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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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 춤은 우리가 지켜야죠”

진도북춤 전수자 양대승 씨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1-05-02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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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우리 춤은 우리가 지켜야죠”
    “요즘 무용을 전공하겠다고 하면 부모들이 앞장서 말립니다. 무용을 공부하면 나중에 제대로 밥벌이라도 하겠느냐는 거죠.”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박병천류 진도북춤 전수자 양대승(47) 씨는 모든 것을 돈으로만 평가하는 요즘 세태가 무척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물질이 주지 못하는 정신적 영역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애써 무시하는 것이 작금의 실태다. 시대는 변했지만 춤은 여전히 그에게 삶의 전부다. 지리산 자락 산과 들이 어우러진 고향 마을. 그곳에서 양씨는 춤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시조와 창의 대가였던 할아버지와 신명 날 때면 장구를 메고 장단을 쳤던 어머니가 계셨기에 어쩌면 춤에 대한 관심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대학 진학 때 무용과를 지원하며 춤꾼으로서의 외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립무용단 단원으로 10년간 활동하면서 승무, 살풀이 등 다양한 전통춤을 익혔다. 특히 무용계 원로인 최희선 선생의 권유로 1987년 박병천 선생의 진도북춤 1기 제자로 입문한 후 지금껏 북춤과 함께 춤꾼으로 살고 있다.

    “진도북춤은 춤사위 기교가 뛰어나 세련되면서도 매우 남성적인 춤입니다.”

    그의 말처럼 전남 진도 어부들이 풍어제를 기원하는 데서 유래했다는 진도북춤은 힘이 넘친다. 두 개의 쌍북가락을 양손에 나누어 들고, 나는 듯 머무르는 듯 화려하게 발을 놀린다. 되돌아가는 멋과 장단을 자진모리, 휘몰이로 몰아쳐 흥과 멋의 극치를 자아낸다.



    어린 시절 자신을 위해 춤췄다면, 지천명의 나이에 다가선 지금은 한국 고유의 예술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는 마음으로 춤을 춘다.

    “서울시립무용단에 있을 때 일주일간 프랑스 순회공연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입양된 아이들이 공연을 보러 왔는데 그들은 자신이 한국계란 사실을 창피해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문화의 힘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진도북춤 보존회 활동을 하는 한편, 경기 군포시에 ‘양대승 무용단’을 만들어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요즘 세태에도 전통춤을 배우겠다는 학생을 보면 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는 밋밋할 수 있는 삶에 활력을 주는 소금과 닮았습니다. 무용도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더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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