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생산 공장을 찾은 정몽구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美 ‘싸구려’ 취급 충격, 품질 경영 박차
7월 2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 경영 일선에 나선 1999년은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같은 해 수출현장 점검차 미국을 찾은 정 명예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고장이 잦고 사후관리도 원활하지 않은 탓에 현대차가 현지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던 것. 귀국 후 그는 생산·판매·사후관리를 동시에 담당하는 품질총괄본부를 조직해 품질경영 컨트롤타워로 삼았다. 자동차 분야 소비자 만족도 조사로 유명한 미국 마케팅 정보회사 ‘JD파워 앤드 어소시에이츠’(JD Power and Associates·이하 JD파워)의 컨설팅을 통해 품질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성과는 이내 가시화됐다. 현대차는 2006년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일본 도요타와 혼다, 독일 벤츠와 BMW를 제친 후 지금까지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JD파워 ‘내구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 G80가 최우수 브랜드상을 수상했고 올해 ‘자동차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서 글로벌 7위(지난해 대비 1단계 상승)를 차지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정 명예회장의 또 다른 경영철학인 ‘현장경영’도 지금까지 회자된다. 현역 시절 수시로 헬기를 타고 연구개발 전초기지인 경기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 현장 연구원들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생산설비 건설현장을 불시에 찾아 구두가 진흙투성이가 되도록 진두지휘했다는 후문도 있다.
정 명예회장은 모빌리티업계의 먹을거리로 부상한 수소 사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보였다. 취임 직후 연료전지 연구를 지시해 2000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싼타페 기반의 첫 수소 전기차 모델 개발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 후 현대차는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마련했다. 정 명예회장의 탁견을 바탕으로 수소차 넥쏘(2018),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얼셀(2020) 출시로 이어지는 수소경제 기틀을 닦을 수 있었던 것. 현대차는 지난해 주력 모델 넥쏘를 앞세워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했다.
세계 수소차 점유율 70% 기염
현대자동차의 주력 수소전기차 모델 ‘넥쏘’(왼쪽)와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얼셀’.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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