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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언 기자의 1막2장

호화 캐스팅, ‘오페라의 유령’과 차별화 성공?

뮤지컬 ‘팬텀’

호화 캐스팅, ‘오페라의 유령’과 차별화 성공?

호화 캐스팅, ‘오페라의 유령’과 차별화 성공?
뮤지컬 ‘팬텀’이 개막 전부터 팬과 뮤지컬계 관계자들에게 주목받았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초대형 히트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원작이 같다는 점, 그중에서도 인기 높은 미스터리한 인물 팬텀이 주인공이라는 점 외에도 팬텀 역에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가수 박효신, 팝페라 가수 카이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호화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다. 여기에 소프라노 임선혜와 김순영, 발레리나 김주원까지 가세한다는 소식에 ‘팬텀’은 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였다.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루르의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팬텀’은 본디 ‘오페라의 유령’보다 먼저 뮤지컬화가 추진된 작품이다. 1986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이 대성공을 거두자 공연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91년 극적으로 되살아나 국내 관객까지 만나게 됐다. 원작은 1890년대 파리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에릭(팬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흉측한 얼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냉대와 멸시를 받으며 가면 뒤에 자신을 숨긴 에릭에게는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이 있다. 작품은 에릭이 오페라 극장 프리마돈나인 크리스틴을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추리 형태로 풀어간다.

호화 캐스팅, ‘오페라의 유령’과 차별화 성공?
같은 원작으로 변주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칼을 단단히 갈았을 터. 그런데 ‘팬텀’이 뽑아든 칼은 묵직한 장검이 아닌 다용도 맥가이버칼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이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 ‘뮤직 오브 더 나잇’ ‘싱크 오브 미’ 등 주옥같은 명곡을 뽑아낸 것과 달리 ‘팬텀’에서는 감동보다 화려한 기교가 앞서는 곡이 많았다.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이 비밀을 간직한 신비로운 존재였다면, ‘팬텀’에서 팬텀은 가면 뒤 얼굴을 제외하고 인생사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을 노출하며 유령에서 사람이 됐다. 미스터리 영화 속 팬텀이 일일연속극 주인공이 된 느낌이랄까. 작품에서 팬텀은 ‘변검’처럼 감정 변화에 따라 가면을 바꾸는 모습도 보여준다.

뮤지컬 한 편에서 각 분야 정상의 노래와 춤을 볼 수 있는 건 색다른 매력이다. 설앤컴퍼니의 ‘오페라의 유령’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EMK뮤지컬컴퍼니는 ‘팬텀’을 무대에 올리며 여러 부분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크리스틴 다에 역을 맡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김순영은 의외로 연기도 나쁘지 않았고 타고난 목소리로 팬텀의 뮤즈 역을 충실히 이행했다. 발레리나 벨라도바 역의 발레리나 김주원, 황혜민, 최혜원 등은 짧은 분량이지만 파드되(두 사람이 추는 춤)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 물론 ‘팬텀’에서도 180kg짜리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명장면을 만날 수 있다.

7월 26일까지,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 대극장.



주간동아 2015.06.22 993호 (p78~78)

  • 구희언 주간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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