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4

2009.12.08

중년 남성들 합창 “오, 쏘팔메토!”

인디언의 전립선비대 치료제 CJ뉴트라, ‘건강기능식품’으로 최초 출시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12-03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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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고기와 술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에 비만해진 직장인 이태균(가명·50) 씨.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근심거리가 생겼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중간에 끊기기도 하더니 급기야 소변을 보고 난 뒤 몇 방울을 흘려 속옷을 적시는 일까지 벌어진 것. 아내와의 잠자리에서도 사정이 어렵고 통증까지 있어 얼굴을 붉혔다. 참다못해 비뇨기과를 찾은 그는 ‘전립선비대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사의 충고에 따라 음주를 줄이고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는 한편, 속는 셈치고 ‘쏘팔메토(saw palmetto)’를 먹어보았다. 자신보다 먼저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한 지인들의 권유로 복용한 것인데 뜻밖에도 꽤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장인어른에게도 선물했다.

    요즘 중년 남성 사이에 ‘쏘팔메토’가 화제다. 이름도 낯선 ‘쏘팔메토’는 소나무 숲이나 해먹(Hammock) 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땅을 넓게 덮고 자라는 부채꼴 모양의 키 작은 야자수. 아시아와 북미 인디언들이 전립선비대 증상을 개선하려고 여러 약용식물을 이용했는데, 이 나무 열매 추출물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중년 남성들 합창  “오, 쏘팔메토!”

    CJ뉴트라의 ‘전립소 쏘팔메토’(오른쪽)와 그 원료가 되는 쏘팔메토.

    키 작은 야자수 … DHT 생성량 감소

    그런데 쏘팔메토가 실제로 소변 속도, 배뇨증상 개선 등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 성분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는 것. 전립선 조직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서 성장하는데, 쏘팔메토가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화를 억제해 DHT 생성량을 감소시키는 것. 쏘팔메토는 노니 주스, 마늘, 녹차, 천연비타민류 등과 함께 미국 생약건강기능식품(herbal supplement) 중 5위권을 형성하며 연간 1200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뉴트라 전립소 쏘팔메토’가 전립선 건강기능식품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으로부터 개별인정을 받아 2007년 7월 출시됐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이란 이미 기능이 입증돼 식약청이 고시 허가한 품목 이외의 새로운 원료로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쏘팔메토는 양성 전립선비대증 132명과 50~85세 남성 70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출시 당시에는 매출이 월평균 5억∼6억원에 그쳤으나 2009년 들어 월 매출 1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암웨이 ‘뉴트리라이트 쏘팔메토 블렌드’, 한국인삼공사 ‘라이프앤진’을 비롯해 보령제약 ‘M16 쏘팔메토’ 등 관련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CJ뉴트라 전립소 쏘팔메토 김성환 브랜드 매니저는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기능식품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남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식품’이다.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현대인의 식단에 부족하기 쉬운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고 영양 불균형 개선으로 건강 유지 및 증진에 도움을 주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탑 비뇨기과 조규선 원장은 “의사와 상담해 질환의 정도를 정확히 안 다음,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각광받는 쏘팔메토는 전립선 질환 예방 및 개선에 효과가 입증됐지만 약은 아니므로 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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