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홍춘욱 지음/ 포르체/ 276쪽/ 1만6000원
2000년 정보통신 거품이 한창이던 때 어마어마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됐지만,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성과는 상당히 부진했다. 변영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2000년대 초반 주식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매회전율이 높은 그룹일수록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매가 가장 많던 사람들의 성과는 연간 -15.35%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은 2020년 주식시장에서도 재연됐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코로나 쇼크 이후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 해 동안 주식 매매를 한 계좌의 수는 1년 만에 612만 개 증가해 4007만 개가 됐고,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 대금도 8644조 원에 이르렀다.
새로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의 성과를 분석하면 역시 좋지 않다. 지난해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5.8% 수익이 났지만 매매수수료와 세금을 공제하면 -1.2% 성과를 기록했다. 저자는 이런 결과를 두고 개인투자자가 새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확립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테고 매매가 지나치게 잦은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돈 공부’가 부족했다고 진단한다.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력을 지닌 저자가 ‘돈의 흐름을 읽는 법’을 담은 책이다. 초저금리가 고착화한 시대에는 단순히 저축만으로 자산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재테크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던 이들이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이유다.
저자는 투자 기술은 학습과 숙련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자율이 낮아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경기는 왜 끊임없이 순환하는지, 한국 주식시장이 격렬한 등락을 거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때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지 등에 대한 지식을 알아둬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2030세대에게는 외화예금과 ETF(상장지수펀드) 가입, 경매 공부를 추천하면서 한국은 외풍에 약한 나라이기에 다른 나라의 통화를 일정 정도 보유하는 전략은 위기가 찾아왔을 때 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4050세대에게는 “절대적인 안전자산 추구는 100% 망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자산의 일부는 해외 채권형 상품에 투자해 안정적 성과를 누리고, 일부는 주식에 투자해 저금리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마지막 장에는 저자의 28년 투자 경험을 풀어놓아 인생 주기에 따른 재무 설계와 자산배분 전략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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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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