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4

2009.12.08

짝퉁으로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 입력2009-12-03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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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퉁으로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검찰에 압수된 가짜 비아그라.

    언제부턴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가짜’에 대한 뉴스를 듣게 됐다. 가짜 경력, 가짜 한우, 가짜 명품에 가짜 자격증까지…. 사회 전반에 가짜가 난무한다. 그중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못된 가짜가 바로 가짜 의약품이다. 특히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생활 곳곳에 파고들 만큼 밀수량이 점증하고 있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시중에 유통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성분 분석에 나선 것도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가짜 치료제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금속인 납과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에 매우 엄격한 제조절차를 거쳐 만든다. 따라서 시설도 제대로 못 갖춘 곳에서 안전성 검사도 받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만든 가짜 치료제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암암리에 성행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대부분 해외에서 밀수한 것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의약품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생산한다. 이에 반해 밀수 의약품은 ‘의약품’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성분으로 조제한 ‘정체 모를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조금 싸게, 쉽게 치료하겠다고 덤비다간 생명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

    문제는 성에 대한 폐쇄적 문화 때문에 남성이 성 문제로 병원을 찾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발기부전치료제는 말 그대로 발기부전이라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의약품이다. 의사와 상담한 뒤 처방을 받아야만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호기심에서 가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여간 위험한 행위가 아니며, 실제 발기부전을 앓는 경우 정확한 진단 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짝퉁으로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B>박종관</B> <BR> 전북대 비뇨기과 교수·대한남성과학회장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남성이 온라인이나 성인용품점 등에서 판매상의 말만 믿고 가짜 치료제를 진짜로 오인해 복용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품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진단 뒤 처방전을 제시하고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가짜 치료제를 복용한 뒤 사망한 사례까지 발표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가짜 치료제를 복용한 뒤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였고, 이들 중 7명은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4명은 결국 사망했다.



    이처럼 가짜 약, 특히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다른 종류의 가짜 제품과 달리 구입자의 건강에 위해를 끼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따라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찾으려 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자신의 상태부터 진단받자. 그리고 올바르게 복용하자. 이것이 부작용 없이 발기부전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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