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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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호화 해외 이사회’ 최정우 회장 등 16명 수사

고가 만찬·관광 의혹 캐나다·중국 이사회 논란… 회장 후보추천위원 7명 경찰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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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1-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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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우 회장이 3연임하진 못 해도, 그가 해외 호화 이사회라는 사실상의 로비로 장악한 사내외 이사들은 그대로 있다. 이들 사내외이사도 최 회장과 함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최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들과 사외이사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경에 고발한 강창호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위원장은 1월 1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및 중국 초호화 이사회 개최는 최 회장이 연임 및 3연임 결정권을 쥔 사외이사들은 물론 사내이사들조차 자기 하수인으로 만들기 위한 로비였다”는 게 범대위 측 주장이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범대위는 1월 17일 서울경찰청에 최 회장 등 전·현직 포스코 임원 및 사외이사 등 8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이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사회와 관련해 고가 만찬과 백두산 관광, 골프 라운딩 등을 즐겼다는 의혹이다.

    ‘캐나다 이사회’ 식비로만 1억 원 쓴 의혹

    범대위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포스코 임원과 사외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증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5박 7일 동안 총 6억8000만 원을 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고발장을 넘겨받은 수서경찰서는 고발 및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최근 사건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됐다. 경찰은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 12명과 직원 4명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고, 당시 출장에 동행한 사외이사 중 현직 교수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포스코홀딩스 ‘해외 호화 이사회’와 관련된 의혹의 얼개는 이렇다. 우선 ‘캐나다 이사회’에선 일주일 동안 식비로만 총 1억 원을 썼는데, 해산물 식당(2460만 원)과 중식당(2242만 원)에서 한 병에 수백만 원대 프랑스 와인 ‘샤토마고’ 등 고급 주류를 곁들인 호화 식사를 했다는 의혹이다(인포그래픽 참조). 또한 이동 과정에서 전세기를 이용하는가 하면, 전세헬기까지 동원해 이사회 일정과 직접 연관이 없는 관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사회 비용 6억8000만 원을 포스코홀딩스(3억5000만 원)뿐 아니라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이 각각 2000만 원, 3억1000만 원 부담해 사규를 위반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중국 이사회’의 경우 총 7억~9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으며 일정 중 베이징에서 백두산으로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거나, 백두산산(産) 송이버섯과 털게, 고급 주류를 곁들인 호화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비용 상당 부분을 자회사 포스코 차이나가 부담했다는 의혹도 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뉴스1]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뉴스1]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져 나온 가운데,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핵심 관계자가 2년 전 최정우 회장과 함께 아르헨티나 출장에 동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동아일보 1월 17일자 ‘‘호화 이사회’ 포스코, 아르헨 출장엔 회장추천위 인사 동행’ 제하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2022년 3월 23일(현지 시간) 최 회장과 리튬 개발과 관련된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르헨티나 현지 리튬공장 착공식에 모 사외이사도 동행했다고 한다. 해당 사외이사는 지난해 CEO 후추위에 임명된 인사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해외 출장에 사외이사가 그룹 임직원과 동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계약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포스코홀딩스 측이 현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와 접촉한 정황도 파악됐다.



    포스코홀딩스 “해외 이사회 개최는 통상적 경영활동”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1월 17일 낸 보도자료에서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고,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후추위 위원 7명 전원은 ‘캐나다 이사회’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또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이날 후추위는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6차 회의를 열고 내·외부 차기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 18명을 확정했다. 각각 내부 후보 6명과 외부 후보 12명이다. 같은 날 후추위는 롱리스트에 대해 외부인사 5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자문단’에 자문을 의뢰했다. 향후 자문단 평가결과를 반영해 1월 24일 후보군을 압축한 ‘숏리스트’를, 1월 안으로 심층면접대상자가 담긴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해외 호화 이사회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1월 17일 “해외 주요사업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에서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1월 17일 한 언론에 “이사들이 해외 출장을 가면 현업부서와 지원부서 등 수행인원만 30명이 넘는다”, “언론 보도에서는 몇 명만 거론되니 액수가 커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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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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