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9

2010.08.09

문화는 나누고, 정은 키워요

  •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65@dreamwiz.com

    입력2010-08-09 14:2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문화는 나누고, 정은 키워요

    서울시무용단이 청각장애아 특수학교인 서울애화학교에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

    문화나눔 프로젝트 ‘함께해요 나눔예술 Happy Tomorrow’가 서울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행사는 예술을 접하기 힘든 시민에게 공연을 선사함으로써 이웃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동아일보, 세종문화회관, 현대건설이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등 세종문화회관 소속 9개 문화예술 전문단체와 20여 개 외부 공연단이 연말까지 보육원, 복지시설, 재활센터, 병원, 장애인복지관 등의 문화 소외계층과 청소년 등 우리 이웃을 찾아 120회 공연을 펼친다. ‘주간동아’도 지면을 통해 문화나눔 공연 현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7월 16일 서울 신림동 관악문화관을 찾은 600여 주민은 여름밤 오페라가 주는 감동을 만끽했다. 두 아이와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치던 주부 박경옥(43) 씨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매력에 푹 빠졌다.

    “소름 끼칠 만큼 감동적이었어요. 서민들은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기회만 있으면 나눔공연을 찾아요. 아이들 정서발달에도 좋고.”

    서울시오페라단 박세원 단장은 “공연장이 소란스럽다고 걱정할 것 없어요. 어린이, 장애인, 노인마다 즐기는 방식이 있고, 클래식에 대한 벽을 허무는 계기도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5월에도 은평구민회관에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연했다. 최근 나눔공연에는 다문화가족 어린이, 발달장애아 등이 무대에 올라 연주 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나눔을 보여줬다. 여성 지체장애인들로 구성된 서울시 방화11복지관의 인형극단은 연말 나눔공연에 설 기대를 안고 연습 중이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진화하는 모습. 휴먼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나눔예술만이 지닌 아름다움일 것이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


    www.nanumart.com을 클릭하면 공연 소식뿐 아니라 복지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각급 학교, 공연단 등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홈페이지는 앞으로 개인과 단체가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휴먼 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문화나눔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서울시극단 배우 주성환 씨

    “찾아다니는 공연, 감동을 받아 와요”


    문화는 나누고, 정은 키워요
    서울시극단은 7월 한 달간 나눔 무대에 20차례나 올랐다. 일주일 내내 공연을 펼친 경우도 있다. 강행군이었음에도 배우 주성환(39) 씨는 늘 기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주씨가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맡은 역은 딸 허미어의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 이지우스.

    그는 서울시극단 입단 전부터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이웃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해온 나눔예술의 산파역 가운데 한 사람이다.

    “나눔 자체가 보람 있는 일이지만, 배우에게는 관객층에 맞게 연기를 다듬는 수련의 장이기도 해요.”

    주씨는 공연을 하다 보면 연기는 물론 연출이나 대본작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례로 어린이 대상 연극에서 엄마, 아빠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이를 보육원에서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찾아다니는 공연을 하면서 준 것보다 배운 게 더 많죠. 하지만 한동안 보육원 공연을 꺼렸어요.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

    올해 나눔공연 일정을 모두 소화한 서울시극단은 조만간 야외 특별공연에서 다시 한 번 나눔의 기쁨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