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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우린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유학 간다”

세계 석학 유치, 외국인 학생 10% 목표 … 국제학부 영어 강의 100%, 글로벌 인재 양성 박차

  • 오진영 교육전문 프리라이터 ohnong@hanmail.net

“우린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유학 간다”

“우린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유학 간다”

‘사색의 광장’에서 바라본 경희대 국제캠퍼스 .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글로벌관. 이곳 인터내셔널 카페에 들어서면 피부색, 머리 빛깔이 제각각인 미국, 독일,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어울려 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오히려 한국 학생들이 유학생 같다. 경희대 국제학부 박준호(2008학번) 씨는 “우리 과는 교환학생과 유학 온 학생이 타과에 비해 많다”며 “강의가 100% 영어로 진행되는 데다 외국인 교수님도 많아 종종 내가 유학을 온 기분”이라고 했다.

최고 수준 강의에 몰입형 기숙교육

경희대는 ‘세계적 명문사학 도약’을 목표로 용인의 수원캠퍼스 명칭을 ‘국제캠퍼스’로 변경하고 비전을 선포한 2007년을 전후로 빠르게 국제화를 진행시켰다. 이런 움직임은 세계화 시대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우수한 학생들이 계속 밖으로만 나간다면 한국의 대학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국제화 정책은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거나 해외 파견 학생 수를 늘리는 물량공세가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내실을 다져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경희대 학생들은 2009년 2학기부터 해외 석학들에게서 실시간, 쌍방향 화상강의를 듣고 있다. 국제교육원이 운영하는 GSN(Global Studio Network) 인터넷 방송국 덕분이다. 국제교육원은 뉴욕 베이징 런던 파리 도쿄 제네바 등 세계의 학술·문화·국제 교류의 거점 지역에 글로벌 스튜디오(Global Studio·GS)를 세우고, 그 지역 전문가들의 강의나 학술 콘텐츠 등을 제작해 중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GSN 홈페이지(http://www.gsn.ac.kr)에 접속하면 누구나 집, 강의실 등 장소에 상관없이 최고 수준의 강의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앞으로는 외국 교육기관 및 경희대의 각 단과대학 강의는 물론 세미나, 포럼 등에서 다자간 영상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각의 강의실과 회의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상호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



경희대 국제교육원 임병노 부원장은 “향후 유엔, 유네스코와 손잡고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핵심 도시들에도 스튜디오를 마련해 다양한 문명 간의 대화가 이뤄지는 지구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현장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해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학부대학은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생활과 학습이 함께 어우러지는 ‘몰입형 기숙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경희대 허동현 학부대학장은 “글로벌 사회의 주역이 될 신입생들이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지고 창의적인 인재로 커나가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지성과 창의성, 감성을 함양해 조화로운 인격과 자질을 갖추도록 다각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캠퍼스 신입생은 누구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외국어 수업을 받으며 1년에 2회씩 모의 토익을 치러야 한다. 정규 수업 후 야간에는 리더십 특강, 학술 세미나, 문화·예술·체육 강좌, 실용영어 및 외국어 강의 등 다양한 교과를 선택 수강하게 된다. 개별적으로 영어 글쓰기 세미나나 영어 글쓰기 클리닉에 참가해 원어민에게서 글쓰기 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고, 신입생들의 멘토로 활동하는 원어민 교수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일대일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24개 섹션으로 나뉜 기숙 캠퍼스 중 4개 섹션의 캠퍼스는 외국어만 사용하는 공간인 인터내셔널 존(International zone)으로 구성, 강좌와 멘토링이 영어로 이뤄지게 했다. 몰입형 기숙 프로그램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들의 문화 충격을 완화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학부모들의 큰 호응과 관심을 얻고 있다.

“우린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유학 간다”

1 이탈리아 유럽연합대학교(EUI) 프리드리히 크라토크빌 교수의 강의를 화상을 통해 듣고 있는 경희대 국제학부 학생들.2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과 어울려 경희대 국제캠퍼스 글로벌관 외국어 전용 카페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3 세계시민청년포럼 2009 기념음악회에 참가한 30여 개국 700여 명의 학생들.

유엔 및 IGO(국제정부간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재학생이 국제기구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경희대가 유엔 산하 10여 개 부서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 뉴욕, 파리, 프랑스 등 세계 거점 도시에 있는 유엔기구에 연 10여 명의 학생을 내보내는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유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이 실제 채용에 연결된 경우도 있다.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에 다니던 김나혜 씨는 유엔 경제사회국에서 6개월 동안 활동한 후 2008년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현재 유엔사무국 평화유지활동 부서의 ‘팀 어시스턴트’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유엔의 업무 스타일을 익힐 수 있었고, 나아가 ‘다양성 존중’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훗날 국제 인권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하는 경희대만의 교육, 실천 프로그램으로 매년 5∼6월 선발된 대상자에게 항공료 및 생활비 지원 등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국제기구 인턴십, 해외교류 교육과정 확대

최근 경희대에는 세계적 석학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미국 국무성 정책기획국을 거쳐 현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로 국제정치 분야의 거장인 존 아이켄베리 교수, 스위스 바젤대 출신으로 세계 물리학계에서 명성이 높은 데이비드 토마넥 교수, 나노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는 로체스터대 김백 교수 등이 그들. 또 통신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일본 오사카시립대 하라 신스케 교수와 도호쿠대 아다치 후미유키 교수, 저명한 고고학자인 미국 워싱턴주립대 콜린 그리에 교수, 유럽 정치학계에서 지명도가 높은 영국 킹스 칼리지 전광호 교수 등 올해에만 36명의 학자가 저명교수(Eminent) 혹은 세계 석학(International Scholar) 자격으로 초빙됐다. 이들은 지난해 국제화를 이끌어갈 우수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교원채용위원회’를 통해 영입됐다.

경희대의 국제 하계대학(서머스쿨) 프로그램은 방학 동안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해외 석학의 강의를 듣고, 여러 나라 대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동시에 영어 공부와 학점 취득까지 이룰 수 있는 기회로 학생들의 호응이 크다.

학생들의 해외 파견도 활발하다. 1학기 또는 1년간 해외 유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교환학생 파견제도’, 방학 중 2개월의 ‘해외 단기연수’, 본교와 세계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복수학위 제도’, 해외 대학에 문화스포츠 팀을 파견해 지원하는 ‘문화스포츠 교류활동’ 등이 있다. 연간 3000여 명의 학생이 해외 유명 대학에서 교육받는 혜택을 얻고 있다. 경희대 학생지원처 관계자는 “학생들의 국제화 감각 및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이러한 제도를 점차 확대하고 다양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강곤 경희대 국제교류처장

“이제 대학 경쟁력은 국제화에 달렸다”


“우린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유학 간다”
국제화를 통한 제2의 도약을 추구하는 경희대 강곤 국제교류처장은 “대학 국제화의 진정한 의미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어울리는 캠퍼스에서 공부하며 세계를 향한 자세와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캠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많은 외국인이 눈에 띈다.
“현재 경희대에는 사립대 중 가장 많은 수의 외국인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국제캠퍼스와 서울캠퍼스 학생 2만6000명 중 약 3000명이 외국인 학생이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 수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오게 만드는 것이다. 외국인 학생 비율을 전체의 10%대로 높이고,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공부하러 오는 대학이 되는 게 목표다.”
외국인 학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희대의 장점이라면.
“전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체 수업의 약 30%가 영어로 진행되고, 앞으로 50%까지 영어 수업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국제학부는 교양과정부터 전공과정까지 100% 영어로 수업이 이뤄진다. 또한 파격적인 조건으로 외국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제공한다. 국제캠퍼스 이공계 대학원에 재학 중인 3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은 대부분 등록금 면제와 연구 프로젝트를 통한 생활비 지원을 받는다. 물론 내국인 학생에게도 같은 조건의 장학금 혜택이 제공된다.”
국내 학생의 해외 파견 프로그램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59개국에 361개 자매학교를 두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매년 500여 명의 학생을 일본·중국·유럽·미주지역 대학으로 파견한다. 방학 중 해외 단기연수와 문화스포츠 교류활동까지 포함하면 1년에 1000여 명의 학생이 해외 우수 대학으로 나간다. 본교와 세계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복수학위 제도를 운영하며, 앞으로 세계 각국 학교를 묶는 공동 커리큘럼을 개발해 여러 나라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듣고 졸업할 수 있는 학위제도를 추진 중이다. 우리 학교의 ‘세븐 플러스 원’ 프로그램은 본교에서 7학기를 듣고 1학기는 반드시 외국 학교에서 이수하도록 모든 학생에게 권장한다. 각 단과대학과 국제교류처가 긴밀히 협조해 확보한 외국 명문대학 관련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주간동아 2009.12.22 716호 (p70~72)

오진영 교육전문 프리라이터 ohn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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