으로만 여겨지던 마켓컬리의 자체 브랜드(PB)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탐사, 곰곰, 코멧 등 다양한 ‘쿠팡 only’ PB 브랜드를 보유한 쿠팡은 PB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하고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쿠팡이 분할 설립한 PB 유통 판매 자회사 씨피엘비는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컬리도 본격적으로 PB 상품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1~8월 PB 컬리스(Kurly’s)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 증가했다. 30여 가지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신선식품뿐 아니라 활용도가 높은 요리 재료, 간편식, 반찬, 커피, 물티슈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속도전보다 질에 중점을 둔 PB 제품을 내놓는 데 열중하고 있다. 요즘 비건 제품을 찾는 분들은 애완동물의 먹거리도 비건 제품을 선호하는데,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PB 제품 가짓수도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샛별배송 차량 운전·배송 업무를 수행할 ‘샛별크루’도 대규모로 채용한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에 채용되면 컬리 소속 계약직으로 반년 근무한 뒤 자회사 ‘프레시솔루션’ 계약직으로 소속이 바뀐다. 현재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기사 ‘쿠팡친구(쿠팡맨)’는 지난해 기준 1만5000여 명으로, 부족한 인력은 일반인 배송 서비스 ‘쿠팡플럭스’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9월 1일 현재 쿠팡 직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에 컬리로 갈아탈까” “쿠친(쿠팡친구)인데 컬리 (샛별크루) 지원했다”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