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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특명! 무조건 4강 가자

프로야구 롯데·두산·KIA·LG 4팀 포스트시즌 티켓 한 장 놓고 경쟁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감독 특명! 무조건 4강 가자

감독 특명! 무조건 4강 가자

7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한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 팀이 어디냐고 물으면 답하기가 매우 어렵다. 홈경기 관중 수는 구장 크기 차이, 지역 차이 등이 있어 객관적이지 않다. 구도(球都) 부산이 홈인 롯데와 수도권 원정경기에서 팬 응원이 광주 홈경기 응원을 압도하는 KIA는 전국구 인기 구단이다. 서울의 터줏대감 LG, 원년 우승의 전통을 자랑하는 두산도 프로야구 흥행을 좌우한다. 어떤 구단이 최고 인기 팀인지 가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가장 팬이 많은 4개 팀을 꼽으라면 롯데, 두산, KIA, LG가 빠질 수 없다.

그 주인공 롯데, 두산, KIA, LG가 2014 프로야구의 마지막 4강 포스트시즌 티켓 한 장을 놓고 치열한 후반기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후반기 하이라이트는 1위 경쟁이 아니다. 이미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삼성이 독주체제를 굳혔다. NC와 넥센은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2위 경쟁을 하고 있다. 4위권과 비교하면 6경기 안팎 승차를 유지하며 멀찌감치 앞서가 있다.

4~7위 롯데, 두산, KIA, LG 승차는 5경기 안팎이다. 7위가 4위로 올라서려면 가파른 상승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누가 4강에 마지막으로 합류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롯데, 두산, KIA, LG는 2014시즌 1위 경쟁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지만 후반기 4위 다툼으로 흥행 중심이 됐다.

지난해 두산은 4위로 포스트시즌에 가까스로 합류해 한국시리즈에 오른 후 우승 코앞까지 다가갔다. 한국 프로야구는 단일 리그 특성상 페넌트레이스보다 포스트시즌 성적을 더 높이 평가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4위를 한 두산이 최종 순위에서 2위로 기록된 점도 그 때문이다. 그만큼 4강 합류는 중위권 팀에게 가장 절박하면서도 분명한 목표다.



중위권 팀들 가장 절박한 목표

‘4위 도전 4강’ 후보 가운데 가장 앞서는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군에서 전역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합류했고 거포 최준석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다. 국가대표 주전 포수 강민호에게는 75억 원을 투자해 잔류토록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팀 내부 권력 다툼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결국 선수들 항명으로 김시진 감독이 아닌 구단 쪽 인사로 분류됐던 권두조 수석코치가 물러났다. 김 감독에게 더 많은 힘이 실렸다.

롯데는 지난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중단됐다. 올해가 취임 두 번째 시즌인 김 감독 어깨가 더더욱 무겁다. 모그룹 눈높이는 4강이 아닌 우승이다. 4개 팀 가운데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안팎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극복하지 못하면 4강을 자신할 수 없다. 특히 선발진이 빨리 안정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두산은 FA 3인방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의 잔류를 포기했고 베테랑 김선우와 임재철(이상 LG) 등을 떠나보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였다. 그러나 워낙 전력이 탄탄한 ‘화수분 야구’의 팀답게 초반 강력한 타선으로 상위권을 지켰다. 그러나 문제는 마운드였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가 부진 끝에 교체됐고 마무리 이용찬은 피부과 치료 도중 금지약물이 포함된 주사를 맞은 것이 적발돼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4강 경쟁의 핵심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한 이용찬의 활약, 그리고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새 외국인 투수의 활약 여부다. 또한 장외에서 “1군에서 쓰지 않을 거면 방출해달라”고 요구하며 송일수 감독의 리더십과 팀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의 거취도 변수 중 하나다.

KIA는 2014시즌 새 야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개장했다. 팀이 배출한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선동열 감독은 지난 2시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새 구장에서의 첫 시즌, 그리고 감독의 명예회복과 재계약 여부가 함께 걸려 있는 후반기 레이스다.

타선에서는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브렛 필이 복귀하면서 후반기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탈락한 안치홍이 얼마나 빨리 심리적 안정을 되찾느냐도 중요하다. 최고 선두타자로 활약하는 김주찬은 발바닥 부상을 안고 뛰고 있어 이 역시 변수다. 선동열 감독은 “과거와 달리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쉽게 연승을 하기 어렵다. 매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 후반기 송은범과 김진우가 선발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독 특명! 무조건 4강 가자
한국형 비디오 판독 도입이 변수

LG는 전반기 중반까지 사실상 4강 도전이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시즌 포기는 없다. 목표는 무조건 4강”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4월 중순 김기태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그는 빠른 시간 내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양 감독 취임 이후 LG는 전반기 25승21패 성적을 거뒀다. 팀 방어율도 급격히 낮아졌고,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아직 4강권과 승차는 크지만 시즌 초반과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에 성공한 점이 희망적이다. LG의 4강 도전 키는 조시 벨과 교체된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양 감독이 그토록 원하던 파괴력 있는 4번 타자 모습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후반기 순위 경쟁에는 전력 외적인 변수도 많다. 그중 첫 번째는 날씨다. 양 감독은 “본격적인 장맛비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것 같다. 예년과 달리 8월에 많은 비가 내릴지도 모르겠다.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영향으로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 비로 달라지는 일정, 선발투수 등판 로테이션 변경 등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후반기부터 전격 도입된, ‘한국형 비디오 판독’이라 부르는 ‘심판합의판정제도’다. 오심으로 몸살을 앓던 프로야구에 심판이 중계화면을 참고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 경기에 한두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정적 순간 판정 하나로 경기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심판합의판정제로 감독이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닝 도중에는 판정 후 30초,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대해서는 10초 이내에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 팀당 최대 두 번까지 요청할 수 있지만 첫 번째 판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는 사라진다.

선동열 감독은 “만약 첫 번째 요청이 번복되지 않으면 경기 후반 더 중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뒷일을 너무 걱정해 요청을 망설여서도 안 될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생각할 부분이 많아졌다. 선수와 그라운드에 나가 있는 1, 3루 코치에게 확실히 어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심판합의판정제의 범위는 크게 홈런과 파울에 대한 판정, 외야 타구의 페어와 파울 여부, 포스 또는 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과 세이프, 파울팁을 포함한 야수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5개 항목이다. 2루수나 유격수가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면서 주자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2루를 정확히 밟지 않고 1루로 송구하거나 미리 2루를 터치하고 베이스에서 벗어나 1루로 공을 던지는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야구의 불문율이기 때문에 심판합의판정제에서 제외됐다.

감독 특명! 무조건 4강 가자

2009년 SK와 KIA의 한국시리즈에서 KIA 김상현의 파울홈런 판정에 조범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중계 카메라 앞에 몰려들어 화면을 살피고 있는 선수들.

한경기 2회만 요청 가능

중계 방송사들도 곤혹스러운 처지다. 현재 각 방송사는 12대 안팎의 카메라를 경기장에서 운용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을 위한 배치일 뿐 정확한 판정을 잡아내기 위한 위치가 아니다. 그러나 짧은 순간 결정적 장면을 잡아내지 못할 경우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방송사 사정으로 중계 리플레이 화면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해당 팀의 판정 기회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형 비디오 판독 도입 직후 각 구단은 이 제도를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롯데는 7월 22일 부산 사직구장 홈 더그아웃 바로 뒤 복도에 대형 TV를 설치했다. 규정상 더그아웃에서는 TV 등 전자 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교묘히 그 규정을 피해 바로 뒤 복도에 TV를 달았다. 30초를 최대한 활용해 먼저 TV 리플레이로 확인한 후 판정 번복을 요청하겠다는 계산이다.

당장 이날 사직 원정경기를 위해 도착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그렇다면 우리도 똑같이 바로 뒤 복도에 TV를 달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원칙은 정확한 판정 번복을 위해 TV 중계화면을 대기 심판이 활용하는 것이지만 요청권을 가진 각 팀 감독이 먼저 중계화면으로 이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규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홈팀에 비해 원정팀이 불리할 수 있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주간동아 948호 (p56~58)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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