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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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난 ‘모바일 월렛’ 쏜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고 똑똑한 결제…쿠폰과 포인트 적립도 한 번에 가능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2-12-17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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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 난 ‘모바일 월렛’ 쏜다

    스마트 월렛 활성화를 위해 LG유플러스가 실시 중인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고객들이 스마트 태그 스티커에 스마트폰을 터치해 쿠폰을 내려받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는 얼마 전부터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담긴 ‘모바일 월렛’으로 모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서다. 김씨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결제할 때 카드나 현금 대신 스마트폰을 내민다. 모바일 월렛이 결제는 물론, 김씨가 가진 각종 할인혜택까지 찾아서 처리해준다. 쿠폰 사용과 포인트 적립도 한 번에 해결된다. 신용카드, 할인카드, 포인트카드를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모바일 월렛 등장으로 달라진 풍경이다. 모바일 월렛이 차세대 결제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제조사, 이동통신사, 금융사는 물론이고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업체도 눈독을 들인다. 서로 다른 분야 기업들이 각기 전략을 갖고 뛰어드는 만큼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주목된다. 소비자로서는 편리하고 똑똑한 결제수단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수수료 수입에 맞춤형 마케팅까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도 최신 휴대전화는 대부분 스마트폰인 만큼 스마트폰 이용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각종 편의 기능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갔는데, 모바일 월렛 역시 이런 흐름과 함께한다.

    모바일 월렛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은 결제를 통한 수수료 수입은 물론, 개인 맞춤형 마케팅도 전개할 수 있다. 가맹점은 각종 멤버십 서비스나 포인트카드 사용이 늘면서 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 모바일 월렛인 만큼 발전가능성 또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SK플래닛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모바일 월렛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존 결제시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금융권과 카드사들도 이 시장을 주시한다. 하나은행과 신한카드는 각각 ‘하나N월렛’과 ‘신한스마트월렛’을 출시했다. 독자 서비스 대신 협력을 택한 곳도 많다. 상당수 금융사와 카드사가 다양한 모바일 월렛 진영과 제휴를 맺고 협력하고 있다. 제조사들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3년‘삼성월렛’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갑? 난 ‘모바일 월렛’ 쏜다

    모바일 월렛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모바일 월렛 전쟁이 시작됐다. 가장 주목받는 사업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해 9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능을 갖춘 ‘구글월렛’을 선보였다. 앞으로는 NFC 없이도 결제 가능하고 다양한 신용카드까지 담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6월 카드 기능은 물론, 쿠폰 관리도 할 수 있는 ‘패스북’을 공개했다. 초기에는 결제 기능이 없었지만, 앱스토어 결제를 시작으로 향후 카드사와 협력해 결제 기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애플은 iOS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AT·T, T-모바일 등 미국 이동통신사와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카드사가 ‘ISIS’라는 연합을 결성해 시작한 모바일 월렛 서비스도 있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은 ‘페이팔 히어’라는 모바일 월렛을 선보였다.

    표현명 KT 사장은 “스마트 시대를 맞이해 금융 서비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들어왔고, 이에 힘입어 부진했던 모바일 뱅킹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에서의 결제와 쿠폰 관리 등이 스마트폰 하나로 통합하는 시대가 열렸다”면서 “더는 지갑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KT, 태풍의 눈으로 부상

    국내에서도 다양한 모바일 월렛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이 대표적인데, 2010년 6월 처음 서비스한 이후 가입자가 70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NFC 방식으로 결제하며, 각종 신용카드 등록과 쿠폰·상품권·기프티콘 결제가 가능하다. 가맹점도 OK캐시백과 SPC그룹 해피포인트(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31 등), CJ ONE 카드(빕스, 투썸플레이스, CGV 등), 롯데멤버스 등 전국 600여 사업자 200여 브랜드와 제휴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스마트월렛’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말까지 200만 명 정도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멤버십을 탑재했으며 롯데멤버스, GS·POINT 등 100여 개 멤버십 카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롯데닷컴 할인권, 롯데월드 30% 할인권 등 멤버십 제휴사 쿠폰과 지역 가맹점 쿠폰을 즉시 발급받아 바코드나 NFC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2011년부터 ‘올레마이월렛’을 서비스해왔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와 금융사, 유통 등과 연합을 결성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일약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KT는 12월 5일 금융, 유통, 솔루션, 통신 등 6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모카 얼라이언스(MoCa Alliance)’를 출범하고, 스마트 금융 서비스 ‘모카’를 출시했다. 모카 얼라이언스에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북은행, 신한카드, 비씨카드, KB국민카드 등 금융사와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베이 코리아, 카페베네, 썬앳푸드, 홈플러스, 알라딘, 교보문고 등 유통사 및 가맹점, 결제시스템 전문업체 하렉스인포텍, 사회공헌단체 유니세프 등이 참여했다. 국내 전체 은행 중 약 70%(수신금 기준), 전체 카드사 중 86%(이용실적 기준)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스마트 금융결제 연합이다.

    KT가 선보인 모카 서비스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 복합 결제’와 ‘자가 보안 결제’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복합 결제는 고객이 결제할 때 해당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한 각종 멤버십, 쿠폰, 포인트 등의 사용과 적립이 한 번에 이뤄지는 기능이다. 자가 보안 결제는 가맹점에서 결제 요청 정보를 고객 휴대전화로 전송하면 고객이 휴대전화로 자체 승인하는 역방향 결제 구조다. 기존 결제 방식과 달리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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